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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안성에 있는 결식아동들 때문에 나성천 센터장(안성행복나눔지역아동센터)은 바쁘다. 결식아동 급식센터 개설을 위해 그동안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있던 안성 미양면 지역복지회관을 사용하려고 추진했던 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다가 거의 1년 만에 다시 시청으로부터 허락을 받아 움직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636명(안성시청 자료, 안성지역 내 추정인원)의 안성지역 아동들이 최소한 배를 굶지는 않아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그 일을 추진하게 만든 것이다.

 

그는 올 들어 무척 바빴다. 5월 5일 어린이날 지역아동과 가족 등 2000명을 상대로 ‘한마음가족대회’를 진행했고, 올해 안성 바우덕이 축제기간 동안 ‘결식아동 돕기를 위한 콘서트’ 를 열었으며, 올 여름방학 2박3일 동안 안성 지역아동센터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캠프’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평소 매일 실시하는 아이들과의 공부와 프로그램 진행을 게을리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청년 사역을 위해 5년 전 안성에 내려온 나 센터장은 사실 목사다. 그는 처음부터 이 길을 가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청년 사역에 관심이 많아 중앙대 후문에 밀집되어있는 원룸 촌을 선택했다. 하지만 실제로 원룸의 80%가 하숙생이 아닌 일반 가정이며, 거의 대부분이 소위 결손가정인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주변에서 아이들이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방치되는 걸 목격하면서 그 아이들을 하나둘 불러 모은 게 ‘행복공부방’으로 가는 길이었던 게다.

 

현재 오는 아이들을 보면 그 지역의 복지 필요성이 절실해진다. 기초수급자가정 6명, 한쪽 부모가정 10명, 조부모 가정 2명, 다문화가정 2명, 나머지 ‘차상위 계층’ 가정의 아이들을 포함해 약 30명의 아이들이 여기에서 삶을 견인받고 있다. 단순히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라 소외된 지역 아동들의 삶에다가 건강한 자양분을 공급하는 그야말로 센터다.  

 

이렇게 일하다 보니 그동안 전세로 있었던 교회당마저 아동을 위해 일하느라 재정적 압박을 받아 날려 버렸기에 이젠 자택에서 몇 교우와 가족이 함께 예배를 한다. 그것도 현재 자택에서 초등학생 남매를 ‘그룹홈’ 형식으로 거두고 있으니 자녀가 4명(친자녀 2명 포함)이나 되는 꼴이 되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가면서도 그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하는 것이 있다. 3학년 때 엄마로부터 버림받고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며 마음이 상처투성이였던 K군(현재 6학년 나이)이 정신적으로 건강해져서 현재 4학년에 잘 다니는 걸 보는 것이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그의 최대 보람이라 하겠다.

 

 “이런 일들을 우리 센터만 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관민이 연대해서 조직적으로 하는 날을 기대합니다. 소외계층 아이들을 방치한다면 후에 고스란히 이 사회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니 지역 차원에서 복지 기반을 하나둘 준비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안성의 각 면 단위에 복지관이 하나씩 제대로 세워져서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지역복지를 이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 센터장은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결식아동 급식센터’가 안성의 면 단위 지역복지의 첫 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성 지역의 청소년과 아동들이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웃는 그날까지 그의 걸음은 쭉 계속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인터뷰는 지난 16일 행복나눔지역아동센터 (031-676-0991 )에서 이루어졌다. 


태그:#안성행복나눔지역아동센터, #나성천, #결식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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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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