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를 앞둔 학교를 방문하기 위해, 앞으로 입주해야 할 우리 집을 방문하기 위해 강화도에 있는 오마이스쿨을 찾아가기로 맘먹고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집을 나섰다. 며칠 있으면 11월 24일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학교(오마이스쿨) 개교식이 있기 때문에 입주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우리 집을 보고 싶은 마음에 학교를 찾아갔다. 얼마나 우리 집이 예쁘게 지어졌을까 하는 마음으로 내비게이션에 신성초등학교를 입력했으나 폐교가 된 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나올 리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신성면사무소를 입력하고 면사무소에 도착하면 물어볼 요량으로 출발했다. 18년 전 새로운 아파트를 분양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몇 번을 아파트 골조가 올라가는 걸 보러 왔던 때처럼 우리 집을 빨리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나도 모르게 속도를 내고 있었다.
초지대교를 지나자 초지진이 눈앞에 나타난다. 나는 그곳으로 들어가 안내소에 들려서 강화도 지도를 얻으면서 안내하시는 분에게 폐교된 신성초등학교(현 오마이스쿨) 위치를 물어봤다. 아저씨는 친절하게도 자세히 가르쳐 준다. "면사무소까지 가려면 한참을 더 가야 하니 내가 알려준 대로 가면 금방 도착할 거예요." 아저씨께서 가르쳐 준대로 찾아갔다. 구재이 버스정류장을 지나자마자 방앗간을 끼고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워낙 작은 골목이라서 보질 못하고 지나가 버렸다. 학교를 알리는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공사가 한창인 학교를 지나쳤던 것이다.
한참을 가다 동네 할아버지를 만나서 물어봤더니 그곳을 가는 중인데 자신을 태우고 가면 알려줄테니 태우고 가라 하신다. 그래서 친절한 할아버지를 모시고 차를 돌려 목적지를 향해 갔다. 할아버지께 어디 사시냐고 물어보니 불온리에 사신단다. "그곳엔 왜 가슈? 지금 한참 공사중인디"라며 의아해 하신다. 학교 앞에 있는 교회에 점심을 드시러 가는 길이란다. 아니나 다를까, 시민기자학교 마당 우측으로 작은 교회가 보인다. 그러니 할아버지를 모시고 와서 제대로 찾아온 것이다. 학교 마당을 들어서자 공사가 한참 진행 중이다. 학교가 문을 닫은 지 10년이 넘었으면 왠지 스산하지 않을까 염려했었는데 아담하고 포근해 보인다. 오마이뉴스에서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고 가꾸고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아~! 이곳이 앞으로 우리가 자주 찾아와 교육도 받고 자료도 찾아보며 독자들에게 멋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교육장이구나 생각하니 이제는 우리도 남의 집을 빌려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고 우리 집에서 편안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만남의 장소로 가족적인 분위기가 되리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직 정리가 덜 된 상태이지만 계단을 따라올라 가보니 일하시는 분들이 보인다. 그런데 어디선가 본 듯한 낮익은 얼굴이 보인다. 예전에 외국어대 시민기자 교육 때 봤던 교육 사업팀 최진희 팀장이다. 팀장이 "어떻게 오셨나요?"라고 물어보기에 "아 네, 시민기자 ○○○입니다. 입주를 앞두고 집을 보러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반가이 맞아준다.
팀장 역시 개교식을 앞두고 공사가 얼마나 잘 되어 가는지 집을 둘러보러 왔단다. 공사 중인 이곳저곳을 안내하며 자세히 알려준다. 하나하나 자연 친화적인 것에 가까운 재료들을 쓰려고 노력했고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잘 살려 인테리어를 하고 있다는 팀장의 말을 듣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있었다. 오마이스쿨을 세우기까지 마을 어르신들과 이런저런 작은 일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모두 잘 해결되어 멋진 우리 집이 우뚝 서게 되었단다. 개교식이 있는 날 마을 주민들을 초대하여 마을 잔치를 열 예정이란다. 농한기라서인지 대부분의 마을 주민들이 참석하여 화합의 잔치를 열게 된다 하니 머잖아 오마이스쿨도 넙성리 마을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어본다.
그동안 애쓴 오마이뉴스 관계자들이 모든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독자와 시민기자들에게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드린다. 이것이 바로 오마이뉴스의 기본 정신이 아닌가 싶다. 학교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나오는데 최진희 교육 사업팀장의 얘기가 생각나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 "앞으로 우리 집 많이 사랑해 주시고 겨울에 수도꼭지는 얼지 않았는지, 전기는 잘 들어오는지 자주 살펴보러 오세요"라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 우리들의 보금자리인 오마이스쿨은 우리 모두가 주인이 아닌가. 가꾸고 사랑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오마이스쿨 개교식은 2007년 11월 24일 토요일 오후 1시 30분에 불은면 넙성리(옛 신성초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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