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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가 추진하고 있는 '빅3' 대통령후보 초청 TV토론(12월 1~2일)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 이명박·무소속 이회창 후보 모두 TV토론 출연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고, TV토론에서 배제된 창조한국당 문국현·민주노동당 권영길·민주당 이인제 등 군소후보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KBS와 MBC는 15일 이명박·이회창·정동영 세 후보 측에 TV토론 출연을 수락해줄 것을 요청했는데 20일 현재 정동영 후보를 제외한 두 후보가 출연하겠다는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가의 소식통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 TV토론이 이명박 후보의 유세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고 ▲ 문국현·권영길 후보가 법원에 'TV토론 진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이명박 불참'의 핑계를 댔고, 이회창 캠프는 "KBS·MBC 이외에도 SBS까지 TV토론 출연을 요청하고 있어 모든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한다.

 

문국현 후보와 권영길 후보는 KBS·MBC가 TV토론 초청 대상을 여론조사 지지율 10% 이상의 후보로 한정한 것에 불만을 품고 20일과 21일 각각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토론회 진행중지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고, 뒤늦게 TV토론 유치 경쟁에 뛰어든 SBS가 "우리도 KBS·MBC처럼 두 번의 TV토론을 유치해야 겠다"며 후보들의 출연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과 이회창 캠프에서도 '빅3' TV토론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박형준 대변인이 "민노당이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고, 조해진 공보특보도 "TV는 아주 감성적인 매체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 토론 시간과 진행방식· 내용 등에서 방송사와 협상할 게 많다"고 답했다.

 

이회창 캠프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회창 후보의 이영덕 공보팀장은 "KBS·MBC가 합동으로 두 번을 하겠다고 하니 SBS도 TV토론을 두 번 하자고 한다. 그렇게 되면 며칠 새 토론을 400분이나 해야 할 상황"이라며 "출연을 적극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예정됐던 날(12월1~2일)로부터 4일 후 중앙선관위가 주관하는 TV토론이 줄줄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이러한 이유 외에도 미디어 노출을 최대한 피하려는 이명박·이회창 두 후보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이들이 차일피일 TV출연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명박 후보는 40% 안팎의 지지율을 구가하는 상황에서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을 게 뻔한 TV토론에 자주 나설 필요가 없다는 속내가 엿보이고, 이회창 후보의 경우 사실상 '경선 불복'을 했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TV토론 출연의 득실 계산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한 방송국의 관계자는 "이회창 후보의 경우 특히 이명박 후보와의 맞대결을 부담스러워 하는 인상을 주고 있고, 이명박 후보 측은 '이회창이 안 나오면 정동영 후보와 1대1 토론을 해야 하는데 1위와 3위의 맞토론은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KBS 선거방송팀의 안주식 PD는 "이회창·이명박 두 후보 측이 '내부 검토중'이라는 말만 하고 TV토론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는 상태"라며 "아직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너무 채근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그:#이명박, #이회창, #권영길,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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