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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무르익어 붉게 물들어 있는 단풍잎과 더불어 가을 바람이 쓸쓸함을 진하게 묻어 나오게 했던 지난 27일 토요일을 맞이하여 경북 풍기에서는 어려운 이웃 돕기에 더하여 고단한 삶에 활력소를 준 소중하고 알찬 음악회가 열렸다.

 

창단할 때 주로 이 지역에 널리 주업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 직물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텍스맨'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붙인 음악 그룹이 작은 음악회를 연 것.

 

텍스맨은 구성된 지 약 3년 정도 되었고 그동안 6·25참전용사들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위문공연을 해왔다.  얼마 안 되는 공연 이력이지만 역량을 다해 공연에 임하고 있다고 이 그룹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유기창씨는 말한다.  
   
 


이날 공연은 풍기수삼센터광장 내에 임시로 설치된 무대에서 열렸다. 신승봉씨의 '여러분'이라는 노래로 분위기가 오른 뒤 김주영씨의 '만약에'로 한층 더 분위기가 고조됐다. 이어 이대영씨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람'이라는 가을철에 제격인 노래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뒤이어 한국인들의 정서에 부합하게 대구에 활동하고 있는 민요가수인 조정기씨가 창부타령, 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으로 흥을 불러일으켰다.  

이 공연에서 보컬싱어로 활동하고 있는 임정아씨는 공연을 하는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도 함께 살고 있는 풍기 지역의 문화발전에 이바지하는데 봉사차원에서 참여하고 있다"며 "이웃인 지역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작지만 삶의 활력소로 작용하는데 일익을 담당했다는 자부심이 내겐 제일 큰 소득"이라 말했다.

 

그는 "나 혼자 하는 공연이 아니기에 그룹사운드 전체에 초점을 맞추고 너무 내게 부각되는 방향으로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기도.  

이 지역 특산물인 인삼업에 종사하고 있고 지금이 인삼을 캐는철이라 무척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이 공연장에 와 보았다는 성내4리에 사는 윤태진씨(50)는 "음악이 불어오는 가을 바람과 더불어 잘 어울려 좋았고 공연이 진행된 수삼센터를 찾은 관광객들도 호응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며 "공연자들과 관광객과 청중이 함께 춤추고 심지어 흥에 겨운 나머지 무대에까지 올라간 것은 아주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 밴드의 멤버들은 자기 일을 하며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매주 2회 정도 저녁에 시간을 내어 풍기 지방산업단지 내 직물조합 2층 사무실에서 연습했다고 한다.

 

이 정도 수준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다고 한다. 처음에는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열심히 연습을 하고 노력하였으나 팀의 구심점인 리더의 부재로 진도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약 반년 전 쯤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마스타(악장) 김동규씨의 합류로 팀이 체계화 되어 오늘날의 수준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공연의 순수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관장들을 일부러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소문을 들은 몇몇 단체장들이 소리없이 다녀갔고 어려운 경기로 천 원이라도 아끼는 분위기에도 많은 청중들이 만원권으로 성금을 보태주는 것을 바라보며 감동을 받았다고 사회자 유기창씨는 즐겁게 말한다.

 

유씨는 그러면서도 "오늘처럼 간이무대가 아닌 상설무대가 설치되어 공연 횟수도 늘리고 그로 인해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공연활동을 더 하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렇듯 작지만 아름다운 노력이 모여 우리 사회는 더욱 살 만한 세상으로 변해 갈 것이라는 뿌듯한 감동을 느끼며 집으로 향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minchoshinmoon.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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