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성인병 박람회 행사 일환으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건강강좌 '백내장 진단·치료'를 통해 건양의료원 김안과병원 이호경 박사(기획조정실장)는 "백내장 수술 시기가 병원마다 다른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이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경우가 참 많다"면서 "일상에 지장이 초래될 정도면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이는 수술 테크닉과 장비가 발전함에 따라 바뀐 변화"라며 "예전에는 기술력 문제로 수술 자체에 따르는 위험성이 지금보다 높아 일정 시력 이하로 떨어질 때만 수술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박사는 "눈을 열고 들어가 인공수정체를 집어넣어 인위적으로 초점을 맞춘다는 수술의 본질적인 측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며 "또한 기술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공수정체는 신축성이 없어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을 볼 때, 또는 반대 경우에 초점이 잘 맞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사진기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투명하고 맑아야 하는데, 노화·선천적 요인·외상·질환·약물 등의 이유로 뿌옇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따라서 탄력성이 있어 먼 곳과 가까운 곳의 초점 이동이 자유로운 자연 상태 수정체에 반해, 인공수정체는 아직 이같은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나이가 들면 수정체도 노화로 인해 탄력성을 잃게 된다. 돋보기를 쓰게 되는 이유다.
또 이 교수는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백내장 원인 대부분은 노화"라며 "특수하게 투명한 세포로 구성된 수정체 노화현상은 다른 신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출생 직후부터 시작되며, 40∼50대 정도면 엄밀히 말해 누구나 백내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혼탁 정도가 심해져 침침하게 느껴지는 시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을 때를 임상적으로 백내장으로 진단한다"는 것이다.
강좌 후 '백내장 수술 시기가 안과마다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환자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이 박사는 "외과적 수술 성공률이 98%에 이르고 부작용이 나타날 확률도 크게 줄어들면서 굳이 (백내장을) 두고 보면서 생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때 수술하는 의사도 있고, 이와 반대로 덜 보이고 불편하더라도 수술 과정에서 실명할 수 있는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또 이 박사는 "의사 성향에 따라 나타나는 차이"라고 덧붙이고, '적극적인 또는 소극적인 의사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란 질문에는 "나는 소극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지난 25일 개막한 대한민국 성인병 박람회는 4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28일 폐막했다. 이 기간 동안 박람회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들은 무료 검진을 통해 자신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으며, 당뇨병, 심장병 등 주요 성인 질환별로 제공하는 '맞춤 건강 정보'에 대한 호평이 주류를 이뤘다.
보건복지부가 후원하고 <오마이뉴스>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성인병 박람회가 28일 막을 내렸다.
박람회 출품 관계자들은 질환별 테마관과 학회 참여로 기존 박람회와 차별성을 높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관람객 '숫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성인병 박람회'란 이름이 관람객 참여 연령대를 오히려 제한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장 모형 전시,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등으로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던 대항병원의 송재순 기획실장은 "전반적으로 홍보가 부족했다"면서 "관람객들 주요 연령대가 중년층 이상이어서 '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관람객 연령대를 제한하는 '성인병'이란 타이틀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장현 이춘택병원 기획실 부실장도 "부부가 아이들 손잡고 와서 구경할 수 있는 박람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대형병원과 전문병원이 각 질환별로 함께 어우러지는, 질환별 테마를 좀더 강화하는 방향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수진 나누리병원 홍보실장 역시 "무료 박람회인데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다소 적은 것 같다"면서 "사실 성인병에 대부분 질병이 속하는데도 '성인병'하면 나이가 많은 사람들 질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박람회 이름을 다른 쪽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이 실장은 관람객을 위한 휴식 공간 부족도 문제로 지적했다.
학회 박람회 참여를 높이 평가한 박준봉 대한치주과학회 회장(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치대병원장)은 "각 연령대에서 꼭 체크해야 하는 질병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기획이 필요한 것 같다"면서 "의사들이 많이 나오면 나올수록 박람회 격이 높아지는 만큼, 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또 박 회장은 "새로운 건강 박람회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에 좀더 많은 학회가 참여한다면 더욱 성공적인 박람회가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