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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는 계절이 있으면 오는 계절이 있게 마련이다. 계절의 오고 감을 바라보면서 아쉬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쉬워하면서도 오는 계절에 대한 기대 또한 품게 마련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단풍을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붉게 타오르는 단풍을 만나고 싶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앙상한 나목들 사이로 빈 숲이 보이는 계절이 되었고, 첫눈이 내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아름다운 순간은 왜 그리도 짧은 것일까?
어서 떠나보내고 싶은 추한 것들과 떨쳐버리고 싶은 것들은 숲길을 걷다 보면 달라붙은 도깨비바늘처럼 집요하게 붙잡고, 붙잡고 싶은 것들과 간직하고 싶은 것들은 소나기 내리는 여름날 연잎에 떨어진 빗방울처럼 머물지 않고 떠나버린다.
 
언제든지 원할 때 곁에 있다면 소중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떠나 보내고 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 깨닫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지금 곁에 있을 때 소중한 것임을 알 수 있길 바라는 것이 또한 사람이다.
 
가을이라는 계절을 몇 번 맞이했고, 그 중 기억나는 가을은 몇 번이나 있을까 돌아본다.
추억으로 남아 있는 가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을 보면 내게 주어진 삶을 건성건성 살아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새봄에 연한 연록의 싹을 틔울 때 그들은 이렇게 붉게 타오르다 이내 흙으로 돌아갈 것을 알았을까? 알지 못했어도 그들은 자연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는다. 갈 때가 되면 가는 것, 올 때가 되면 오는 것이 자연이다.
 
사람도 자연인데 왜 가야 할 때가 되어도 가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것일까?
자연을 잃어버린 삶, 부자연스러운 삶으로 인해 삶의 끝자락에도 허허로이 가는 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자연스러운 삶, 그런 삶을 살아가는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대선을 앞두고 연일 쏟아지는 대선주자들의 공약 속에 입 발림으로 끝날 헛헛한 공약 말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살 수 있게 하겠다는 공약이 하나쯤은 들어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11월 16일 오전 북한산자락에서 담은 단풍사진입니다.


태그:#단풍, #기을빛,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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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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