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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합국면이다. 불만은 가라앉고 있고, 용암처럼 끓어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당과의 합당문제로 내홍 상태인 대통합민주신당이 14일 오전  세시간 동안의 최고위원-선대위원장단-고문단 연석회의를 통해 "4자회동의 뜻을 존중하며, 협상단을 구성한다"는 결론을 낸 것에 대해, 신당의 우상호 의원은 이렇게 평가했다. 대선을 35일 앞둔 긴급상황이 불만을 잠복시키고 절충안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4자회동의 뜻을 존중한다'는 부분은 민주당과의 합당서명 당사자인 정동영 후보와 오충일 대표의 의견을, '협상단을 구성한다'는 부분은 합당 비판세력의 반발을 수용한 것이다.

 

정 후보와 합당 비판세력 불만 '절충안'

 

이날 연석회의는 '친노' 인사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격론 속에 진행됐다.

 

유시민 전 장관은 "대선승리에 효과가 있나, 지역에서 정치적 경쟁이 사라지는 것이 과연 호남에 좋은 일인가, 두 차례 민주정부를 세워준 유권자에게 도리인가 하는 측면에서 고려해야 한다"면서 "권한을 가진 당 의결 단위에서 결정해주기 바란다, 대선 이후에 선거 전략상 효율을 뛰어넘는 민주개혁세력의 혼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김두관 전 장관은 "고민을 이해하지만, 영남 쪽에서는 전국정당을 포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시민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번 협상은 총선 공천과 무관하고, 총선이나 당권에는 띠끌만큼도 관심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대선에 정치생명을 걸었다"고 회의 참석자들을 설득했다.

 

정 후보 쪽은 "정 후보가 12일 민주당과의 4자회동 때도 오해를 우려해 '이번 합당은 총선용 통합도 아니고 공천권과는 상관없다고 강조했고, 박상천 대표와 이인제 후보도 이를 확인했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박상천 대표 등은 의석이 140:8 이기 때문에 완전히 먹히는 게 아니냐는 당내여론을 설득하기 위해 '당지도부와 각 의사 결정기구는 동등자격으로 구성한다'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상천도 총선공천과는 관계없다고 인정했다"

 

시민사회 출신 인사들을 제외한 당내 인사들은 대체로 "추후 협상과정을 지켜봐야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어쩔수 없는 것 아니냐"며 인정하는 모습이다.

 

경선과정에서 당내 친노세력을 대표한 이해찬 총리의 대변인이었던 김형주 의원은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연석회의가 고민한 흔적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후보의 위신도 지키고 재협상의 길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추후 협상과정에서 당내 우려를 어떻게 풀어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협상단이 지난 12일 4인 회동과 같은 결과를 낳았을 때는 또다른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전 지사 쪽 대변인이었던 우상호 의원은 "합당 선언을 백지화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연석회의로서는 불가피하면서도 적절한 결론을 내렸다고 본다"면서 "통합은 통합대로 밀고 가면서 여러 불만을 정치적으로 조정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불만이 많았던 세력이 주로 협상대표가 된 것 같다"며 "실무협상에서 양당이 정치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또 "정 후보가 이라크파병 연장을 반대했음에도 수도권 개혁층에서 아무런 반향이 없는 것은 일정한 지지층이 확보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며 "전통지지층인 민주당과의 세력통합 이후에, 문국현 후보의 명분을 잡으려는 전략은 잘못된 것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당내 시민사회세력 "정동영은 이인제와 문국현에 병진정책 써야"

 

당내 시민사회 세력의 반응은 이와는 큰 차이가 있다.

 

정대화 전 당대표 비서실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연대대상 1순위가 문국현 후보"이고, 2순위가 이인제 후보, 3순위가 권영길 후보인데, 순서가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면서 "이번 합당 선언은 지분배분도 문제지만, 중도개혁이라는 방향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금산분리 완화, 이라크 파병연장 찬성 주장은 중도가 아니라 사실상 한나라당과 같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이번 합당이 문국현 후보쪽과의 연대논의를 차단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정 후보가 문 후보와 이 후보에게 병진정책을 써야 한다"면서 "정 후보가 바로 문 후보를 만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12일의 합의내용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19일에 합당 신고 마무리할 방침"

 

민주당은 신당의 최고위원회 결정사항에 대해 "4인회동 합의문의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후속협상을 하자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반응했다.

 

유종필 대변인은 "민주당은 후속실무 협상에 들어가 4인 합의대로 19일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거쳐 합당신고를 마무리할 방침"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또 "신당이 협의안 변경을 시도할 경우 민주당은 일체 협상에 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신당 협상단의 입지가 넓지 않음을 보여준다. 신당의 '일단 봉합'은 양당의 협상내용에 따라 다시 터져나올 가능성은 충분한 상황이다.

 

양당은 이날 오후 첫 협상을 시작했다.


태그:#정동영, #박상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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