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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외형적으로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것 같지만, 작가의 의지가 적극적으로 작용하여 현실을 해석하고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카메라메커니즘을 이용하여 현실에 대한 작가의 주관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결과물인 것이다. 그래서 명료하게 주제가 표현된 사진작품은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특정한 현실이나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 한 결과물이 외형적으로 반드시 리얼리티가 사라진 결과물이거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 사실적인 재현이 사진적인 깊이를 느끼게 하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되기도 한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은 작가적인 고뇌와 철학적인 사고의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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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룡은 올림푸스 하프사이즈를 사용하여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 하였다. 그리고 후처리 과정에서 두 프레임을 한 화면에 구성하여 프린트 하였다. 시간과 작가의 의식의 흐름이 느껴지기도 하고 프레임과 앵글의 선택이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 전시 작품은 디지털 아트 프린트를 하였는데 복고적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작업량이 상당히 많고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작가는 다양한 대상을 표현대상으로 삼았다. 길거리, 배 안 등 마치 일기와 같이 늘 카메라와 함께 한 작가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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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시 공간이 넓다고 하지만 비슷한 느낌의 사진이 너무 중복되어 있고 전체적인 구성도 산만해 보인다. 사진은 매체의 특성상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촬영한 이미지들 중에서 주제에 적합한 이미지를 잘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도 영화와 같이 선택의 예술이고 편집의 예술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프레임과 앵글의 선택에서 작가의 성격과 감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상당히 과격한 느낌의 카메라워크도 있고 미개발된 원시림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표현하는 방식에서 세련미가 떨어지고 마무리과정이 섬세하지 못 하여 실제 전시작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사진 찍기는 단순히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인문학적인 사고의 산물이다. 그래서 그 최종 결과물은 작가의 감성과 지적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다. 사진 찍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전시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