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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 연합뉴스 김동진

대선을 두 달여 앞둔 현재 판도는 막판 '이회창의 출마 눈치보기'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었다. 이명박, 정동영, 권영길, 문국현등 쟁쟁한 후보들 역시 이회창의 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합을 하느냐 마느냐', '옳다 그르다'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이다.

 

대선 주자들의 '눈치보기'와 '내편 만들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막판 정몽주 대선주자와 힘을 합하며 이번 대선의 이명박-박근혜 후보경쟁보다 훨씬 더 숨막히는 경합을 벌인적이 있고, 이번에 3번째 출마하는 이인제 후보 역시 과거 몇번이나 '줄을 잘못섰다가' 결국 대권을 쥐지 못한 김종필 전 총리를 생각나게 한다.

 

정치인이라서 그러는 건지, 그런 사람들이 정치인을 하는 것인지 소신보다는 당파와 형국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이들의 모습은 일정선에서는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꼭 필요한 것이라 어느정도 선까지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형국이 자신에 불리하더라도 소신대로 할말은 하던 사람은 찾을 수가 없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정치계의 현실이다.

 

그래서 그럴까? 취임직후 검찰과의 만남에서 '한번 해보자는 겁니까?'하고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어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노무현 대통령, 여야는 물론 언론과 국민마저도 등돌림에도 FTA등 본인의 소신대로 국정을 운영해왔던 노무현 대통령, 보좌관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북한에서 아리랑 공연을 보고 기립박수치던 노무현 대통령. 혹자는 이것이 '독재자'의 기질을 다분히 내포한다 비난할지 모르지만 잘잘못을 떠나 그가 펼쳤던 '소신정치'가 벌써부터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잘 구슬려 '내편 만들기'로 세력만 불린후 소신과 올바름은 실종되고 인맥과 명분, 실리만 남은 수십년째 반복되어 온 우리나라의 정치판에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모두가 등돌린 '이단아'로 기록될 것만은 분명하다.

 

비뚤어진 정치관을 가진 정치인들 틈에서 대통령자리까지 올라, 끝까지 소신을 굽히지 않고 그의 표현대로 '할 건 해낸' 그에게 죄가 있다면 '내편'보다는 '올바름'을 중시한 그의 옹고집이 아닌가 싶다.

 

김대중 대통령은 '소신정치' 때문에 임기 초반에 언론의 호된 공격을 받아야했다. 여론을 무시하지 말라는 얘기였다. 하지말 결국 국민은 그의 손을 들어주었고 반대하는 사람도 많겠지만 현재까지도 '가장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으로 여겨지고 있다.

 

임기막판 역시나 여론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신껏 평양을 방문한 이후 지지율까지 높여 아름답게(?) 퇴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노무현 대통령, 소신정치의 일례를 보여준 그의 마지막 행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노무현#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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