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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배신자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며 공화당-민정당-신한국당-한나라당을 지켜왔다. 어느 땐 화염병이 날아오고, 오토바이가 불에 타고…. 하지만 이젠 확실하게 변했다, 광주전남이 변했다. 한나라당이 틀림없이 이긴다, 이길 수밖에 없다."

 

30년 동안 전남 함평에서 현 야권의 일을 해온 박연재(67)씨는 간만에 자신감에 들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자신감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이다. "그동안 손가락질 받으며 힘들게 지역에서 살아 왔다"는 광주전남지역 한나라당 당원들. 이들이 '필승'을 자신하고 있다.

 

광주의 한나라당 당원들이 승리 장담하는 이유는

 

그동안 광주전남에서 한나라당 평당원들과 인터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대통합민주신당 당원이나 민주당 당원에 비해 드러나게 활동하는 당원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설령 정당 행사장 등에서 이들을 만났다 해도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라"며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번에 만난 한나라당 당원들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적극적이었다. 자신감에 차있었고, 표정도 밝았다.

 

회사원인 송상형(31)씨는 약 8개월 전에 한나라당에 스스로 입당했다. "이명박 후보가 우리나라를 살기 좋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라고. 송씨는 "입만 열면 '민주당 민주당' 하던 친구들도 요즘은 이 후보 얘기를 많이 한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기자가 분위기가 바뀐 까닭을 묻자 그는 "경제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 3월에 입당한 박창원(37)씨는 골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역시 "그 동안 집권세력이 경제를 무시하고 경제를 소외시켰기 때문에 살기 힘들어진 광주 시민들이 이 후보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곡동에 사는 한 당원(67) 역시 "경제가 어려워 젊은이들이 다 백수로 놀고 있다"며 "일자리 없는 자식을 둔 부모들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길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동에 산다는 주부 임모(37·주부)씨는 한나라당 당원은 아니지만 자발적 지지자다. 그는 "피부로 느낄 만큼 경제가 힘들다"며 "예전에나 당 보고 찍었지 요즘은 경제 살릴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반사효과는 어디까지? "25%는 무리지만 두자릿수는..."

 

한나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광주전남이 확실하게 변했고 ▲그 이유는 경제가 힘들기 때문이라는 것. 일종의 반사효과 논리다, 내 것을 보여주기 전에 상대의 허물을 강조해 지지를 얻어가는.

 

그러나 반사효과만으로 승리를 확신할 수 있을까. 의미 있는 지지율이 필요하다. 한나라당  안팎에선 그 의미있는 수치로 '광주전남에서 두 자릿수 이상의 득표율'을 얘기하고 있다.

   

박창원씨는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광주에서 25%를 넘으면 지역구도는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열성당원인 박씨의 희망사항이다. 그렇다면 광주전남지역 출신 핵심 당직자들의 계산은 어떨까.

 

"25%? 그래주면 좋겠지만 솔직히 무리 아니겠어?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되고 선거가 막판으로 가면 어느 정도 쏠림 현상은 나오기 마련일 테고…. 하지만 내가 20년 넘게 한나라당 생활을 해왔지만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거든. 광주에서 두 자릿수 이상은 반드시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아."

 

한나라당 광주지역 한 지역위원장은 두 자릿수 이상을 자신했다. 그의 자신감의 배경엔 역시 "서민들의 경제가 비참할 정도로 힘드니까 자연스럽게 경제 살릴 사람은 이명박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깔려있다.

 

유준상 한나라당 고문 역시 "당보다는 후보 브랜드로 광주전남에 착근하면 두 자릿수 지지는 무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고문은 특히 "범여권 의원들에겐 정권을 잡겠다는 애절한 염원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과정이 험난할 것"이라며 "후보를 양보하면 당이 없어지는데 누가 양보하겠냐"고 되물었다.

 

유 고문은 "'당 보고 찍자'는 호남의 분위기가 많이 엷어졌다"며 "MB(이명박 후보)가 겸손한 노력을 다하면 반드시 이길 수밖에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진단했다.

 

아직 남은 복병들... "의혹 사실이면 이명박 지지 철회"

 

광주전남에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는 신당 후보가 확정되기 전엔 30%를 넘었다. 하지만 신당 후보가 확정된 후엔 지지도가 절반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이 후보와 한나라당에겐 그래도 의미 있는 이 두 자릿수 지지도가 계속 유지될 것인가 하는데 있다.

 

지난 25~26일 이틀 동안 전국지방신문협의회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호남에서의 후보자별 지지율은 정동영(48.5%), 이명박(15.1%), 문국현(10.4%), 이인제(8.5%), 권영길(2.1%) 순이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 포인트).

 

이명박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복병이 있다. 이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계속 지지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호남인의 56.6%만이 "계속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34.7%의 주민들은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했다.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은 숱한 복병을 무사히 넘어 광주전남 당원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줄 수 있을까.


태그:#이명박, #한나라당, #광주,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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