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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민중대회 선거법 위반 논란

선관위 "사전 선거 운동"-권영길측 강력 반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월 11일 100만 민중대회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발언하는 것을 두고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 24일 권 후보 쪽에 "100만 민중대회 등 대규모 군중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과 관련, 순수한 목적을 벗어나 선거운동에 이르거나 축사를 하는 것은 선거법에 위반 될 수 있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권영길 후보 쪽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박용진 권 후보 쪽 대변인은 25일 "권영길 후보의 100만 민중대회는 정당집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권 후보가 연설하려는 내용은 인터뷰 등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알려진 내용"이라며 "미디어에서 하는 것은 괜찮고 집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선관위에 다시 한번 법적 검토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11월 11일 100만 민중대회, 그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이는 민주노총에겐 '노동자의 대 반격'의 신호탄이다. 또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겐 '이명박에 맞서는 비장의 무기'다. 이뿐 아니다. 민주노총의 노동운동과 민주노동당의 선거운동이 맞닿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동안 그 공간에는 '구름 많음'이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배타적 지지'의 주체와 대상으로서 서로에게 소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권영길 민노당 대선 후보가 100만 민중대회에서 발언하는 게 사전선거운동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에 비가 흩뿌리던 25일 그 공간에는 햇살이 비쳤다. 이날 민주노총은 권 후보 선거대책본부로의 전환을 선언했고, 권영길 후보는 "민노당은 민주노총당"이라고 당당히 외쳤다.

 

권 후보와 이 위원장은 "11월 11일 100만 민중대회를 성사시키자"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날 오후 4시부터 충북 괴산의 한 수련원에서 열린 '2007년 전국 단위사업장 대표자 수련대회'에서다.

 

비가 세차게 내리던 이날 대회장 안에는 700여명의 민주노총 소속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뿜어내는 격정적인 연설과 노동가요로 가득 찼다.

 

권영길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당"

 

 

"11월 11일 용산에서 청와대 앞까지 우리들의 물결로 덮어버립시다!"

 

연단에 선 권 후보의 연설은 우렁찼고, 박수와 환호가 뒤따랐다. 이날 밤 11시 반, 대회장 안은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뜨거운 열기였다. "권영길, 대통령, 권영길, 대통령!"이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권 후보는 "이명박 후보에 맞서는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100만 민중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확신했다. 권 후보 뒤에서는 민주노총 산하 각 산별노조 위원장과 지역본부 본부장이 '대통령선거대책본부'라고 쓰인 깃발을 흔들며 분위기를 북돋았다.

 

권 후보는 "믿는 게 있다"며 "그것은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라고 힘껏 소리 질렀다. 이어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자"며 "수구꼴통, 수구보수언론으로부터 무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 소리가 이어졌고 권 후보의 말이 계속됐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생각한다면 당당하게 민주노총의 대통령 후보라고 외쳐야 한다. 민주노총이 돌팔매질을 만들 때 함께 받겠다. 민주노총당이라는 이미지를 씻어야 한다고 하지만 민주노총이야 말로 이 나라로 세우고 있지 않느냐."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뜨거운 박수로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권 후보는 "100만 민중대회는 노동자, 농민, 민중의 세상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80된 할아버지, 할머니도 그날 서울로 가서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외쳤다.

 

이날 민주노총은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체제로 전환됐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민주노총 초대 위원장이자 민주노동당 초대 대통령 후보, 기필코 청와대 장악하고야 말 권영길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100만 민중대회를 세상을 바꾸는 계기로"

 

 

100만 민중대회는 민주노총이 반드시 이뤄야 할 목표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 4시 이석행 위원장은 "11월 11일 100만 민중대회와 노동자대회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FTA, 국가보안법 폐지는 우리 힘만 가지고는 안 된다"며 "우리 민중을 하나로 묶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는 민주노총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막강한 조직인데, 자기한테만 필요한 것을 가지고 싸웠다"며 "힘이 모아져야 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기름 값 인상이 화물연대만의 문제이고, 사립학교는 전교조만의 문제인가"라며 "이는 전체 민중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의원 대회 의결 정족수가 안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게 민주노총 상황"이라고 밝혔다 .

 

전국 단위사업장 대표자들은 말이 없었다. 이 위원장의 말은 거침이 없었다. "이랜드 투쟁 기금도 34%밖에 모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게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 모양 이 꼴로 계속 해선 안 된다"며 "제대로 만들어서 가야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이 이 사회의 단결된 힘을 갖고 그 힘을 통해서 정권과 힘겨루기 할 수 있느냐가 정세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총파업해도 박성수 회장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온다"며 "힘이 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11월 11일 노동자대회, 민중대회를) 이제 다시 한번 심기일전 할 수 있는 계기, 민중들과 확실히 세상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11월 11일은 '맑음'일까, '흐림'일까?

 

뜨거운 박수소리 사이로 대회장 안에 내걸린 '진보 진영 총단결로, 노동자 계급투표로, 100만 민중대회 성사로 대선투쟁 성공하자'는 펼침막이 눈에 들어왔다. 민주노총의 이번 대선 전략은 '행복8010'이다.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 80만명이 10명씩 조직해 800만표을 책임져서 대선에서 승리하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 정치위원장은 대선방침의 원칙을 발표하며 "대중투쟁과 선거투쟁의 결합인 민중총궐기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11월 11일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에게 있어서 어떤 날일까? '맑음'일까, '흐림'일까?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00만 민중대회#민주노총#민주노동당 대선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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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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