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강당 뒷쪽 왼편 좌석에 앉아 있던 아이가 일어서더니 중앙계단 쪽으로 뛰어 나간다. 이쁜 분홍색 옷을 입고 오른손에는 야광봉을 든 초등학교 1~2학년 정도의 귀여운 꼬마 아가씨다. 연두색의 핸드폰을 꺼내 폴더를 열고는 이리저리 뭔가를 조작한다. 두 눈을 반짝이며 열심히 손으로 키를 누르더니 잠시 움직임을 멈춘다. 그리고는 흡족한듯 제자리로 뛰어 들어간다. 자리에 앉아 자신이 찍은 사진을 살펴 보더니 고개를 이리저리 갸우뚱거린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하다. 다시 일어서 나오더니 폰카로 연단을 향해 촬영을 계속한다. 
 
강당 연단에는 문국현 대통령후보가 10월 23일 창조한국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를 맞아 축사를 하고 있다. 어른들이 문국현 후보 뒤를 따라다니며 이름을 환호하고, 박수를 치고, 손을 높이 든 채 야광봉을 흔들며 좋아하는 모습들이 순수하고 해맑은 어린 아가씨에게는 재미있고 신기하게 보여지는 모양이다. 혹시 마음속에 이렇게 속삭이고 있는 것일까.
 
'저 아저씨 무지 인기 많은 사람인가 보다. 얼른 사진이라도 찍어둬야지.'
 
 
 
창당대회를 마치고 문국현 후보가 대회장을 빠져 나가는 사람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어떤 중년신사는 문후보에게 명함 교환을 원하고, 어떤 젊은이는 같이 온 친구들과 함께 사진 찍기를 권한다. 아줌마는 자신이 사서 읽고 있는 '사람이 희망이다' 책에 사인 해 줄 것을 부탁한다. 어떤 참석자는 자신이 입고 온 티셔츠의 등에 매직으로 멋진 문구 한 줄 적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문후보는 중년신사에게 자신의 명함을 건네주고, 아주머니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서 책에 사인을 해주고, 웃음을 잃지 않고 젊은이들과 어깨동무 포즈로 사진을 함께 찍고, 등에다 ‘희망 문국현’이라 적어준다.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에 모두 친절히 응답해준다. 주위에 서 있던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디카나 폰카에 담기 바쁘다. 폰카로 연단을 향해 사진을 찍던 꼬마 아가씨가 어른들의 이런 모습들을 보면 요렇게 말할 것 같다.
 
‘어라, 어른들이 나보다 더하네’라고.
 
 
 
대전.충청지역 기자간담회장. 저녁 6시 50분경, 기자간담회장은 30여명의 기자들로 가득 찼다. 문 후보는 예정된 7시보다 10여분 늦게 도착했고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했음에 미안함을 표했다. KBS, 연합신문, 한국일보 등 기자들의 질문이 시작됐다. 단일화에 대한 입장과 시기, 자이툰부대 파병연장에 대한 생각,  예측되는 지지율과 앞으로의 진로, 유류세 30% 인하 발언에 대한 배경, 노무현 대통령과의 교감설, 교육정책 등에 관해 문 후보는 자신의 생각들을 찬찬히 밝혔다.
 
간담회를 마치면서 문후보는 자신보다 지지율이 낮은 대통령후보들도 TV토론 등에 초청 받아 나가는데 지지율 10%에 이르고 있는 자신은 아직까지 언론의 조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기자들에게 공정한 보도를 부탁했다.  
 
 
 
 
 
문 후보는 축사에서 “대한민국 과학의 메카 대전충남은 저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곳이며 제가 젊음을 15년간 바친 장소”라며 서두를 열었다. “90년에 땅을 사서 92년에 사람을 4조로 뽑아서 93년에 유한킴벌리 대전공장을 가동했는데 지금은 연간 매출액이 5천억 정도 되는 세계 최고의 기업이고, 대전 충남 충북 아니 우리 대한민국이 다 자랑하셔도 되는 그런 사업장이 되었습니다. 안전면, 생산성, 국제경쟁력, 근로자 만족도 등 모든 면에서 세계최고”라며 대전충남지역에서 자신이 이룩한 경영성과를 언급했다.

또 “대전을 대한민국을 새롭게 하는 과학기술, 교육과 R&D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가 과학 기술국이 되려면 먼저 과학기술자들의 근무환경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켜야 하는데 80%가 넘는 이 분야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정책도 제시했다.
 
그리고 “12월 19일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고 부정부패가 없는 그런 따뜻하고 깨끗한 대한민국을 재창조하는 시민 승리의 날로 만들자!”는 말로 축사를 마무리했다.

 
 
창조한국당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 축하공연으로 '기천문예무' 지성철 단장의 검무와 전통타악그룹 '굿'의 북합주 연주가 이어졌다.
 
'민족의 정기로 새한국창조를'이라는 주제로 전쟁터에 나가기 전의 비장함을 검무로 표현한 지성철 단장은 오늘 같은 역사적인 순간을 놓칠 수 없다며 축하공연을 자청했다고 한다.  
 
 
 
창당준비위원회 전양위원장이 임시의장을 맡아 진행된 이번 창당식에서 시당운영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분과위원장들이 선출되었다.
 
시당위원장에 신명식, 문현웅씨가 공동으로 선출되었고, 재정위원장에 박천환, 교육위원장에 복창규, 청년위원장에 정용근, 여성위원장에 염승희, 윤리위원장에 박용준씨가 각각 임명되었다. 
 
이외의 부위원장과 분과위원장, 특별위원장, 각구당원협의회운영위원장, 대의원 등은 이후 운영위원회에서 더 많은 논의를 통해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태그:#문국현, #대전광역시당, #창당대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