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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지역방송에 대한 계층별 토론회'가 9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렸다.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이 마련한 '지역방송에 대한 계층별 토론회'가 9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렸다. ⓒ 윤성효

 

“교사가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학생들에게 ‘야, 우리 지역방송부터 보고 공부하자'고 할 수는 없을까? 가정에서 남편이 부인한테 ‘여보, 지역방송부터 보고 산책 가자’고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는 김유철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가 9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지역방송에 대한 계층별 토론회’ 때 사회를 보면서 한 말이다. 경남민언련이 방송위원회의 후원으로 ‘지역방송’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강새하(창원 사파고 1년) 양은 “고등학생들은 텔레비전과 멀어져 있다”면서 “오랜만에 내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 때 지역방송 때문에 못 볼 때가 가장 속상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강양은 “오락성에 치중하지 않고 보고 나면 무엇인가 남는 것이 있으면 좋겠다”면서 “청소년 프로그램이 없는데 청소년들이 지역방송을 시청할 일이 없다. 우리 학교나 혹은 이웃 학교의 폭력과 자살 기사 등 안 좋은 기사가 나왔을 때 너도나도 궁금증이 증폭되어 소문이 퍼진다”고 말했다.

 

조인환(창원대 언론정보학 2년)군은 “현재 지역방송은 지역 내용은 얄팍한 포장지일 뿐이고, 대부분 프로그램을 서울의 것으로 채우고 있다”면서 “지역방송은 지역민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보다는 오히려 서울과 지역 간 불평등 현상을 확대·재생산하고 그것을 자연스럽게 내면화하도록 만드는 반지역적 이데올로기의 도구처럼 보이기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조군은 “이제까지의 지역방송은 해당 지역민이 가지는 지역성까지 내포하고 있지는 못했다”면서 “지역방송은 있으나 지역방송의 색깔은 없었던 것이다. 지역민 입장은 일방적인 주입과 다를 바 없는 전국 권역 방송과는 차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부들이 지역방송을 보지 않는 이유를 설명한 노봉숙(주부)씨는 “지역에 맞는 새로운 장르를 개발하고, 필요한 보도들의 적극적인 편성, 다양한 시각으로 지역에 필요한 소재 발굴, 인력구조의 변화로 제대로 된 심층 보도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임(주부)씨는 “방송의 특성상 시청률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상업적인 방송보다는 깊이 있고 시민들의 정서와 문화를 이끌어가는 방송이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박기병(농민)씨는 “KBS창원의 일요일 오전에 방영되는 시사포커스의 경우 지역방송으로는 드물게 토론프로그램으로 녹화방송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긴장감 없이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고, 시청자들을 자극하고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역 이슈에 대한 심층 분석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며 “최근 사안인 한미FTA 문제나 남해안특별법, 일해공원, 마동호 문제 등 지역에 다양한 이슈들이 만들어져, 찬반양론이 팽팽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시청자들에 보다 객관적 시각을 가지게 하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전창현(노동자)씨는 “마산MBC 라디오의 ‘아구할매’처럼 구수한 사투리로 시사적인 내용을 풍자하는 할매의 이바구를 계속 듣고 싶다. 하루에 쌓인 스트레스를 저녁시간 때 확 날려버리는 프로그램이다. 사투리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고 말했다.

 

김용택(전 교사)씨는 “KBS창원에서 방송하는 ‘시사@경남’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지역의 시사문제를 심층 취재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이런 방송도 가능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학교가 있으니까 가고 방송을 하니까 보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급식문제 등 지역에서도 짚어야 할 문제들이 엄청나게 많다. 기자나 방송사의 철학의 문제이기도 한데,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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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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