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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이동판매대의 커피 한 잔 값은 3천원으로 깁밥 3줄 값에 버금간다.
 KTX 이동판매대의 커피 한 잔 값은 3천원으로 깁밥 3줄 값에 버금간다.
ⓒ 최오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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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토요일) 용산역에서 아내와 함께 목포로 가는 KTX 기차에 올랐다. 개찰을 하고 밖으로 나가 기차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체감 온도는 한층 더 낮았다.

플랫폼에서 추위에 떨며 기차를 기다렸으나, 기차가 5분이나 늦게 도착을 했다. 승객들은 갑작스런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떨어야 했고 심장이 좋지 않은 아내는 입술이 파래져 있었다. 기차가 늦으면 개찰을 늦추어 고객이 추위에 떨지 않게 하여야 하지 않았을까?

초고속 기차인 KTX는 고객의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구호만 요란할 뿐, 정작 그 운영은 기본적인 정보사항 하나 제대로 고객에게 전달을 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바람에 11시 55분발 기차는 시발역인 용산역을 5분이나 늦게 출발했다.

서울을 벗어나 점심 때가 되어 우리는 아내가 사온 김밥 3줄을 꺼내어 식사를 했다. 그 때 마침 이동판매원이 지나 갔다. 가뜩이나 용산역에서 추위에 떨었던지라 따뜻한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하여 주문을 했더니 한 잔에 3천원이라고 한다. 2천원 정도 예상 했던 아내는 비싼 커피 값에 혀를 내두르며 한 잔만 시키라고 한다.

김밥 3줄(1줄에 1천원)이면 웬만한 사람 3인분에 해당하는 식사분량인데, 커피 한잔에 3천원이라고 하니 아내가 놀랄 만도 하다. 그러니 따지고보면 KTX의 커피 한 잔 값은 김밥 3인분에 해당하는 가격인 셈이다. 김밥 옆에 비싼 커피 잔을 놓고 식사를 하는데, 아내는 비싼 커피 값 때문에 김밥이 자꾸 목에 걸려 잘 넘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커피가격은 때와 장소에 따라 정해진다. 특급호텔 커피숍 같은 곳에서는 커피 한 잔에 1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호텔 커피숍은 시설, 위치 등 그 원가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승차요금 같은 자리 값을 별도로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호텔 이용자들은 대부분 커피 값에 자리 값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인식하며 가격에 대한 충격을 받지는 않는다.

이에 비하면 KTX는 거의 항공요금에 가까운 비싼 승차요금을 지불하므로 자리 값을 톡톡히 치른 셈이다. 서울-목포간 항공료은 일반석이 6만8900원이고, KTX의 일반석요금은 4만3300원이다. 그러나 비행기는 기차보다 훨씬 빠르고, 비싼 자리 값 만큼 때맞춰 식사도 제공하고, 커피는 물론 주스, 와인 등 음료를 무료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원두커피 한 잔의 재료원가는 얼마나 될까? 원두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약 7g의 재료비는 잔당 140원에서 최고급의 경우에도 300원 수준이라고 한다. 거기에 끓인 물을 더하고, 우유와 설탕, 쿠키 한 조각을 더한다고 해도 직접 제조원가는 200~400원 선 정도 된다는 업계의 주장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판매대시설 등 간접 제조원가를 감안한다고 해도 KTX의 커피 한잔 값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비하면 김밥은 얼마나 정성이 들어가는가! 벌써 재료만 해도 김, 쌀밥, 야채, 단무지, 계란 등 5~6가지나 되고, 이 재료를 조합을 하여 김으로 말고, 다시 칼로 썰어서 서비스를 한다. 거기에 인건비, 건물 임대료, 시설비, 인테리어 비용을 감안 하면 김밥 한줄의 제조원가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김밥 집에서는 김밥국물에 물까지 무료로 서비스를 하면서 대부분 1줄에 1천원씩 팔고 있다. 그렇게 박리다매를 해도 장사가 되기 때문에 어느 곳에나 김밥 집은 있다.

물론 초고속으로 달리는 KTX의 커피원가를 김밥에 비교를 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커피 한잔에 3천원을 받는 것은 커피 제조원가를 단순 비교해 볼 때에 턱없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 그 때문인지 내가 탄 객실의 승객들은 이동판매대에서 커피를 사 먹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물론 우리도 상경을 할 때는 커피를 사먹지 않았다.

자리 값을 내지 않는 고속도로 휴게소의 고급 원두커피 한 잔 값이 2000원 수준임을 감안 할 때에, KTX의 커피 가격을 낮출 필요성이 있다. 맛을 보니 비싸다고 해서 커피의 질이 좋은 것도 아닌 것 같다. 가격을 낮추어 보다 많은 승객들이 사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오히려 매상과 수익이 올라가지 않을까?


태그:#KTX 커피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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