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마음이 산란할까?’ 알 수 없는 이유로 답답하다. 짜증이 나고 무기력해진다.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싶지 않다. 아니 숨 쉬는 것조차 귀찮을 지경이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분명한 것이 없다. 여기를 보아도 희미하고 저기를 보아도 물체가 둘로 나눠진다. 무엇이 진짜인지 구분하기가 어렵다. 기계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일 매일 해야 하는 일들이 귀찮고 성가시다. 하고 싶지가 않다. 하루도 빼지 않고 출근하는 일도 버겁다. 직장에 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그 누구에게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다.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일자리가 없어서 고통 받고 있는 시점에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역정을 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로 인해 내면에서 솟구치는 욕망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도 가식이 아닌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분석해본다. 손에 잡히는 것은 없다.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렇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무기력증은 분명하다. 어제도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해냈고 오늘도 그렇게 하고 있다. 다가오는 내일 또한 그렇게 해낼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듯이 불평과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현상을 유지해나갈 것이다. 일상에 충실함으로서 얻을 수 있는 편안함의 유혹을 떨쳐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싫지만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그에 대한 대가로 얻는 달콤함에 젖어 있는 것이다. 열매를 취하는 것에 익숙해져,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기계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 이런 타성에 싫증이 난 것이다. 밖에는 단풍이 한창이다. 가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가을의 마법으로 환상적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데, 하고 싶지 않은 일은 하고 있어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마음이 가을로 질주하고 있는데 몸은 현실에 붙잡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무기력해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욕구와 현실의 차이가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가을의 유혹에 정신은 몽롱해져 있는데, 몸은 현실에 붙잡혀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인 것이다. 갭을 메우지 못함으로 난감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이다. 채워지지 않는 부분은 결국 고통으로 변하는 것이다. 몸의 기능을 떨어뜨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눈을 감고 내 안을 들여다본다. 희미하게 보이던 것들이 정신을 집중함으로서 하나씩 분명해진다. 숨을 내쉬면서 구석구석을 살펴보니, 온 몸에 기운들이 고루 전달된다. 그 때까지 스트레스로 질서를 잡지 못하고 있던 상태가 점차 차례에 맞게 맞추어진다. 무기력해진 원인은 혼돈의 상태로 있었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었다. 호흡을 깊게 함으로써 혼란이 진정되니,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호흡을 제대로 할 수가 있게 되고 나른하였던 근육들도 제 기능을 회복해가는 것이다. 초점을 맞추지 못하던 눈도 제대로 작동을 하게 되니, 무기력하던 몸이 활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기분이 회복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날아갈 것만 같다. 무기력에서 벗어나니, 세상의 모습이 달라진다. 명상을 통해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되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스트레스를 만드는 스트레인은 누구에게나 작용한다. 그렇지만 모든 스트레인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것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다.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다.
노란 단풍을 떠올린다. 세상을 바꾸어버리는 노랑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똑 같은 현상이라 하여도 개인에 따라 작용하는 것은 모두 다 다르다. 내 삶은 나 스스로 구축해가는 것이다. 그 누구도 만들어줄 수는 없는 것이다. 아름다운 가을에 아름답고 황홀한 날들을 만들어가야 하겠다.<春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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