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진전에 따른 북미관계 변화가 양국 간 잇따른 민간 교류로 현실화되고 있다. 사상 최초 북측 태권도 대표단의 미국 순회공연이 이달 초에 성황리에 진행된 데 이어 북측 권투선수단 7명은 23일부터 11월 3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권투선수권대회 겸 북경올림픽대회 참가권을 위한 경기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민족통신이 전했다. 북측 권투 대표단은 리경일 단장과 변성오 코치를 비롯해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김성국과 한상룡, 전국철 등 3명의 선수와 의사, 통역관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20일 시카고 오헤어공항에 도착, 재미동포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북측 체육선수가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지난 2000년 여자축구팀이 마지막이었다. 그동안의 북미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앞서 북측 태권도 대표단 19명은 지난 6일부터 열흘 동안 미국 5개 도시를 순회하며 시범경기를 펼쳐 동포들과 미국 시민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바 있다.
북미 간 교류는 체육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로 확대된다.
민족통신은 26일 “북측 의학계 인사들 7명(여성 2명, 남성 5명)이 최근 미 국무성으로부터 입국사증을 받고 오는 27일 미국을 방문하여 5일 동안 체류한다”며 “휴스턴 소재 라이스 종합대학교 의과대학과 상호친선 교류 포럼을 열고, 휴스턴 MD 엔더스 메디칼센터와 심장연구센터 등을 시찰하며 의학정보교환 및 친선교류의 시간을 갖는다”고 보도했다.
이번에 방문하는 인사들은 김경애 조선의학협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주채용 조선적십자종합병원 부원장, 양건철 조선적십자종합병원 소화기전문병원 원장 등 북측 의학계 주요 인물들이다.
이번 북측 보건인들의 미국 방문을 주선한 재미동포 구기번씨(재미동포중남부지역연합회 부회장)는 “북녘의 보건부문 방미대표단은 좀 더 본격적인 의료 교환교육을 진행하기 위하여 휴스턴을 방문하게 된다”며 “이 프로그램은 의학 교류 차원을 넘어 북미 간의 민간 교육, 경제 교류의 중요한 시발점으로 자리매김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민족통신은 덧붙였다.
북미 간 교류는 앞으로 문화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뉴욕 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방북 공연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북측 국립교향악단의 미국 공연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북 국립교향악단의 영국 공연을 추진하고 있는 유명 성악가 수잔나 클라크는 내년 9월 첫 영국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미국에서도 공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25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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