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및 후보단일화 공식합의 이후 범여권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한 관심의 초점은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에게 모아지고 있다.

 

신당은 이미 지난 토요일,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한명숙 전 총리 등 2~3명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같은 날 만든 민주당 태스크포스팀은 열흘 정도 만에 합당선언을 이끌어낸 데 비해, 문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는 별다는 진척이 없는 상태다.

 

정동영이 문국현과의 단일화로 얻는 이점은...

 

최재천 신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번 합당에 대해 "우리나 민주당이 운행했다기보다는 물결에 따라 간 것이고 역류할 수 없었던 흐름"이라고 표현한다. 전통적 지지층에 의해 '강요된 통합'이라는 것이다. 신당은 이번 합당이 전통지지층 복원의 의미가 있으며, 이에 따라 민주당 지지층의 60% 이상이 신당쪽으로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당에게 문 후보는 이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민주당과의 합당이 '집토끼'를 찾은 것이라면, 문 후보와의 연대는 '지지층 확장'이라는 의미가 있다. 또, 민주당과의 합당에 대해 일고 있는 '도로민주당' '2002년으로의 회귀'라는 비판을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더불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미래형이나 진취적 인물로 비쳐지고 오히려 정 후보가 그에 뒤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적인 상황을 바꾸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당은 문 후보 지지층의 속성상, 단일화가 된다해도 지지층이 그대로 옮겨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지만, 수치와 다른 차원의 이점이 있다는 것이다.

 

"여러 경로로 만나고 있으나 현재상황은 부정적"

 

이런 바람과는 달리 현재까지 접촉상황으로 보면 별 성과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신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여러 경로로 접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대단히 부정적"이라면서 "신당은 단일화 국면으로 가면 자신들이 깨질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만남에 대한 보안을 철저히 유지하고, 만나는 것 자체가 이용당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최근에 염려되는 것은 문 후보가 민주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합당 발표가 난 뒤 더 부정적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당 관계자는 "그러나 문 후보가 단일화 자체에 대해서는 부정한 적이 없고, 지분보다는 가치와 비전을 강조하고 있으며, 현재 창조한국당 상황상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결국 신당은 문 후보측과는 그 특성에 맞게  가치, 비전, 정책연대를 선행한 뒤에 세력통합과 단일화를 이뤄나가겠다는 생각이다.

 

김현미 신당 대변인은 합당결과 발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후보와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동영, 문국현, 권영길 후보가 내일(13일) 오전에, 삼성 특검법을 공통분모로, 반부패연석회를 하기로 했다"는 말로 답했다. 문 후보쪽과 조금씩 조금씩 공통분모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단일화가 된다해도 최소한 후보등록일(11월 25~26일) 이전까지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질문에 "20년 정치경력으로 볼 때, 정치는 생물이라 그렇게 하다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정동영 후보는 "문 후보쪽과는 연합정부, 공동정권을 만들자는 합의문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세력통합이 아닌 후보단일화 방식"이라고 정리했다.

 

정 후보는 이날 대전에서 한 대전·청주·충주 MBC 합동토론회에서 "현재로선 창조한국당이 통합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등 수구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한 협력 방안으로 이 같은 방식이 있을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후보 쪽 "휴대폰 여론조사에서는 10% 넘었다" 보도자료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소식이 한창 퍼져나가고 있던 12일 오후, 문국현 후보의 창조한국당은 "휴대폰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10%를 넘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MBC선거방송 기획단이 지난 8일과 9일 여론조사기관 엠비존을 통해 한 모바일 여론조사(전국 성인남녀 2천명 대상, 최대허용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p) 결과는 정동영 후보가 12.3%, 문국현 후보가 11.2%로 나타나 1.1% 오차범위내의 박빙차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33.5%, 이회창 후보는 25.4%였다.

 

모바일 여론조사가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여론조사는 아니지만, 이같은 조사결과는 일반적인 전화면접조사에서 정 후보가 12~15%, 정 후보가 6%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창조한국당은 허명회 교수(고려대 통계학과)의 언론인터뷰를 인용해,  기존 전화 여론조사는 "응답자가 특정 계층에 편중(가정주부 32.1%)되어 있고, 거절율이 47.1%에 달해 표본추출의 객관성이 상실될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화번호 등재율이 57.2%에 불과하여 조사의 부정확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조사의 특징은 무응답층이 줄어들면서 그 무응답층이 문국현 후보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단일화 문제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등록은 하겠지만, 한나라당에 맞서서 후보는 결국 하나가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했어도,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필요성 자체는 인정한 것이다.

 

"후보등록 한다... 공학적 접근하지 마라"

 

김영춘 선대본부장은 이에 대해 "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후보의 입장도 캠프의 입장도 아니다"면서 "우리가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려면 국민의 요구와 명령 그리고 이 시대의 난제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정책과 비전에 대한 합의라는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경로로 신당 사람들을 만나는데, 신당 쪽은 (내가 밝힌) 조건대로 할테니까 '정동영 후보로 단일화 하자'는 것인데, 거기 들러리 설 생각은 없다"면서 "후보등록은 하는 것은 분명하고, 막판 극적인 상황변화도 있을 수 있으나, 전제에 대한 동의가 없으면 불가하다"고 밝혔다.

 

정범구 최고위원은 더 분명했다. "우리는 신당과 출발 자체도 다른데, 왜 국정실패 책임을 같이 지겠느냐"면서 "언론도 정치공학적인 시각을 갖고, 기계적인 단일화로 몰아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혹시 반부패 문제 등 구체적인 사안을 논의하다 보면 신뢰가 쌓여서 단초가 될 수도 있으나, 국정실패 세력이 자기반성도 없이 논의를 끌고 가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결국, 그 신뢰의 수준에 달려 있지만, 현재로서는 후보등록 이전에 단일화가 결정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태그:#정동영, #문국현, #김영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