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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 사인회에 40대 아저씨들도 오세요"
ⓒ ohmy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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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미' 원더걸스 예은, 선미, 선예, 소희, 유빈(왼쪽부터).
 '텔미' 원더걸스 예은, 선미, 선예, 소희, 유빈(왼쪽부터).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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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밖에 안 됐다, '텔미'가 나온 게. 원더걸스는 올 2월에 싱글 'The wonder begins'를 냈고, 9월12일에 데뷔 앨범 'The Wonder Years'를 발매했다. 여기 실린 타이틀 곡이 '텔미(tell me)'다.

그런데 이 '난리'다. 어딜 가나 '텔미'고 어딜 가나 '텔미'춤이다. 인터넷은 온통 '텔미 안무 배우기' 열풍이었고, 이미 배운 이들은 너도나도 '텔미' 춤을 추는 모습을 찍어 올렸다. 남은 이들은 이 텔미 UCC를 보며 키득거렸다. 어쩌면 요즘 방송은 둘로 나뉠지 모르겠다. 원더걸스가 나온 방송과 원더걸스가 나오지 않은 방송.

순식간에 대한민국에 귀 있는 모든 소년, 소녀뿐만 아니라 아줌마, 아저씨들까지 사로잡은 이 놀라운 소녀들, 30대 40대 아저씨들도 팬 사인회에 동원하는 '원더걸스'를 지난 19일 저녁 청담동에 있는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실에서 만났다. 민선예(18), 선미(15), 안소희(15), 박예은(18), 김유빈(19). 중3 둘에, 고3 둘, 그리고 대학생 한 명이다.

이들은 '텔미'를 하루에 예닐곱 번은 부른다고 했다. 물론 입만 벙긋벙긋하는 립싱크가 아니다. 진짜 부른다. 그러다 보니 정말 '리얼'한 일이 벌어진다. 노래하다 속칭 '삑사리'도 난다. 그러면 또 그게 뉴스가 된다. 원더걸스 멤버들은 '텔 미'와 원더걸스가 이토록 인기 폭발할 지 데뷔 전에 알았을까? 다들 펄쩍 뛰었다. "(다 같이) 아뇨."

"(선예) 저희 피디님께서도 말씀하시지만, 노래가 이렇게까지 뜰 줄 몰랐다. 원더걸스도……. 너네 이렇게 뜰 줄 몰랐다 말씀하시더라구요.(웃음)"
"(예은) JYP 분들이 1집에서 반응을 얻기보단, 점차적으로 반응을 얻은 분들이 많거든요. 그런데 저희 '텔미'가 1집이잖아요. 너무 갑자기 큰 사랑을 받아서 피디님이 깜짝 놀라셨다고, 저희가 이렇게 빨리 뜰 줄 모르고, 천천히 뜰 줄 알았는데 갑자기 빨리 떠버린 거죠."

원더걸스 선예.
 원더걸스 선예.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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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멤버들은 '텔미' 인기와 매력을 이렇게 정리했다.

"(소희) 중독성이 강한 거 같아요. 후렴구도 중독성이 강해서 귀에 많이 들어온다고도 하시고요. 굉장히 리듬이 굉장히 신나잖아요. 접해보지 않은 음악이어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는 거 같아요."
"(선예) 안무나 이런 게 눈에 딱 들어오기 때문에도요. 무대에서 화려한 의상이나 콘셉트 자체가 되게 특이하고, 또 눈에 팍 뜨이기 때문에 그런 걸 좋아해주셔서 많이 사랑해주시는 거 같아요."

태어나 "응애"했을 때부터 노래를?


처음 자신들이 부를 노래로 '텔미'를 들었을 때, 원더걸스 멤버들은 어땠을까?
"(선미) 처음에 딱 들었을 땐 '아. 너무 좋아' 이건 아니었어요. 딱 처음 들었을 땐. 그런데 자꾸 듣다보니까 흥얼거리게 되고, 안무를 배우다 보니까 흥얼거리게 된 거 같아요.
"(유빈) 저희도 다 듣고 너무 좋아했죠. 너무 신나고 즐거워서."

하지만 지금 너무나 유명한 그 '텔미' 춤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원래 연습한 춤은 이게 아니었다. 하지만 뮤직비디오를 찍기 6시간 전, 갑자기 안무가 바뀌었다. 다시 연습해야 했다. 아득했다. 리더 선예는 눈물을 다 흘렸다. 하지만 다 같이 미친 듯이 연습하고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살랑살랑 춤을 추고, 팔찌 춤을 추었다. 원더우먼이 따로 없었다.

이들은 하나 같이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다. 일찍부터 그 꿈을 준비했다. 리더인 선예는 2001년에 JYP 연습생이 됐다. SBS '박진영의 영재육성프로젝트, 99%의 도전'에서 박진영에게 뽑힌 소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선미와 소희는 2005년인 중1때 JYP 연습생으로 뽑혔다. 예은은 올해 초 MTV에서 실시한 다섯 번째 원더걸스 멤버를 뽑는 오디션에서 뽑혔다.

선예가 말했다.
"전 이거 아니면 없었을 거 같아요. 저는 태어났을 때부터 '응애' 했을 때부터 노래를 하지 않았을까(웃음)."

다른 멤버들도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뿐 아니다. 소희는 배우가 되는 꿈도 꾸는 중이다. 이미 영화 하나를 찍었다. 김민희, 이미숙과 같이 연기한 <뜨거운 것이 좋아>다. 이제 곧 개봉한다.

원더걸스 선미.
 원더걸스 선미.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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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원더걸스이기 전에 가수이기 전에, 서로가 생각하는 원더걸스 멤버들의 매력은 뭘까?

"(예은) 선미는요. 굉장히 꽃사슴 같은, 미의 여신 같은……. (4차원 꽃사슴인가요?) 그렇죠. 정말 보기엔 너무 예쁘잖아요. 정말 인형 같고. 그래서? 정말 '아. 예쁘다' 그러는데, 입을 열면, 4차원 같은 말이 막 쏟아져 나오니까, (나오니까?) 사람들이 거기에 한 번 더 빠지게 되는 거 같아요. 정말 보라색 같은 선미입니다."

실제 선미는 이제 '4차원소녀'로 유명하다. 엉뚱한 생각과 엉뚱한 소릴 해서다. 한 멤버는 선미더러 아예 '365차원 소녀'라고 했다. 선미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저, 아닌데……. 제가요. 다른 생각을 하는 건 아니고요. 뭐 지구의 미래라든지 아니면……. (지구의 미래요?) 지금 지구 온난화가 너무 심해져서, 되게 방송 보니까, 돌연변이 생명체도 나오고 빙하가 녹고 있고 해수면도 막 높아지잖아요. 걱정이죠."

설마 진담? 맞았다. 왜 4차원 소리가 나오는지 알겠다.

"(선미) 선예 언니는요. 보면 체구도 작고 되게 연약해 보이는데 실은 정말 강하거든요. 감싸는 능력 같은 거나…… (보기와 달라요?) 리더십 같은 거 되게 뛰어나고요. 생각하는 게 되게 어른스러워서, 저희한테 많은 가르침을 주는 거 같아요. 저희들이 미안할 때도 되게 많고요. 그때마다 이래요. 리더는 참는 거라고 하더라구요."

"(선예) 유빈 언니는 저보다 한 살이 위잖아요. 처음엔 새로 영입되는 멤버가 저보다 한 살이 많단 얘기 들었을 땐 걱정도 좀 했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 같이 지내보니까 너무 감사해요. 제가 부족해서 미처 동생들을 감싸주지 못하는 것도 생각해주기 때문에 너무 고마워요."

"(유빈) 소희양은 겉으로 봤을 땐 너무 귀엽고 토끼 같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성격이 정말 좋아요. 안 보이는 곳에서 챙겨주고 그런 편이라서. 정말 막내 같지 않은, 언니 같은 막내라서 제가 맏언니지만 든든한 거 같아요."
"(소희) 예은 언니는요. 선예 언니와 또 다른 파워풀한 보이스 매력이 강한데요. 언니여서 그런지, 동생들을 많이 챙겨줘요. 배려하고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넓어서 그런 점이 굉장히 고맙고."

JYP 연습실 한 쪽에 이런 문구가 붙어있다.  'JYPE 비전'에 따르면, "리더는 깨끗해야 한다. 존경받는다. 연구한다. 변화한다. 듣는다. 시스템으로 일한다. 꿈이 크다." 또 있다. 'JYPE 스타일'은 말한다. "모든 일엔 책임자가 있다. 모든 일엔 데드라인이 있다……. 모든 일은 시스템 속에서 한다." 하나 같이 사람 됨됨이를 강조하는 구절이다. 박진영도 그런 말을 했다. 사람을 뽑을 때, 노래나 춤 실력보다 그 '사람'을 본다.

원더걸스 소희.
 원더걸스 소희.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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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예) 재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 사람 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성공이라는 그런 거를 정말 가지려면 기초부터 탄탄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박진영 피디님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고요."

새벽 3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나도 좋아 좋아

원더걸스는 어떨 때 가장 기쁠까? 눈을 반짝이며 선미가 말했다.

"(선미) '텔미'를 들으시고 되게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보거나, 저희 이야기할 때가 제일 좋아요. (어떻게요?) (팔꿈치로 다른 멤버를 살짝 찌르며) 야야. 우리 알아봐(웃음)."
"(선예) 이번에 우리 영상 떴어."
"(선미) 지나가다 텔미 벨 소리가 울릴 때나, 무대 위에서 저희 이름 불러주실 때, 텔미 따라 불러주실 때."
"(선예) 방송에 되게 많이 나오더라구요. 저희가 출연하지 않은 방송에서도 저희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되게 많이 봤어요. 그게 되게 신기하고."

하지만 이들은 아직 10대다. 학교도 다녀야 한다. 그런데 힘들지 않을까? 아직 친구들이랑 수다 떨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나이 아닌가?

"(소희) (특유의 무표정으로) 아뇨. 그만큼 저희 노래 많이 좋아해주시고, 그만큼 저희가 많이 알려졌단 거니까 감사하고, 너무 좋아요."
"(선예) 뭐든지 다 힘들잖아요. 솔직히 안 힘든 일은 없잖아요. 저흰 저희가 하고 싶은 일을 어린 나이에 일찍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만도 감사할 일인 거 같고요. 힘들더라도 이겨내면서 나가는 게 저희 몫인 거 같고요. 그래야 될 일인 거 같고요. 그래서 특별히 힘들다 고민하거나 생각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힘들면 힘든 대로 받아들이고."

힘들 때 이겨내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선예) 저 같은 경우는 힘든 걸 이겨내고 하기보다, 힘든 걸 그냥 받아들여요. 어차피 지나가면 추억으로 남을 일이고, 아예 기억도 안 날 일인데 지금은 사실 힘든 거잖아요.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이 일이 지나면 나는 더 자라있겠지.' 희망적인 긍정적인 마인드로 생각해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일 듯 했다. 이들은 "가족들을 자주 못 볼 때(유빈)" 힘들고, "잠을 못 자서(예은)" 힘들고, "제 자신을 못 이겨서(선미)" 힘들다고 했다. 조금만 더 잤으면 하는 생각이 새록새록 들지만, 1분1초라도 더 눈을 감아야겠단 굳은 일념으로 조금만 시간이 있어도 눈을 감는다며 웃었다.

그럴 만 했다. 스케줄이 많을 때는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 하고 하루 종일 뛴 뒤 새벽 3시에 잠이 들었다. 물론 또 다섯 시에 일어나고.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원더걸스'라고 할까. 정말 확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든 적이 없냐고 하자 선예가 딱 잘라 말했다.

원더걸스 예은.
 원더걸스 예은.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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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이 생긴다는 것 자체는 자만심이 벌써 생겼다는 증거인 거 같고요. 그런 마음은 아직 없는 거 같아요." 예은이 보탰다. "한창 열심히 할 때니까요." 선예가 또 보탰다. "그럼요. 뭘 했다고." 예은이 정리했다. "저희가 하고 싶은 일 하다보니까 엔돌핀이 솟아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선미는 다른 이유로 힘들 것 같은데?
"(선미) 저희가 헤어스프레이를 많이 써가지고요. 프레온 가스가 분출이 돼서 오존층이 구멍 날 때……(웃음). (다들 진지하게 쳐다보자) 아이. 농담이고요."
다들 한 목소리로 말했다. "농담이 아닌 거 같아."

박진영 VS 원더걸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그런데 박진영도 최근 6년 만에 컴백했다. 7집 앨범을 들고. 원더걸스와 한 무대에 서고, 서로 자신의 노래로 경쟁도 하게 됐다. 그렇다면 이들이 보는 박진영은 어떨까?

"(소희) 같은 무대 섰는데, 저희도 너무 떨렸어요. 내가 PD님이랑 같은 무대 서는구나. 박진영 선배님이랑 같은 무대 서는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고 너무 기뻤어요."
'니가 사는 그 집' 노래가 어떠냐고 묻자 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좋아요."

설마? 그 노래 가사가 딴 남자와 결혼해 애 낳은 여자를 그리는 이야기던데? 이해가 가나?
"(선미) 저희들한테 녹음실에서 들려주셨어요. '키스'랑 '니가 사는 그 집'을 들려주시고, "선미야. 넌 어떤 게 좋아?" 물어보시는데, "(우는 목소리로) 가사가 뭔지 모르겠어요." 이런 대답을 했던 거 같아요. (안 골랐어요?) 저는 '키스'가 좋다고 했어요."

그런데 '키스', 좀 야하지 않나? 뮤직비디오는 그야말로 섹시했는데?
"(선예) 야하단 표현보단 섹시하단 표현이 더 어울릴 거 같은데, '섹시하다'라는 그런 표현이 없으면 박진영 PD님이 아닐 거 같구요."
"(예은) 비트나 리듬이 워낙 신이 나기 때문에, 가사는 아직 저희가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지만, 리듬에 몸을 싣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박진영이 부른 노래와 원더걸스 노래가 붙으면 어떡하나? 누가 이길까? 선예가 딱 잘라 말했다.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거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무서운 소녀들이다.

원더걸스 목표, 우주 정복?


원더걸스 유빈.
 원더걸스 유빈.
ⓒ 오마이뉴스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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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자신들의 길고 짧은 건? 스스로에겐 냉정했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 아쉬운 걸로 "파워가 부족(선예)"하다거나 "손이나 느낌이라던지 이런 동작이 잘 안 된다(선미)"거나, "보컬(유빈)"이라거나, "손도 부정확하고 느낌을 잘 못 찾아 안무 연습을 더 해야 한다"거나, "춤하고 노래(소희)"를 꼽았다. 안 되면 연습하다 야단도 맞지 않냐고 하자, 선미가 정색을 하고 말했다.

"아니요. 선예 언니는 야단은 안 치는데, 죽을 때까지 시켜요. 소희랑 저랑 '키스'를 연습했는데, 정말 그 동작만 죽을 때까지 계속 시키는 거예요.:
선예가 큰 소리로 웃었다.

"(선예) 그렇게 하다보면 오늘은 안 되도 다음 날은 되거든요."
"(예은) 누구나 다 그런 것 같아요. 지금 데뷔하신 선배님들도 다 자기 스스로 느끼기엔 부족한 게 있지 않을까. 난 끝났어. 난 최고야. 이게 없잖아요."
"(선예) 예술 자체는 그런 게 없다고 보거든요. 언제나 부족하다고 느끼니까 연습을 하는 거고요. 더 많이 느끼고 실감하시는 분들은 더 하시는 거고요."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거나, 목표가 되는 사람은?
"(선예) 꼭 집어서 말하긴 그렇고요. 누군가가 '아. 난 원더걸스처럼 돼야지'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요."
그렇다면 원더걸스 목표는?
"(선미) (웃으며) '우주 정복'입니다."

"(예은) 다 그렇죠."
"(선예) 목표는 언제나 크게 가지는 게 좋기 때문에요. 리더는 꿈이 크다."
"(예은) 멋진 말을 들었는데요. 호랑이를 그리려고 그려도 고양이가 나온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런데 고양이를 그리려고 하면 뭐가 나오겠냐. 그러니까 꿈을 크게 가져라."

과연 '원더걸스'다. 그러게 그런 말이 있지 않나? 소녀들이여, 야망을 가져라.

지난 9월12일 발매한 원더걸스 1집 앨범 ‘The Wonder Years’ .
 지난 9월12일 발매한 원더걸스 1집 앨범 ‘The Wonder Years’ .
ⓒ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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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원더걸스, #텔미, #민선예, #안소희, #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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