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 2시즌이 순항 중에 있다. 그런데 역시나 우리의 영애(김현숙) 언니의 인생역정은 아주 드라마틱하면서 여전하다. 그런데 이젠 사무실에서도 어떤 한 인간 덕분에 늘 분노를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의 영애 언니의 화를 일으키는데 일조하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정지순(정지순) 대리. 이름 정지순 직급 영업팀 대리 외모 곰 같고, 미련해 보임 특기 입을 헤 벌리고 웃는다 장기 상사에게 아부하기, 비위 맞추기 등등 라이벌 윤서현 과장 알고 보면 꼬리 아홉 개 단 구미호, 정지순
정지순 대리의 프로필은 이렇다. 직원 총 6명의 디자인 회사 '아름다운 사람들'에 새로 입사한 정지순 대리는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경력도 같은데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대리를 달고 온 그가 영애 언니는 반갑지 않다. 그뿐이 아니다. 회사에 온 첫 날부터 일거리를 따와 사장으로부터 듬뿍 신임을 얻어내고, 동글동글 곰같은 외모이지만 왠지 속내는 구미호같아 더욱 싫다. 그런 영애 언니는 선견지명이 있는 듯싶다. 알고 보니 나이도 영애 언니와 동갑이고, 입을 헤 벌리며 순수한 척 하지만 알고 보면 꼬리 아홉 개 달고 있는 여우. 더욱이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회생활에서 만나면 제일 싫어지는 사람의 유형이 바로 정지순 대리이다. 그래서 영애 언니의 미움을 사고, 사장에게 귀여운 척, 착한 척 아부를 떠는 모습에 윤서현(윤서현) 과장도 가시방석이다. 게다가 일거리는 어찌 그리 잘 따오는지, 무능력한 윤서현 과장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형국. 그리고 툭 하면 썰렁한 사장의 농담에서 웃어주고, '센스쟁이', '재치쟁이'라는 말을 남발하며, 가난하던 시절을 이용해 삼선짜장면도 먹어보는 그이다. 여기에 식탐은 왜 그리 많은지 군만두를 입에 모아두거나, 자장면 밑에 깔아두는 지지리 궁상까지 떤다. 그런 그와 요즘 사사건건 부딪히는 영애 언니이다. 가뜩이나 연애도 제대로 마음처럼 되지 않아 곤혹스러운데, 능구렁이 한 마리가 들어와 심기를 건드리니, 어쩌하리오. 그런데 우리의 정지순 대리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분노를 유발하며, 의뭉스러운 행동들을 펼친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더욱 얄미운 남자 이런 정지순 대리를 보면 역시 <막돼먹은 영애씨>가 추구하는 리얼리티를 잘 살려낸 캐릭터라고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막돼먹은 영애씨>가 케이블 채널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2시즌을 제작하며 인기를 끌었던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현실적인 캐릭터' 덕분이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하나같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캐릭터들이다. 그중 첫 번째로 손꼽히는 인물이 역시 영애 언니이다. 뚱뚱한 외모 때문에 연애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했고, 외모지상주의 덕분에 회사에서도 '덩어리'라고 놀림을 당하고, 사회 속 진상들을 응징하며 우리의 속을 시원스럽게 만들어준 그녀. 그리고 영애 언니를 위시로 다른 캐릭터도 저마다 현실성이 듬뿍 담겨져 있다. 잘 생긴 외모를 가진 원준(김원준)조차도 우유부단한 성격의 소유자로 만들어 버려 백마 탄 왕자의 캐릭터에서 벗어난 것처럼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이다. 그래서 사랑스럽고, 그들로부터 우리는 일정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새롭게 등장한 정지순 대리. 이 얄미운 남자도 정말 '공감 백배'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한 번쯤 사회생활 하면서 직장에서 보던 인물 유형이다. 아니, 왜 이상하게 이런 얄미운 인간이 어딜 가나 하나쯤 있는지 알 수 없다며 괴로워 할 정도로 상사에게 아부하고, 갖은 궁상을 다 떨며, 회사 분위기를 흐리는 인간 유형이 꼭 있는데, 정지순 대리가 그러한 유형과 딱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에서 영애 언니와 벌이는 신경전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공감할 수 있으며, 다 함께 분노를 터트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에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 정지순이 딱 맞는 외모에 딱 맞는 연기를 보여줘 더욱 시청자들이 그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듯싶다. 영애 언니 사랑에 도우미, 정지순 대리
이처럼 현재 영애 언니와 신경전을 펼치고 있지만 우리의 영애 언니가 그에게 완전한 한 방을 때리지 못해 아직은 아쉽기만 하다. 얄미운 정지순 대리에게 영애 언니는 인터넷에 여자로 정지순 대리를 소개해 폰팅 전화를 오게 하고, 사은품 화장품 마사지 쿠폰 행사에 정지순 대리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수준에 머물러, 아직은 제대로 된 한 방을 먹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제껏 드라마 속 남자들이 전부 '진상'이었다면 그들을 처단하고 응징해 주던 영애 언니였다. 그래서 완전 소중한 캐릭터로 거듭 변신한 영애 언니이기 때문에 조만간 2시즌 최고의 진상을 어떻게 응징해 줄지 기대에 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향후 지속적으로 신경전이 펼쳐지면서 본의 아니게 부쩍 둘이 부딪히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후배 원준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시청자들에게는 기대감이 날로 높아지고만 있다. 물론 영애 언니와 정지순 대리가 핑크빛 모드에 들어가지는 않을 테지만 사사건건 부딪히다 보면 미운 정도 정이라는 말처럼 분위기가 묘해질 테니 말이다. 그래서 정지순 대리는 참으로 얄밉고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남자이기는 하나, 영애 언니의 사랑에 도우미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분간 그의 의뭉스러운 행동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별 다른 도리가 없을 듯싶다. 그래도 우리의 영애 언니가 2시즌이 끝나기 전에 강펀치를 한 대 날려주는 그날까지 <막돼먹은 영애씨>의 고군분투를 지켜봐주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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