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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감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이재오 최고위원과 안상수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감 참여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의원총회에서 이재오 최고위원과 안상수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한상균

 

[기사대체 : 오전 10시 35분]

 

'국정감사 보이콧'을 검토했던 한나라당이 국감을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던 29일 오전 의원총회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의 BBK 공세와 당내 계파 분열, 과기정위 향응 파문에 대한 우려들이 터져 나왔다.

 

나경원 당 대변인은 이날 국감이 끝난 뒤 "국감에는 정상적으로 참여하지만 이명박 후보에 대한 신당의 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고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공세를 펴겠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의 결정으로 인해 29일 예정된 12개 상임위의 국감은 예정대로 열리지만 법사위(서울지검)와 건교위(서울특별시) 등 곳곳에서 양당 대선후보를 겨냥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국감 보이콧으로 인한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국감에 불참한다고 해도 원내 교섭단체끼리 합의한 국감이 중단되는 것도 아니고 자칫 신당에게 이 후보를 일방적으로 공격할 장을 마련해주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불만 가득한 한나라당 "하이에나처럼 이명박 물어뜯는 게 국감이냐"

 

그러나 신당의 공세에 대해서는 아직 불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신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이명박 후보를 단순하고 집요하게 공격하라 ▲메시지는 6~8자로 압축하라는 등의 지침을 내렸다"며 "상임위마다 뱅뱅 돌아가면서 한마디씩 다 하는데 거짓말도 반복하면 진실로 믿게 된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2002년 이회창 후보의 병풍 파동을 언급하며 "언론이 자꾸 보도해주니 마치 연속극처럼 상영돼서 국민들 머리에는 아무 죄 없는 이회창씨가 죄 있는 것처럼 인식됐다, 이게 김대업식 정치공작"이라고 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저 쪽은 2002년의 추억을 되씹으며 그대로 하고 있다, 하이에나 식으로 이명박 물어뜯기 해서 상처 내는 게 무슨 국감이냐?"고 항변했다.

 

이방호 사무총장도 "저 쪽은 국정감사에서 모든 의원들이 우리 후보를 돌림빵(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한 사람을 때리는 것)으로 공격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은 의원 한두 명이 얘기하고 마는 식"이라며 "주위에서는 '한나라당이 답답하다'고 문제제기를 한다"고 맞장구쳤다.

 

'가족행복'을 얘기하는 정 후보가 2004년 '노인 폄하' 발언을 했고 2005년에는 학창 시절 숙박비 문제로 숙부와 송사를 겪기도 했는데, 이런 문제들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왜 한마디도 안 하냐는 게 이 총장의 지적이었다.

 

"보건복지위원회의 경우 우리가 한 마디를 하면 대통합신당 의원들은 벌떼처럼 달려드는데, 우리는 여럿이 같이 싸워주질 않으니 기가 죽는 것이다. 도대체 한나라당 의원들이 전투적으로 싸우질 않는다는 것이다. 문광위도 마찬가지다. 후보 확정 후 지금까지 죽 모니터를 해보면 저쪽이 방송시간이 훨씬 긴데 왜 이런 것을 따지지 못하나?"


안상수 "대선 끝날 때까지 술자리-골프 하지말자"


한편으로는 '과기정위 향응' 파문에서 보듯 의원들의 안일한 정신 상태를 다잡아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안 원내대표는 "국민의 눈높이는 점점 올라가고 있는데 과거 관행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모든 의원들은 반드시 점심이고 저녁이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달라. 대선이 끝날 때까지 술자리는 일체 피하고 골프도 치지말자"고 제안했다.

 

강재섭 대표도 "내가 처음 국회의원 됐을 때는 의원들이 해외 출장가면 지인들과 산하기관장이 몇 푼식 달러를 (여비로) 보태주는 게 관행이고 미담이었지만 지금 그것을 관행이라고 받아들이면 아마 교도소에 갈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시대가 바뀌면 그 시대의 윤리와 잣대도 바뀐다. 그걸 못 느끼면 교도소에 가야 한다. 결국 천천히 끓는 물에서 죽어가는 개구리와 비슷해지는 것"이라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신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도 피감기관의 향응이 있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신당에서도 관련자를 문책해줄 것을 요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복지위에서도 국감 후 일식당에서 피감기관으로부터 식사 제공 받은 뒤 노래방으로 옮겨 술도 먹고 노래를 불렀다"며 "신당이 위원장을 맡았고 여당 의원 7명이 향응 접대를 받았는데 조사를 하려면 전부 다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원내수석부대표도 "노래와 술·여자가 동시에 나올 수 있는 게 1종인데 문제의 2차 장소는 1종이면서도 허름하게 보이려고 그냥 '노래주점'이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했다. 복지위원장은 예전에 언론민주화 운동까지 하면서 '개혁'을 입에 달고 다닌 분인데 어떻게 장관에게 술 접대를 받을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신당도 읍참마속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 이후에도 당이 화학적으로 뭉치지 못하는 점에 대한 아쉬움도 얘기했다.

 

"후보를 모시고 지방으로 필승 결의대회를 다니는데 온기가 안 느껴진다. 특히 저쪽 당을 경선 과정에서 '산수도 못하는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경선 끝난 후 저쪽은 어쨌든 화합하고 경선했던 사람들이 나와서 껴안고 난리 치는데 경선 후 저쪽이 더 잘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강 대표는 "온 국민의 열망이 정권교체인데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을 전부 조심해야 한다. 단합을 저해하는 언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정감사#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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