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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완 밀양참여자치시민연대 환경분과위원장이 각종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재약산 정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이수완 밀양참여자치시민연대 환경분과위원장이 각종 개발계획이 추진되고 있는 재약산 정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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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 알프스' 정상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요량으로 풍량을 측정하기 위한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영남 알프스' 정상에 풍력발전소를 건설할 요량으로 풍량을 측정하기 위한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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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가 망가지고 있다. 산 정상에 있는 억새밭에 초지목장을 조성하겠다며 바위를 옮기고 풀씨를 뿌려 억새가 사라지고 있으며, 대형 시멘트 건물이 몇 년째 방치되어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영남 알프스는 해발 1000m가 넘는 산이 줄지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북과 울산에 걸쳐 있다. 고헌산(1032.8m)과 우두머리격인 가지산(1240m), 간월산(1083.1m), 신불산(1209m), 취서산(1059m), 사자봉(1189m), 재약산(1108m), 운문산(1188m), 문복산(1013.5m), 밀양백운산(885m), 억산(944m)등.

산꼭대기까지 산악 오토바이와 오프로드 차량이 마구잡이로 다니면서 산을 완전히 망가뜨려 놓았다. 배내골 산 중턱까지 연수원과 숙박단지가 들어차 있고, 가파른 산허리를 관통하는 도로로 인해 산사태가 나는가 하면 나무도 마구 잘라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일 이수완 밀양참여시민연대 환경분과위원장과 함께 ‘영남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다. 이 위원장은 “영남 알프스라는 명성이 부끄러울 정도로 곳곳에서 파괴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약산에 있는 약 18만평의 습지인 산들늪은 지난 해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대한불교 조계종 표충사는 ‘2008 람사르총회’를 앞두고 사찰 소유의 땅을 국가에 내놓기도 했다.

재약산 등 곳곳에는 개발 바람이 불고 있다. 밀양시는 천연기념물 얼음골 옆으로 통과하는 케이블카 설치계획을 추진 중이다. 양산시와 밀양시, 울주군 등 자치단체뿐만 아니라 기업체도 다양한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

천문대와 고산식물원, 풍력산업단지, 파크골프장․숙박단지 등 대규모 리조트 건립 등. 재약산 정상에는 풍력산업단지 건설을 위해 풍량을 측정하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다. 타당성 검토가 끝나면 산꼭대기에 풍력발전을 위한 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약산 일대 훼손 가장 심해... 산꼭대기 풍력 발전 시설 들어설 듯

망가지는 영남 알프스-억새밭은?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소재 재약산 사자평 일대가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업체가 이 곳에 목장을 조성하겠다며 개발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하다 중단된 상태다. 억새밭에 초지를 심겠다며 풀씨를 뿌렸는가 하면, 바위를 한 곳에 모아 놓아 자연을 훼손해 놓았다. 등산객들은 원상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망가지는 영남 알프스-억새밭은?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소재 재약산 사자평 일대가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업체가 이 곳에 목장을 조성하겠다며 개발허가를 받은 뒤, 공사를 하다 중단된 상태다. 억새밭에 초지를 심겠다며 풀씨를 뿌렸는가 하면, 바위를 한 곳에 모아 놓아 자연을 훼손해 놓았다. 등산객들은 원상 복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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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 부근에는 흉물 스런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이곳에 목장을 조성하고, 영화 세트장을 짓기 위해 건물을 지은 것이다. 그런데 해당 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몇 년째 방치되어 있다. 건물들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 부근에는 흉물 스런 건축물들이 남아 있다. 이곳에 목장을 조성하고, 영화 세트장을 짓기 위해 건물을 지은 것이다. 그런데 해당 업체들이 부도가 나면서 몇 년째 방치되어 있다. 건물들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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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는 이미 망가지고 있다. 특히 재약산 일대의 환경 파괴는 심하다. 울주군은 2005년 이곳에 목장개발 허가를 내줬다. 산 정상에는 울주군에서 내준 ‘개발허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목장 조성을 위한 의도로 흩어져 있던 바위들이 몇 군데로 모아져 있는 상태. 그리고 억새밭은 이미 훼손돼 버렸다. 초지를 조성할 목적으로 억새를 없애고 그곳에 풀씨를 뿌린 것이다.

억새밭 주변에는 시멘트 건물이 4개동이나 있고, 컨테이너도 있다. 목장 용도로 건립된 건물 2개는 방치된 지 오래다. 멀리서 보아도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또 억새밭 옆에는 짓다만 영화세트장도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각종 공사 장비도 방치된 상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은 목장개발업자와 영화제작사가 부도가 났기 때문. 자치단체도 업자가 처리해야 한다며 흉물스런 건물을 그대로 둔 상태다.

이수완 위원장은 “흉물스런 건물도 없애야 하고, 모아 놓은 바위도 제 자리로 가져다 놓아야 한다. 원래 상태로 복구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자치단체나 업체측이 또 다른 개발을 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재약산 정상, 목장개발 중단... 영화 세트장도 흉물로 방치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 부근에는 사적지가 있다. 백자 가마터다. 억새밭과 나무 숲 속에 있다. 이곳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안내간판 하나 없다. 도자기 파편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사적지 보호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 부근에는 사적지가 있다. 백자 가마터다. 억새밭과 나무 숲 속에 있다. 이곳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데 이곳에는 안내간판 하나 없다. 도자기 파편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사적지 보호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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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에 차도가 만들어져 있다. 최근에는 뜸하지만, 이곳에는 산악용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마구 올라와 산 이곳저곳을 다니며 훼손했다. 곳곳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놓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 오토바이와 오프로드 차량으로 인해 영남 알프스는 마구 훼손되기 시작했다. 복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영남 알프스의 한 봉우리인 재약산 정상에 차도가 만들어져 있다. 최근에는 뜸하지만, 이곳에는 산악용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마구 올라와 산 이곳저곳을 다니며 훼손했다. 곳곳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놓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던 것. 오토바이와 오프로드 차량으로 인해 영남 알프스는 마구 훼손되기 시작했다. 복원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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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약산 억새밭 바로 옆에는 해발 900m 정도에 조선백자 가마터가 있다. 이곳은 국가사적지 129호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가마터 주변에는 안내 표지판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등산로에서 30m 정도 나무숲 사이로 들어가면 도자기 파편들이 무더기로 나온다.

이수완 위원장은 “자치단체나 문화재청도 가마터를 보존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나무숲 속에 있어 등산객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알려질 경우 사적지가 훼손될 우려가 높다”며 걱정했다.

또 ‘영남 알프스’는 오프로드 차량과 산악오토바이로 인해 이미 훼손된 상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량과 오토바이가 마구잡이로 산 정상까지 올라갔다는 것. 동호인들이 취미로 산 정상을 달리면서 자연을 훼손했다.

등산로 곳곳에는 ‘차량통제’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오토바이와 차량이 지나간 자리에는 돌과 흙만 앙상하게 드러나 있다.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턱을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몇몇 사람들의 취미 생활로 인해 자연이 마구 훼손되었다”면서 “지금은 등산로 입구에 감시원을 배치해 놓았지만, 감시원이 근무하지 않는 이른 아침 시간에는 차량들이 드나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여름 비로 인해 등산로가 많이 파괴되었는데 최근 복구해 놓았다. 산 정상에 차량만 다니지 않더라도 자연은 많이 되살아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남 알프스의 최대 계곡인 양산과 울주 사이 배내골은 이미 관광지가 되어버렸다. 연수원과 숙박단지가 산중턱은 물론 정상 입구까지 들어서 있다. 배내골을 오르는 2차선 도로를 가파른 산 허리를 잘라 건설하는 바람에 도로 옆에서는 산사태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날도 배내골 도로에는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밀양댐 위 배내골 계곡에는 제방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제방공사에 들어가는 돌을 계곡 바닥에 있는 것으로 사용해 놓았다. 이수완 위원장은 “계곡 바닥에 있는 바위나 돌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바위를 모두 없애버리면 여름에 큰 물이 졌을 경우 바로 피해가 나타난다”며 걱정했다.

배내골 계곡, 연수원·숙박단지 들어서 대규모 관광지화

 영남 알프스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배내골은 자연 파괴가 심하다. 가파른 산에 도로를 내는 바람에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요즘도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를 위해 나무를 베어내기도 했다. 배내골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듯 펜션 등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천 제방공사를 하면서 계곡에 있는 바위를 사용했는데, 큰 물이 지면 물 흐름이 빨라지게 되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
 영남 알프스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배내골은 자연 파괴가 심하다. 가파른 산에 도로를 내는 바람에 비가 내리면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고, 요즘도 공사가 한창이다. 공사를 위해 나무를 베어내기도 했다. 배내골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듯 펜션 등 시설이 들어서 있다. 하천 제방공사를 하면서 계곡에 있는 바위를 사용했는데, 큰 물이 지면 물 흐름이 빨라지게 되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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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울주지역에는 국도 24호선(광주~울산)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산 중턱을 가로 질러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산을 넘어가는 국도가 있지만 터널을 뚫어 새 도로를 내고 있다. 터널 길이가 워낙 길다보니 중간 쯤에 환풍기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환풍기 시설이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울산 울주지역에는 국도 24호선(광주~울산)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는 산 중턱을 가로 질러 터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산을 넘어가는 국도가 있지만 터널을 뚫어 새 도로를 내고 있다. 터널 길이가 워낙 길다보니 중간 쯤에 환풍기 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환풍기 시설이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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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시민사회단체협의회와 밀양참여자치시민연대, 표충사 등은 성명서와 정부기관의 건의서 등을 통해 영남 알프스의 각종 개발행위를 걱정하기도 했다. 밀양시민사회단체협의회는 지난 4월 “울주군의 가지산 파괴를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표충사는 지난 7월 환경부장관 앞으로 “밀양시 산내단장관광벨트화사업과 울주군의 재약산 사자평 일대의 관광개발 사업에 대한 의견서”를 내고 “재약산 계곡 등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중단시키지 않을 경우 조계종단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은 이날 “자연환경, 특히 습지는 국민과 더불어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산들늪의 땅을 내놓았다. 습지는 비가 오지 않으면 물을 머금었다가 계곡으로 내려 보낸다. 물 있는 곳에 생명이 산다. 습지를 비롯해 산을 개발하는 데만 혈안이 된다면 인간도 살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9일 (사)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유한킴벌리와 공동주최하고 환경부․해양수산부․산림청․우리숲이 후원한 ‘2007,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보전대상지 시민공모전 시상식’을 연다. 보존가치가 높으면서도 난개발 등으로 훼손될 처지에 놓인 2007년 ‘꼭 지켜야 할 자연ㆍ문화 유산’ 지역을 선정했는데, 재약산 사자평은 산림청장상으로 선정되었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은 "자연을 파괴하면 인간은 설 땅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표충사 주지 청운 스님은 "자연을 파괴하면 인간은 설 땅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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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알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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