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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시인은 제8회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을 맡았었다.
 신경림 시인은 제8회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을 맡았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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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호 청마 1908~1967)이 일제를 노골적으로 옹호하며 쓴 산문이 발견되어 관심을 끄는 속에(관련기사 참조),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과 8회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을 지낸 신경림 시인이 유치환의 문학 전체를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신경림 시인은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그런 작품(친일 산문)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의미있는 작품을 많이 썼다. 서정주와 다르다. 친일 시는 없다. 전체 문학을 매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신 시인은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청마문학회에서 위촉해서 맡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청마문학관을 운영하는 통영시와 청마문학회는 2000년부터 해마다 '청마문학상'(상금 1000만원)을 시상해 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모두 8명의 수상자를 냈다.

수상자는 김춘수(1회), 김윤성(2회), 조영서(3회), 서우승(4회), 이만하(5회), 함동선(6회), 문덕수(7회) 시인이며 지난 8월에는 김종길 시인(고려대 명예교수)이 8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신경림 시인은 제8회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1992년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신 시인의 말에 대해 현 경남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 겸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인 오인태 시인은 "유치환의 친일성에 대해 서울에 가보면 '친일이 드러난 작품 수가 많지 않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더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신경림 선생까지 청마문학상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할 분위기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시는 사실 상징성이 있고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그동안 유치환의 친일에 대해 강력하게 친일성을 규정하지 못했다"면서 "산문은 그 당시의 행보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다. 지금까지는 시를 통해서만 정황을 파악했지만 이번에 산문을 통해 청마의 친일 행각이나 친일성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림 시인이 심사위원장을 한 것에 대해 오 시인은 "이 점은 조직이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 본인이 결정할 문제니까 왈가왈부한다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제 유치환의 친일성이 분명히 드러났으니까 이 부분에 대해 신경림 선생이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동안 경남작가회의에서도 유치환의 친일성을 지적해 왔고, 이번에 산문을 통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장까지 맡았던 분이 심사위원장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영만 친일청산시민행동 대표는 "신경림 시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문학상 심사위원장을 맡은 것은 유치환의 친일행위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남 통영에서는 유치환의 친일 논란 오래 전부터 제기

사실 경남 통영에서는 유치환의 친일 시비가 오래 전부터 제기되었다. 특히 민족문학작가회의 지부인 경남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회원들은 유치환의 유가족들에게 '명예훼손'으로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유치환 유가족들은 2004년 6월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최정규(통영)씨와 허만기(3·1동지회 통영지회 회장)씨를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경남민족문학작가회의 기관지 <경남작가>에 시 '통영바다 최정규'를 실으면서 '청마문학관은 친일로 얼룩지고'라는 표현을 썼던 이응인 시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그해 9월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은 이들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태그:#유치환, #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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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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