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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늘(13일) 저녁 7시 20분경, 아내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4거리에 있는 유진상가 앞에서 무거운 짐 때문에 부득이 택시를 타게 되었다. 집까지는 불과 몇 100m정도 밖에 안 됐지만 무거운 짐을 들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이 들어서만은 아니었다. 무릎이 좋지 않은데다가 팔도 그리 튼튼하지 못해 무거운 짐을 들면 당장 고장이 났기 때문이다.


오늘은 아내가 무릎 때문에 정기적으로 다니는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고 약을 사오는 날이다. 그래서 아내 손에는 처방받은 약봉지와 시장에서 조금 산 채소 봉지가 들려져 있어서 복잡하였다. 아내는 택시에서 내리고 집에 들어선 뒤에야 약봉지를 안 가지고 온 것을 발견하였다. 이런 낭패가 없다.


정신이 다 아찔하더란다. 어쩔 줄 모르고 속상해 하다가 시간만 흘렀다. '일단 교통 방송에 부탁을 드려 보기로 하자.' 이렇게 결심을 하고 교통방송 안내전화를 찾았다. 택시를 보낸 지 약 30분쯤이나 지나서야 간신히 교통방송 전화번호를 물어서 연결하였으나 이젠 어떻게 이야기를 하여야 할지 막막하더란다.


"택시에 약 봉지를 두고 내려서 좀 찾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찾아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 집 CCTV 화면에 불을 환히 켠 택시가 한 대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혹시 내 약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내가 이런 생각을 하며 지켜보고 있는데 택시에서 내린 기사가 문을 두들기는 모습이 보였다. 아내는 속으로 '정말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인가?' 하면서 얼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보았단다.


"손님이 약봉지를 두고 내리셨기에 다시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그 기사였다.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30여분이나 지났으니 상당한 거리를 갔다가 다시 돌아온 게 분명하다. 아내는 택시비라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감사해서 택시비라도 가져다 드릴께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사는 한사코 손사레를 치면서 "무슨 말씀이세요. 당연한 일이죠. 일찍 발견이 되어서 가져다 드려서 기분이 좋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라면서 휑하니 차를 몰고 돌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아내는 경황 중에 택시 번호도 기억하지 못한 채 보내버리고 말았다. 외부에 나가 있던 나에게 이런 사정을 전화로 이야기 해주었다. "차 번호는? 기사 이름이랑 알아 두었소?"라고 물었지만 알 길이 없다고 하였다. 나는 "염려 말아요. CCTV를 검색하여 보면 알 수가 있을 것이오. 고마운 분께 감사 인사는 해야 할 게 아니오"라고 말하며 안심을 시켰다.


집에 돌아온 나는 CCTV 화면을 한 시간 가량 검색한 뒤, 결국 차량 번호를 확인했다.

 

고마운 택시 기사의 차량 번호는 '서울 31(43?) 사 3170'이고, '콜넘버1577-0115'가 붙어 있었다. 빛이 반사되어서 윗부분의 정확한 번호를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사 3170'만은 또렷이 보였다.


정말 감사한 기사님 축복 받으시고 늘 이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주는 고마운 일 하시는 이 기사님의 가정에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해 드리고 싶다.

덧붙이는 글 | 녹원환경뉴스.디지털특파원,개인불로그 등


태그:#택시, #기사, #약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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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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