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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7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임시무대에서는 장대같이 키가 큰 새까만 사내 다섯 명이 서 있었고 수천 명 관객이 신기한 듯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프리카의 인간기린 마사이족이다. 이 날의 행사는 마사이와 함께하는 ‘한·아프리카 어린이 돕기 국민 걷기 축제’로 (재)부산사회체육센터, 아프리카 문화원, 피스랜드가 주관하고 주식회사 린코리아가 협찬하는 행사였다.


걷기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요즘 마사이족은 낯설지가 않다. 건강을 위해서 마사이족의 걷기를 흉내 내어 걷거나 마사이 워킹을 위한 신발이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직접 마사이족을 눈으로 보기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날 해설을 위하여 무대에 선 아프리카 문화원 관계자도 아프리카에 오랫동안 살고 있으면서도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마사이족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고 했다.


마사이족은 동부 아프리카와의 남부 케냐와 북부 탄자니아 접경인 킬리만자로 주변 16만㎢의 보호령에 약 50여 만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문명과는 거리가 먼 원시림 속에서 살고 있는 그들이 처음 보는 문명권에서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그들은 수십층 고층 빌딩의 숲이 아니라 지하에 사람이 살고 그 지하로 기차가 가는 것은 아주 신기해한다고 했다. 또 물을 가두어 수영장을 만들어 놓은 것이 신기하게 보인다고 하는 그들은 넓고 푸른 해운대 바다를 바라보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마사이족은 동물의 왕 사자를 창과 방패로만 사냥을 하는 용감한 종족이다. 가축을 최고의 재산으로 아는 그들은 가축을 해치는 사자를 창과 방패로 막아내고 잡기도 한다. 총으로 사자를 잡지 않고 덫으로 사자를 잡기 않는다고 한다. 병든 사자나 암 사자를 잡지 않는 그들은 생명을 창조하는 암컷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여자를 대단히 사랑하는 마사이 남자들은 한 사람이 서너명의 여자를 거느리고 있어 일부다처제 같지만 그 내용을 보면 다부다처제라는 것이 옳을 듯  싶다.


마사이 남자가 다른 마을을 방문하면 그 집 안주인과 사랑을 나누게 된다고 한다. 그 집 남자가 그것을 알게 되면 그 집을 피해서 다른 집으로 간다고 한다. 처용은 자기 아내를 범하는 역신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지만 마사이 남자들의 깊은 마음을 따르지는 못할 것 같다.


육식을 주로 하는 유목민들인 마사이족 이지만 180㎝가 넘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 성인병도 없다. 건겅하기만 하다. 그들의 삶을 연구한 사람들은 그들의 건강 비결이 그들의 독특한 걸음걸이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른바 마사이워킹이다.

 

도시 사람들은 걸음을 걸을 적에 발뒤꿈치와 앞꿈치만을 이용한다. 이렇게 걷다보면 보행자세가 뒤틀려 관절이나 허리뼈에 나쁜 영향을 준다. 반면에 마사이 워킹은 발바닥 전체가 땅바닥에 닿는다.


마사이 워킹이란?


① 뒤꿈치 바깥쪽을 땅에 살짝 내려 놓은다. 체중은 아직 뒤에 있는 다리에 많이 실려있다.
② 뒤꿈치의 바깥쪽에서 발의 가장자리로 체중을 옮겨간다. 체중의 대부분을 앞쪽 다리에 싣는다. 뒷다리는 무릎을 쭉 편다.
③ 체중이 완전히 앞쪽으로 쏠리고 뒷다리는 공중에 떠 있다. 이 때 앞쪽 발 바깥쪽 가장자리에 체중을 실어 지긋이 바닥을 누른다.
④ 앞쪽의 마무리는 엄지발가락 부분이다. 엄지로 바닥을 적당한 강도로 민다. 뒤에 있는 다리는 앞으로 이동을 하여 다시 보행의 시작인 발 뒤꿈치 바깥쪽으로 바닥에 살짝 내려놓는다.


이른바 문명권 사람들이 말하는 스포츠를 조금도 모르고 사는 마사이족이지만 문명권 이상으로 육식을 즐기는 그들이 큰 키에 성인병을 모르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그들의 걸음걸이에 있다는 것이다.


이제 마사이 워킹은 비만을 비롯한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는 문명권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부산광역시 교육청 설동근 교육감은 국민 걷기 운동의 전령사를 자처하고 있다.


이 날 걷기 행사는 부산광역시 교육청의 큰 관심과 후원으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여하였다. 어린 유치원 꼬마에서 어른이 다 된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어울려 마이이족을 따라 해운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은빛 모래 반짝이는 백사장을 딸 걸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www.dharmanet.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7년 10월 27일(토) 오후 부산 해운대 노보텔 앰버서더 부산 앞에서 열린 한아프리카 어린이돕기 국민걷기축제는 마아이와 함께 3.4킬로미터 걷기, 축하콘서트, 경품 이벤트 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태그:#걷기, #마사이, #부산광역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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