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0일 오후 대전 KAIST 창의학습관에서  대전과 일본 오사카의 대기환경 시민운동 관계자들이 '대기환경시민운동 국제 심포지움'을 열고 있다.
 20일 오후 대전 KAIST 창의학습관에서 대전과 일본 오사카의 대기환경 시민운동 관계자들이 '대기환경시민운동 국제 심포지움'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 상황 1.

지난 2월 국내 최초의 대기오염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서울대기오염 소송이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정부와 서울시, 자동차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 소송원고들은 천식, 만성기관지염, 천식성 기관지염, 만성 폐색성 폐질환, 폐기종 등 호흡기 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20일 대전·오사카 국제심포지움에 참석한 서울대기오염소송추진단 이영기 변호사는 "자동차 배출가스와 기관지 천식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해 낼 것"이라며 "이미 나와 있는 역학조사 결과와 일본 도쿄 소송결과로 볼 때 충분히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도쿄 대기소송이 종결됐다. 이를 통해 자동차배기가스에 의한 건강피해가 인정됐다. 이는 또 40년동안 진행되온 일본 대기오염 재판투쟁의 종결선언선언이기도 했다.

이 소송을 함께해 온 무라마츠 아키오 변호사는 이날 심포지움에서 "대기환경은 사람의 생명과 관계되는 소중한 문제"라며 "주민에 의한 환경 측정과 감시, 충고가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 상황 2.

'간이캡슐 측정법'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정확성으로 시민들의 대기오염에 관심과 참여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오염도 측정을 위해 도로변에 간이캡슐을 부착하고 있는 모습.
 '간이캡슐 측정법'은 저렴한 비용과 높은 정확성으로 시민들의 대기오염에 관심과 참여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오염도 측정을 위해 도로변에 간이캡슐을 부착하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이산화 질소 농도: 타임월드사거리 47.27ppb, 삼천교사거리가 46.77ppb 등 40ppb 초과지역 16곳."

최근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지역 194개 지점에 100개의 캡슐을 부착해 얻은 대기오염모니터링 결과를 내놓았다. 

초·중·고 학생과 직장인, 주부 등 일반시민들이 자신들이 살고 있는 인근 지역 주요장소에 이산화질소 간이측정 캡슐(Passive sampler)를 설치, 수거해 분석하는 방법이 사용됐다.
이는 대전시의 기준치인 70ppb를 넘지는 않았지만 일본의 기준치인 40ppb를 초과하는 결과로 '위험 수위'임을 재확인시켰다.

녹색연합이 지난 해 벌인 대전시 평균 이산화질소(NO2) 농도는 52.19ppb로 같은 시간 일본 오사카시의 43.99ppb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인구 145만의 대전이 일본 대표적인 공업도시로 인구 270만이 살고 있는 오사카보다 대기오염 정도가 높게 나타난 것이어서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앞서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2005년 국 최초로 30일간 연속, 이산화질소 장기조사를 벌인바 있다. 이때도 시민 간이측정 조사방식이 사용됐다. 조사결과 대전지역의 이산화질소 평균농도는 39.9ppb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시기 대전시자동측정망 평균 농도는 13.72ppb로 큰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대전시 기준치(24시간)인 70ppb를 초과한 곳이 조사캡슐 (1105개) 중 64개에 달했다.

여러 지표들은 대전시 대기오염이 '위험 수위'를 이미 벗어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간이캡슐측정법'을 이용해 오사카 전역을 500m에서 1km크기로 나눠 대기오염 정도를 그린 분석도
 '간이캡슐측정법'을 이용해 오사카 전역을 500m에서 1km크기로 나눠 대기오염 정도를 그린 분석도
ⓒ 오마이뉴스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조사에 참여한 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대전시에 보내는 제안서를 통해 "대기오염과 환경파괴의 주범이 자가용이라는 것이 드러난 만큼 경각심을 갖고 대중교통과 친환경적인 자전거에 많은 관심과 관련 정책을 펼쳐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때마다 대전시는  반발했다. "간이캡슐 측정방법은 측정결과의 오차범위가 크고 측정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져 환경부에서 공인한 대기오염 공정시험방법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시민들의 환경인식에 혼선을 초래함은 물론 우리시 환경행정에 대한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상황 3.

21일 오후 대전 KAIST 창의학습관.  대전과 일본 오사카의 대기환경 시민운동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주최로 '대기환경시민운동 국제 심포지움' 이 열린 것.

이 자리에서 일본 공해환경측정연구회 구시모토 사무국장은 '간이캡슐 측정방법 신뢰도 연구' 주제발표를 통해 "일본에서도 10년 전 일본 행정당국으로 부터 '제대로 된 측정법이 아니어서 신뢰할 수 없다'는 대접을 받은 바 있다"며 "하지만 지난 1997년 일본 환경청으로부터 공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구시모토 사무국장은 "이미 일본에서 10년 전 저렴한 비용과 정확성으로 공인된 간이캡슐 측정방식을 한국 행정당국이 다시 문제 삼는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수 년동안 녹색연합과 간이캡슐 조사분석을 하고 있는 대전대 김선태 교수는 " 한마디로 간이캡슐 측정방식은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이미 이산화질소 산이측정기 환산계수 평가실험과 국립환경과학원의 평가를 통해 정확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대전녹색연합이 대기오염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전녹색연합이 대기오염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심규상

관련사진보기


그는 "간이캡슐측정법은 구조가 간단하고 가격이 저렴해 누구나 사용가능하면서도 매우 안정적인 방법"이라며 "공간적 분포 파악을 위한 목적으로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행정이 주로 사용하는 습식법의 경우 장비가격이 수백만 원대에 달하고 구조가 복잡한 반면 간이캡슐측정법은 개당 1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결과 또한 습식법이 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 신정철 대기보전담당은 "대전시에서는 자동측정망을 통해 대기질을 조사해 오고 있다"며 "올해 9월 말까지 조사결과도 매우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녹색연합의 간이캡슐 조사는 대전시가 감당하지 못하는 곳을 선정해 상당히 의미있다고 본다"며 "대전외 타 지역까지도 설치운영 방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대전시가 서로의 결과를 인정하고 보다 더 나은 대기환경조성을 위한 정책자료로 활동하는 것이 옳다"며 "오늘 토론회를 끝으로 측정법의 신뢰도에 대한 공방을 끝내고 대전 대기환경의 심각성을 받아 들여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KAIST 창의학습관 터먼홀에서는 '대전-오사카 이산화질소 간이 측정 시민운동'을 주제로 4시간여 동안 동시통역 방식으로 '대전·오사카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일본 '오사카 공해를 없애는회'는 대전과 오사카에서 매년 이산화질소 간이측정 운동을 공동으로 벌이고 있다.   


태그:#대전녹색연합, #대전·오사카 , #간이캡슐측정법, #대기오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