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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뿌리패예술단(위)과 중국 신데렐라타악조합의 천지를 뒤흔드는 타악연주
▲ 개막 타악연주 한국 뿌리패예술단(위)과 중국 신데렐라타악조합의 천지를 뒤흔드는 타악연주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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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1949년 정부를 세운 후 모든 친미국가를 적으로 대하는 외교정책을 펼쳤다. 또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으로 한국과 중국은 거의 30년 동안 단절의 벽을 쌓고 지냈다. 그러다 1992년 8월 24일 북경에서 두 나라가 한중수교 공동성명에 서명함으로써 두 나라 관계의 새 마당을 열었다. 이후 한국과 중국은 활발한 경제, 문화, 사회 교류를 이어왔으며 우리의 제2위 수출대상국,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떠올랐다.

그 한중수교로부터 15년을 맞았다. 15돌을 기념해 북경에서 한국과 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어울림 마당을 만들었다. 한국의 무형문화재진흥재단과 중국의 국제전파중심이 주최하고 한국의 케이티에프(KTF)와 (주)제이씨테크놀로지스 그리고 중국의 북경비엔시건강과기유한회사 후원으로 북경인민대회장에서 11월 8일 저녁 7시 30분에 열렸다. 공연은 중국 시시티브이(CCTV)가 방송을 위해 녹화를 하고 시시티브이 찬원룡(单文龙) 음악감독이 총감독을 맡았다. 

시작 전 중국 주최자인 국제전파중심 용우상 주석과 한국 후원자인 케이티에프 조영주 사장의 인사가 있었다.

한국 뿌리패예술단의 “태평무” 공연
▲ 태평무 한국 뿌리패예술단의 “태평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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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보유자 양승희 선생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 정화영 선생의 장구 장단에 맞춰 한국 가야금 산조를 하고 있다
▲ 가야금산조 한국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보유자 양승희 선생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 정화영 선생의 장구 장단에 맞춰 한국 가야금 산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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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족제조조합의 이족민요 “보이네!”의 악기 연주와 노래
▲ 이족민요 “보이네!” 중국 이족제조조합의 이족민요 “보이네!”의 악기 연주와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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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은 한국 뿌리패예술단과 중국 신데렐라타악조합의 천지를 뒤흔드는 타악연주가 맡았다. 이후 중국 무용단의 '꽃피는 계절의 처녀'와 한국 뿌리패예술단의 “태평무”가 이어졌다. 두 나라 전통무용을 한 자리서 보는 귀한 공연이었다.

이어진 공연은 한국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산조보유자 양승희 선생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 정화영 선생의 장구 장단에 맞춰 한국 가야금 산조의 진수를 선보였다. 더구나 이 두 사람은 아름다운 한복 치마저고리와 갓을 쓴 선비의 모습으로 등장하여 눈길을 끌었다.

공연은 손춘화(한국)와 요푸산(중국)의 만담 '잰말놀이', 중국 이족제조조합의 이족민요 '보이네!', 중국 따이친의 독창 '보리노래', 중국 천쓰쓰의 독창 '같이하는 즐거운 시절'이 이어졌다.

한국 이정희 모던댄스 컴퍼니의 현대무용 “체어맨(Chair Man)"의 공연
▲ 현대무용 “체어맨(Chair Man)" 한국 이정희 모던댄스 컴퍼니의 현대무용 “체어맨(Chair Man)"의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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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패예술단의 사물놀이(타악) “파워코리아” 연주
▲ 사물놀이(타악) “파워코리아” 뿌리패예술단의 사물놀이(타악) “파워코리아”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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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검정 양복을 입은 여덟 명의 무용수가 나와 관객을 깜짝 놀라게 하는 춤을 보여준다. 한국 이정희 모던댄스 컴퍼니의 현대무용 '체어맨(Chair Man)'의 공연이 그것인데 음악에 맞춰 나란히 청중을 향해 나오다가 갑자기 한두 명의 무용수가 쓰러진다. 하지만 그것은 무용수의 탈진이 아니라 무용수의 내공이 담긴 춤 한판이다.

다음으로, 뿌리패예술단의 사물놀이(타악) '파워코리아' 혼신을 다한 연주가 이어진다. 그들은 “이것이 바로 한국의 힘, 사물놀이의 진수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사물놀이 공연 뒤는 이번 공연을 기획하고 총지휘한 한국예술단 윤인숙 단장이 붉은빛의 우아한 드레스 차림으로 윤이상 작곡 '고풍의상'과 황병기 작곡의 '우리는 하나'를 열창한다. 그는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머리 전체 혹은 콧속 깊은 곳을 울려서 소리를 내는 서양 창법인 두성(頭聲)을 뛰어나게 소리 내는 연주가로 큰 손뼉을 받았다.

한국예술단 윤인숙 단장이 윤이상 작곡 “고풍의상”과 황병기 작곡의 “우리는 하나”를 노래한다.
▲ 소프라노 윤인숙 독창 한국예술단 윤인숙 단장이 윤이상 작곡 “고풍의상”과 황병기 작곡의 “우리는 하나”를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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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탕찬이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의 번안노래와 중국 노래 ”강건너 아가씨“를 부른다.
▲ 중국 탕찬의 독창 중국의 탕찬이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의 번안노래와 중국 노래 ”강건너 아가씨“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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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중국의 탕찬이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주제가 '오나라'의 번안노래와 중국 노래 '강건너 아가씨'를 부른다. 한국의 노래를 중국 가수에게서 듣다니 한류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다음은 한국 뿌리패예술단 15명의 고수가 '하늘, 땅, 소리굿'이란 힘찬 북의 향연을 펼친다. 그리고 공연의 중간에 여덟 명 소고잽이들이 앙증맞은 소고춤을 춘다. 그뿐만 아니라 두 명의 상모꾼이 나와 긴 상모를 객석에 던졌다가 뱅뱅 돌리는 상모놀이는 무대가 무척이나 좁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중국 쩡융과 유 워이워이가 중국 무용단과 함께 가곡 '명절의 불꽃'을 선물한다.

공연이 끝난 뒤 청중들은 한결같이 오늘의 공연으로 한국과 중국이 더욱 가까운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북경에 사는 찬용니엔(73·单永年)은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의 '하늘, 땅 소리굿'이란 타악연주는 나를 푹 빠지게 했다. 박력있는 북소리도 좋았지만 소고춤도 그리고 상모를 돌리는 것은 환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 뿌리패예술단의 “하늘, 땅, 소리굿”이란 힘찬 북의 향연과 두 명 상모꾼들의 상모놀이
▲ 북의 향연 “하늘, 땅, 소리굿” 한국 뿌리패예술단의 “하늘, 땅, 소리굿”이란 힘찬 북의 향연과 두 명 상모꾼들의 상모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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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쩡융과 유 워이워이가 중국 무용단과 함께 가곡 “명절의 불꽃”의 선물한다.
▲ 가곡 “명절의 불꽃” 국 쩡융과 유 워이워이가 중국 무용단과 함께 가곡 “명절의 불꽃”의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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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에선 약간의 옥에 티도 보였다. 그것은 현대무용 '체어맨(Chair Man)'의 공연 때 다 끝나지 않았는데도 사회자가 등장하여 다음 공연자를 소개하여 춤이 중단된 것이다. 물론 이것은 실수가 분명한 것이지만 멀리 한국에서 내공을 쌓은 춤꾼들이 자신들의 예술세계를 다 내보이기도 전에 막을 내린 꼴이어서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또 북경인민대회장은 공연을 위해서 만들어진 자리가 아니었기에 효과적인 조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과 무대 바닥에 붉은 카펫을 깔아 가야금산조 연주자와 춤꾼들이 곤혹스러워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이 날의 공연은 한중수교 15돌을 맞아 기쁨을 나누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우리의 문화가 이렇게 세계인과 함께 할 때 더욱 당당한 한국문화로 발전할 것이고, 세계와 하나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중수교, #문화공연, #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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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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