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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이 통합민주당이라는 이름으로 합당하고, 올해 대선에서 단일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양 당은 이날 ▲ 지분 1:1의 당대당 통합 ▲ 중도개혁주의 노선 채택 ▲ 당명 통합민주당(약칭 민주당) 채택 ▲ 2, 3차례 TV토론 실시 후 여론조사 통한 후보단일화 ▲ 통합정당의 첫 번째 전당대회를 내년 총선 후 2개월 이내에 개최한다는 내용 등 5개 항에 포괄적으로 합의했다.

김현미 신당 대변인은 11일 오후 6시 국회정론관에서 한 긴급기자회견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 민주당 이인제 후보와 박상천 대표가 12일 오전 9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동해 당 대 당 통합과 후보단일화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4인이 통합과 후보단일화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모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내일(12일) 4자회동에서는 이 5개항을 더 정교하게 만든 합의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0분 뒤에 민주당의 유종필 대변인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12일 오전 4자회동'은 이미 민주당이 신당에 제안했던 것이고, 양측이 통합문제를 놓고  상당한 수준에서 접촉해왔다는 점에서 4자회동은 '합당·후보단일화' 선언의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대변인도 "조금 앞서가는 감도 있지만, 당의 최고위 인사들이 만난다는 점에서 그렇게 봐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도 "내일 합당 선언까지 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후보 쪽 "오늘 확 뒤집어질 것"

회동 발표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우여곡절도 있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11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 문제를 포함한 당대당 통합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가 11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에 후보 단일화 문제를 포함한 당대당 통합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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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 당사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후보단일화를 포함한 통합논의를 민주당에 공식 제안한다"면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흡수하는 통합이 아니라 일대일로 당대당의 입장에서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성의있는 답변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정 후보의 한 측근은 "오늘 확 뒤집어질 것"이라며, 정 후보의 제안과 이에 대한 민주당의 응답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 후보의 이날 입장표명은 지난 9일과 10일 민주당 이인제 대선후보가 '통합과 후보단일화 동시 추진'을 요구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응답이었다. 후보단일화와 합당은 별개라는 민주당의 입장이 이 후보를 통해 공식적으로 철회된 것이다. 이 후보는 '3차례의 일대일 TV토론을 한 뒤 여론조사'라는 구체적인 후보단일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정 후보의 기자회견 내용에 만족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11일 오전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후보단일화, 통합에 대하여'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예고했으나, 이를 유종필 대변인의 브리핑으로 대체했다.

민주당 "신당 중도노선으로 복귀했다" 인정

유 대변인은 "정 후보가 통합과 후보단일화의 동시추진, 중도개혁정책으로의 복귀, 일대일 당대당 통합을 명시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당의 노선을 급진적이라고 비판해온 것과 달리, 중도개혁정책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유시민 의원 등 친노세력 배제론도 철회했음을 의미한다.

유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정 후보의 회견은 그런 논의를 할 것을 제안했을 뿐, 원칙적 문제에 대한 선명한 입장표명이 아니고, TV토론 등 공정한 단일화 절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박상천 대표가  "대선후보가 '통합'이 아니라 '통합논의'를 제안했기 때문에, 이야기의 수준이 실무자 수준으로 떨어져 버렸다"면서 "그래서 대변인 브리핑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신당이 세력이 (정동영계, 손학규계, 이해찬계, 김근태계 등) 워낙  다양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확실한 보장을 위해, 신당에 당내 논의를 모두 모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쪽의 이같은 엇갈림은, 통합방침이 정해진 상황에서의 기싸움으로 해석됐고, 결국 4자회동 발표가 나왔다.

두 당에게 합당은 이회창씨의 출마로 보수진영이 대선주자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판 역전을 위한 승부수다.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이 이명박-이회창에 맞서는 3강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대안으로, 범여권의 핵심지지층인 민주개혁세력과 호남의 결집을 끌어낼 수 있는 전제라는 판단이다.

합당 시너지 효과는 얼마나

하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이미 예고된 수순이라는 것과 외연확보가 아닌 전통지지층 재정비라는 점 등에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진다.

또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것 외에 어떤 공동의 가치와 비전으로 합당하는지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신당을 국정실패세력, 급진세력으로 맹공해왔으나, 이번 통합작업에서 이에 대해 어떻게 정리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신당도 금산분리, 이라크 파병연장, 삼성비자금 문제 등 정동영 후보가 중요하게 거론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입장이 다른 민주당과 어떻게 견해를 조율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다.

단일화의 또 다른 축으로 거론되고 있는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도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논의에 대해 "재벌과 특권층 개혁에는 관심이 없고 통합이나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정국을 이끌어볼까 하는 생각이므로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당 '싱크탱크'인 대한민국창조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은 참여정부의 실정에 분노하고 있는데 국민을 감동시킬만한 사과 없이 세력확대에만 골몰하고 있기 때문에 정 후보의 지지율이 12~14%까지 떨어진 것"이라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정 후보가 문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반부패 연석회의'를 통해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현재의 실정과 삼성 비자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것은 허구다"라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정동영#이인제 #문국현#박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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