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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 뒤 자제해 왔던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 마산엠(M)호텔에서 한길클럽 초청강연을 통해 “왜 나왔는가, 한나라당 후보가 안되고 이회창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말하려 한다”면서 말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은 친정이기에 험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후보 한 사람의 잘못 때문에 한나라당 전체가 후보의 인질이 돼 버렸다. 한나라당이 왜 후보 한 사람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가. 수권정당이라고 자처한다면 과감하게 후보의 비리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저는 주사위를 던졌고 루비콘 강을 건넜고 이제 앞으로 가는 한 길 밖에 없다. 출마선언 뒤 욕설과 압박 비난이 쏟아졌지만, 개인의 명예를 생각하고 자존심을 생각했더라면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그런 정도로 나선 것이 아니다. 저에게는 정말 이번에 결단하고 나서지 않으면 살 이유가 삶의 보람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받고 있는 각종 의혹사건뿐만 아니라 대북정책 등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후보는 “남북 관계도 제대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시대가 오도록 해야 한다”면서 “앞으로 닥칠 대선 뒤 5년간에 우리가 해야 할 가장 막중한 일이다. 이것을 잘못하면 지난 10년간이 연장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

 

이 후보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된 사람이 일을 할 수 있냐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경선과정에서 보고, 그 후 상황을 보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부터 한당의 후보가 누가 되든 내가 나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2002년 대선 후 정계를 떠나서 조용히 있으면서 나라 일을 걱정했지 내가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은 적은 없다. 대선 앞두고 심각하게 고민한 끝에 한당 후보는 다음 시대를 이어서 나라를 바로 잡아갈 수 없는, 국민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후보는 의혹과 법적혐의 논란거리가 끊이지 않아"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이회창 후보는 “나라를 이끌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지도자는 정직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아야 한다”면서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바로 시인하고 새롭게 마음을 다진다면 국민은 그러한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신뢰한다. 한나라당 후보는 수십번의 위장전입이나 자녀의 위장취업, 여러 가지 부정한 자산 취득 등 여러 가지 의혹과 법적 혐의 논란거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지도자나 대통령 후보로서 나라가 들썩거릴 정도의 논의나 혐의, 이런 것들이 문제되고, 온통 나라 안에서 화제거리가 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 당사자나 한나라당으로부터 거기에 국민을 설득할만한 해명이나 설명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런 후보가 국가의 지도자로 과연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가. 앞으로 다가올 5년은 대통령 힘이나 추종세력으로 나라를 열 수 없다. 온 국민이 뭉쳐서 이 사람 밑에서 어려운 시기를 뚫고 나가겠다는, 그러는 정열이 나오고 신뢰가 나와야 이 나라의 앞길을 열어갈 수 있는 시대가 온다. 과연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남북문제에 있어 한나라당 후보의 원칙과 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햇볕정책의 아류와 같은 평화비전을 새로운 정책이라 해서 내놓았다. 저는 그것을 즉각 비판했다. 그 비전이 나왔을 때 한나라당 후보는 제가 주장해 왔던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

 

이어 이 후보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로 했을 때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가서 북핵폐기문제보다 평화선언이 의제라고 말했다. 그것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기왕 가기로 했으니까 잘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평화선언이라는 말이 나온다. 한나라당은 북핵폐기는 어디로 간데없고 평화종전선언으로 가야한다고 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도 북핵폐기 후에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사국이 합의한다면 그 전이라고 할 수 있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것은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논평과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후보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다"

 

또 그는 “(이명박 후보는) 햇볕 정책에 대해서도 폐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뒤에 잘못 보도된 것이라고 변명했지만 어쨌든 보도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회창 후보는 “소위 'MB독트린'이라는 한반도 구상의 내용을 보면 북핵폐기를 어떤 방식으로 유도하겠다는 말은 없고, 북이 핵을 포기하면 이러이러한 경협 지원을 하겠다는 장밋빛 구상만 나열해 놓았다"고 지적.

 

그러면서 그는 “간혹 저에게 당신은 남북관계와 국가 정체성 등에 있어 한나라당 후보와 차별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데, 일일이 거론해서 마치 둘이서 싸움박질 하는 것처럼 보이기 싫어서 안했다”면서 “앞으로 5년을 이런 식의 철학과 사고를 가지고는 이 나라를 이끌어서 정권교체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끌 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 후보는 보수가 아니고 진보도 아니다. 그는 상황에 따라서 편리한대로 입장을 바꾸고 말하는 정치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일부 보수단체에서 이념을 내세워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고 저를 공격하는데,  이 분들은 진정 이 나라를 구하기 위해 필요한 보수의 원칙이 무엇이고 보수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러분이 원하는 시대를 위한 정권교체를 원한다면 이회창을 뽑아야 한다”면서 “두 사람의 지지율이 어떻게 해서 불안하다고 하는데, 이회창을 확실히 지지하면 분열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기자간담회에서 “출마선언하면서 했던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 아직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정권교체의 대의를 위해 처음 했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올바른 정권교체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BBK 사건에 대해 이 후보는 “검찰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빨리 조사하라는 것이다. 정국이 난리를 떨고 국가가 발칵 뒤집어 질 것처럼 하는데, 그러지 말고 조사할 건 하고 속시원하게 밝힐 건 밝혀야 한다. 검찰이 공정하고 신속하게 하는 것이 나라를 편안하게 하는 길이다”고 말했다.

 

"BBK 사건, 검찰이 공정하게 신속하게 해야"

 

“이명박 후보가 항상 문은 열려 있고 이회창 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에는 반대하며 현실적으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가 그렇게 이야기 했다는 것은 그 분의 생각이겠죠”라고 대답했다..

 

“심대평 후보와 단일화를 위해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 구체적으로 이번 주에 어떻게 할 것이냐는 말하기 어렵다. 진전이 있으면 말하겠다”라고 대답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김진옥 경남도의원(의령1, 한나라당)과 이연근 전 경남도교육위원, 김은하 전 진주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하지은 양(경남대 영어영문학)이 꽃다발을 증정했다.

 

한길클럽 고문인 이우태 경남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이 나라가 정직한 사람이 잘 사는 사회, 법과 원칙이 통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를 꿈꾸어 왔다”면서 “이런 나라를 바로 세우고 번영을 이루는 데는 이회창 선생 밖에 없다. 유사 이래 정직하고 깨끗하고 검증된 분은 이 분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연에 앞서 6․25 전쟁 실명자 가족 집단촌인 마산 광명촌을 방문했으며, 강연 이후 창원공단 내 우주기전을 방문했다.


태그:#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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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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