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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디앤디포커스> 발행인 겸 편집인. 그는 정치권 안팎에서 '박사급 국방전문가'로 통한다.
 김종대 <디앤디포커스> 발행인 겸 편집인. 그는 정치권 안팎에서 '박사급 국방전문가'로 통한다.
ⓒ 오마이뉴스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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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하도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정작 공부는 못했어."

김종대(43)씨의 겸손한 말이다. 물론 그의 공식 학력은 연세대 경제학과에 멈춰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그는 '박사급 국방전문가'로 통한다.

약 15년간 국회·청와대의 안보관련 분야에서 일해온 김씨가 최근 의미있는 잡지를 창간했다.

지난 10월 29일 첫 호를 선보인 월간 <디앤디포커스(D&D FOCUS>가 그것이다. 외교·안보분야의 대중잡지가 척박한 한국의 상황에서 <대앤디포커스>의 창간은 각별하다. 

<디앤디포커스>는 제호인 '디앤디(D&D)'가 'Diplomacy(외교)'와 'Defense(안보)'의 영문 약자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외교·안보 전문지를 지향하고 있다.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제인 디펜스 위클리>의 한국판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씨가 밝힌 포부다.

'참여정부 안보실록' 펴내려다 잡지까지

"학술지 성격의 전문지는 많다. 하지만 외교·안보분야의 현안을 쫓아가는 저널(잡지)은 없다. 그런 점에서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다. 수준은 아직 못따라가지만 잡지의 틀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제인 디펜스 위클리>에 가깝게 가려고 한다. "

김씨는 "이 쪽 분야가 개척되지 않는 이유는 각박한 이념갈등 때문"이라며 "그런 상황 속에서 중도통합적인 잡지를 내기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사실 <디앤디포커스>는 좌파성향의 잡지는 절대 아니다. 예비역 장성들이 보기에 좌파성향으로 비쳐질 수도 있지만 내용보다는 색깔로 평가받는 것은 부당하다."

김씨가 잡지까지 창간하게 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그는 지난 4월 김장수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을 끝으로 야인으로 돌아왔다. 돌아오자마자 가칭 <참여정부 안보실록-이라크파병에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까지>라는 책을 출간할 원대한 계획을 세웠다.

"돈 오버도퍼나 밥 우드워드 정도는 아니겠지만 참여정부의 안보관련 기록물들을 꼼꼼하게 수집하다 보면 질 높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독자들이 마치 청와대나 국방부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아주 디테일하게 서술할 계획이었다. 그래서 4월부터 8월까지 30여명의 인사들을 만나 100회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지만 야인으로 혼자 끌고 가기엔 너무 벅찬 작업이었다. 결국 자신의 '임무'를 보완해줄 수단으로 '저널'을 선택했다. 그래서 '수습 기간'으로 월간 <군사저널>에 잠시 몸담았다가 결국 월간 <디앤디포커스>를 창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말의 오염을 줄이기 위해 팩트로 승부하겠다"

지난 10월 29일 창간한 외교·안보전문지 <디앤디포커스> 창간호 표지.
 지난 10월 29일 창간한 외교·안보전문지 <디앤디포커스> 창간호 표지.
ⓒ 디앤디포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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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디앤디포커스>의 의미를 '소통'에 두었다. 그는 현재 외교·안보분야의 현실을 "군도 사회를 너무 모르고 사회도 군을 너무 모른다"는 말로 표현했다. 그래서 정치권·실무부서·정책그룹·일반국민 사이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최근 '통섭(consilience, 지식의 대통합)'에 매력을 느낀 것도 이런 소통의 필요성 때문이다.

"끼리끼리 모여있는 잡지는 재미가 없다. 앞으로 우리 잡지에 국제정치학이나 북한학이 아닌 경영학·물리학·생물학·사회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을 끌어들일 생각이다. 생물의 다양성처럼 전공과 사상의 다양성도 중요하다. 우린 색깔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이어 김씨는 "외교·안보분야에서 보수는 보수답지 못했고 진보는 진보답지 못했다"며 "(그런 점에서) 특히 보수와 진보 간의 소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동영 후보가 국민회의 대변인 시절엔가 NLL과 관련 당시 이양호 국방부장관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그 논평은 현재 재향군인회에서 내는 성명서와 똑같다. 이렇게 보수와 진보가 서로 역전됐다. 양 진영 모두 기본적인 사실조차 왜곡한다. 이것을 누군가 바로잡고 서로 바람직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는 "말의 오염을 줄이고 외교·안보분야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사실(fact)로 승부해야 한다"며 "심층취재기사를 중심으로 잡지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약 10년간 주로 국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임복진·유삼남·이창복)을 보좌하며 '국방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참여정부에서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전문위원)와 청와대 국방보좌관실(행정관), 비상기획위원회(혁식기획관), 국방부장관실(정책보좌관)을 거쳤다.

한편 김희상 전 청와대 국방보좌관과 김준범 전 국방홍보원장이 고문을, 호남대 행정학과 교수를 지낸 이창호씨가 대표를 맡았다. 또 미 <아틀랜타타임즈> 기자 출신 서정근씨와 서울대에서 6자회담 관련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최정규씨가 취재기자로 뛰고 있다.

무기로비스트 린다 김 "미국 무기 편중이 자주국방의 걸림돌"

흥미롭게도 <디앤디포커스>의 표지는 무기로비스트 린다 김(55)이었다. 그가 '무기도입'과 '자주국방'이란 주제로 신생잡지와 독점인터뷰를 한 것. 그는 최근 신정아 사건 때문에 인터넷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인물이다.

린다 김은 이 인터뷰에서 '무기도입의 미국 편중'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일단 우리가 미국 것(무기)을 하면 50% (입찰에서) 이기고 들어간다"며 "이렇게 미국에 의존해서야 어떻게 자주국방이 이루어지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미국에 무기가 편중되었다는 게 자주국방의 엄청난 걸림돌"이라며 "미국의 압력도 이해는 하지만 왜 모든 것을 너무 쉽게 미국 것으로 가느냐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린다 김은 "차세대전투기의 경우, (왜) 이미 한물간 것을 차세대라는 이름으로 들여왔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들여오려면 아주 생산라인까지 들여와 그것과 똑같은 것을 만들어서 팔려는 생각을 해보던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쪽에서는 벌써 얘들(한국)은 절대 다른 나라로 못간다는 걸 안다"며 "그러다 보니까 아무리 합리적으로 협상을 하는 것 같아도 실제는 (미국이) 다 챙겨간다"고 꼬집었다.

특히 린다 김은 "지금 방위사업청이 만들어져 더티(dirty)한 로비하기가 더 쉬워졌다"이라며 "우리와 같은 구매방식으로 자주국방은 영원히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는 "거래를 많이 해본 사람, 실전 경험이 풍부한 사람, 로비스트들 의견이야말로 자주국방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그:#김종대, #디앤디포커스, #린다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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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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