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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일보는 9월 13일자에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이 여러장 발견됐다며 이를 입수에 3면에 게재했다.
문화일보는 9월 13일자에 신정아씨의 누드사진이 여러장 발견됐다며 이를 입수에 3면에 게재했다. ⓒ 문화일보 촬영

 

이용식 <문화일보> 편집국장이 23일 편집국으로 복귀했다. 지난 18일 사의를 표명한 지 5일만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여성계는 "<문화일보>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편집국장은 2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어제부터 출근하고 있다"며 "지난 주 제출한 사표에 대해 회사가 공식적으로 반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편집국장은 지난 18일 신정아씨 알몸사진을 게재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같은 날 <문화>는 1면에 문제의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편집국장은 사의를 반려하게 된 배경에 대해 "지금은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그의 이같은 결정은 사측뿐만 아니라 편집국 내의 설득 때문이었다. 편집국의 한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이 국장을 방문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복귀하도록 설득했다"며 "하지만 기자들이 조직적으로 사의를 만류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부 편집국 관계자들이 문제가 된 사진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 등이 제기된 것도 아니고, 사과문까지 게재한 상황에서 편집국장이 물러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언론사의 인사 담당자 또한 "이 편집국장이 5일 동안 휴가를 다녀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어떤 자정 노력도 하지 않은 셈"
 
이 편집국장의 복귀에 대해 여성 및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은 "유감스럽다"면서 "<문화>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소장은 "보도 내용과 무관한 신씨의 알몸사진을 게재한 데 대해 <문화>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했는데, 제대로 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 부소장은 "지난 18일 게재한 사과문은 진정한 반성의 뜻이라기보다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식의 사건 무마용에 불과했다"면서 "<문화>가 진정으로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려면 이 편집국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문화>의 경영진과 편집국이 이 편집국장의 사의를 만류했다는 것은 언론사 구성원들이 총체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한 어떤 자정 노력도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책임있는 언론사의 태도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문화>가 사과문을 게재한 당일 여성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의 잘못을 짚어내기보다는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내용으로 사과문을 채웠다"면서 사과문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노영란 미디어수용자주권연대 운영위원장은 "<문화>는 보도 내용과 무관한 한 여성의 알몸사진을 공개한 데 대해 사과문 게재로 그칠 것이 아니라 관련된 책임자를 처벌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운영위원장은 "편집국장이 자진해서 사의를 표명했음에도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사측이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문화>는 책임자 징계와 내부 자정 노력 등 외부의 요청을 전혀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이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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