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충청남도 보령시 웅천읍 웅천 119 안전센터 직원들과 웅천읍 부녀의용 소방대원 등 25명이 출동했다. 출동한 그들의 근처엔 사이렌 소리도, 소방차도 그리고 긴 호스로 보이지 않았고 단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삽과 호미가 전부였다. 매년 가을이면 그들이 출동하는 곳은 바로 사회복지법인 이야기마을 고구마밭이다. 30여 명의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마을 고구마밭에서 그들은 사랑을 캐면서 봉사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다. "밤새 근무하고 오늘 아침 교대하자마자 이곳에 달려왔습니다. 지치고 힘들지만 기쁨으로 참여한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또 감사할 뿐입니다."
신현웅 웅천 119 센터장이 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기자에게 던진 말 속에 항상 어려움 가운데 근무하는 소방대원들의 보이지 않는 저력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지난봄 500여 평의 고추밭에 고추를 심을 때도, 여름 장마가 계속 될 때도 그들의 모습은 어김없이 보였다.
"작은 정성이지만 기쁘게 받아주세요" 하면서 내미는 웅천 부녀봉사대(대장 이정순)에서 준비한 과일과 음료수, 그리고 겨울 내의 15벌을 전달받은 양회대 이야기마을 원장은 "매년 봄, 가을에 시설을 찾아주셔서 궂은일 힘든 일을 가리지 않고 봉사활동 해주십니다. 우리에게는 잊을 수 없는 고마운 분들입니다"라고 말한다.
봉사활동에 참석한 박복자 대원은 "저희들의 작은 힘이 외롭게 살아가는 이야기마을 가족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땅속에서 고구마를 캐는 게 아니라 사랑을 캐고 그리고 기쁨을 캐서 모든 장애우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어요"라고 하면서 굵직한 두 개의 고구마를 번쩍 들고 힘차게 파이팅을 외친다. 봉사활동 하는 내내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는 파란 가을 하늘과 멋진 하모니를 이루었으며 허리를 펴며 이마의 땀을 닦는 웅천 119안전센터 직원들과 웅천 부녀소방대원들의 모습 속에서 장애우들을 향한 그들의 사랑과 정성의 힘이 물씬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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