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에서 신임 동안구청장 전입 이틀째를 맞아 노조를 중심으로 공무원들의 농성과 집회가 계속되는 가운데 구청장 업무 저지 등 물리적 행사에 이어 안양시장 권한대행인 부시장이 경찰의 신변보호 아래 집무를 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안양시에 대한 특별감사에 나서고 안양시는 이번 사태를 주동한 노조 책임자와 적극 가담자 등을 가려내 형사상 불법을 저지른 직원들을 고발하고 직무규정을 어긴 직원들에 대해 징계할 뜻을 비쳐 사태가 해결되기 보다는 더욱 악화될 조짐이다. 더욱이 안양경찰서는 지난 21일 오후 신임 동안구청장 출입 등을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체포한 전국공무원노조 손영태(42) 위원장 및 박광원 안양시지부장 등 15명에 대해 검찰 지휘를 받아 형사처벌한다는 방침으로 적지 않은 후폭풍도 예상된다. 이와 관련 노조는 "임명장도 없는 구청장 부임을 저지한 상황을 경찰이 권력을 남용해 무더기 연행을 했다"며 경찰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변호사를 통해 검찰에 고발했다. 또한 전국공무원노조는 23일 오전 11시 경기도청에서 '낙하산 인사저지와 연행 조합원 석방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며, 수도권 공무원노조의 연대투쟁을 선언할 계획이다.
안양시 공무원들 이틀째 연좌 농성과 집회 안양시 공무원 200여명은 21일에 이어 22일 오전 9시부터 시장권한대행인 박신흥 부시장 집무실 앞 복도에서 연좌농성을 벌였으며 박 권한대행이 주재하는 간부회의에 참석하려는 5급이상의 시 간부 공무원들을 노조가 강력 저지해 이날 간부회의가 무산됐다. 동안구청에서는 오전 8시 30분께 출근한 신임 류재용 구청장이 경찰 도움을 받아 9시가 넘어 집무실에 들어갔으며 이날 오후에는 시의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류 구청장의 집무실 진입을 저지하자 류 구청장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1층 당직실에 머물러야 했다. 특히 오후 4시, 동안구청장실앞에서 가진 결의대회에는 안양시 공무원뿐 아니라 전국공무원노조 상근자들과 퇴직 공무원 등 3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오후 5시가 넘어서면서는 다른 지역 공무원노조 공무원들까지 속속 가세하면서 참석자수는 500명으로 불어났다. 이들은 경기도에서 전입한 류해용 동안구청장의 원대 복귀를 주장하며 결의발언과 규탄발언 등을 통해 도의 낙하산 인사와 경찰의 조합원 연행에 대해 강력 규탄하고 '형평성을 잃은 낙하산 인사 저지하자!', '연행자를 모두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기도, 특별감사·안양시 관련자 중징계 방침 경기도는 이번 사태와 관련 불법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하기 위해 상급자 지시를 거부했거나 신임 구청장을 강제로 끌어내는 등 근무기강을 어지럽힌 공무원들에 대해 엄중 문책토록 안양시에 통보하고 안양시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박 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인사방침을 놓고 정당한 직무명령을 불이행하거나 노조원들의 집단시위에 적극 가담하는 등 직무규정을 어긴 공무원들에 대해 엄정 대처한다는 방침으로 검찰고발도 적극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사태는 심각해지고 있다. 안양시 공무원들은 지난 20일 시장 권한대행인 박신흥 부시장이 경기도에 도 자원의 전입을 동의, 경기도가 발령한 류해용 동안구청장이 21일 출근에 나서자 2시간여동안 저지하고 경찰 보호아래 집무실 안으로 들어간 류 구청장을 집무실에서 강제로 끌어냈다. 또한 이들은 앞서 농성 과정에서 박신흥 부시장이 시장 권한대행으로서 인사권 행사를 포기했다는 이유로 박 부시장의 명패와 책상을 들어내고 집무실을 쇠사슬 등으로 봉쇄하는 한편 부시장 출입문 등에 스프레이로 박 부시장을 비난하는 글귀를 적어놓았다. 이에 따라 동안구청장 인사권과 불공평한 인사교류 등의 문제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안양시 공무원에 대한 대거 징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를 중심으로한 안양시 공무원들의 반발도 시간이 갈수록 공직사회 문제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공무원노조 및 각 조직들 성명 통해 반발 전국공무원노조는 이번 사태로 손영태 위원장 등 조합원 15명이 경찰에 연행되자 성명을 통해 "안양시지부가 벌이고 있는 경기도 낙하산 인사 반대투쟁은 민주적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실천이다"며 "연행자 즉각 석방과 낙하산 인사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무원노조 경기지역본부(수원, 오산, 화성, 평택, 시흥, 광명, 부천, 포천, 하남)는 22일 성명에서 "경기도청의 일방적인 낙하산 인사는 비단 안양시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이는 경기지역 지자체의 절실한 요구사항이다"면서 공동 연대투쟁과 공동실천을 천명했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도 22일 성명을 통해 "낙하산 인사 저지 투쟁은 지방자치제 사수 투쟁이며, 잘못된 관행에 대한 저항이다. 지방자치제를 말살하고자 하는 시도에 대하여 강력한 경고와 항의를 표한다"면서 연행된 조합원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또한 새내기 안양공무원들인 '2004년 11월 임용동기모임'도 22일 성명을 통해 "이번 자치권 회복투쟁에는 너와 내가 다를 수 없다. 노조원이든 비노조원이든, 간부든 하위직이든 다를 수가 없다"면서 "팀장 및 과·국장님들의 지지성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번 사태 원인, 인사 관행과 자치 충돌 이번 사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 판결을 받은 신중대 전 시장이 물러난 후 동안구청장이 시장 출마를 위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후임 인사권을 놓고 경기도와 안양시 공무원노조가 갈등을 빚으며 시작됐으나 그 배경에는 인사적체가 자리잡고 있다. 공무원노조 안양시지부는 지방자치법 등 관련 규정을 들어 구청장 인사권이 시장에게 있다며 인사권 자치를 주장하며 제동을 건 반면 도는 지방자치법과 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규정에 의한 광역-기초단체 간 인사교류 관행이라는 주장으로 시각차를 보인다. 특히 지난해 1월 군포시에서 95년 지자제 실시 이후 기초자치단체의 부단체장은 광역단체와의 업무협의 편의 등을 위해 광역단체장 의견을 전적으로 따라온 관례를 깨트리는 결단을 단행한 김윤주 전 군포시장이 부단체장 인사권을 행사하는 첫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군포시는 보복성 감사나 재정적 패널티 등을 통한 인사권의 침해 우려가 현실이 돼 유무형 행·재정적 압력에 시달리고 후임시장이 바뀌면서 부단체장도 중도에 명예퇴직했다. 또 경기도는 군포시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했다. 경기도와 시·군간의 인사 갈등 해법은 없는 것인가 | 이번 사태가 노조에 의해 촉발됐지만 부시장이 협상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경기도 또한 공무원 대부분이 반대하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를 강행할 경우 극단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 불보듯 뻔함에도 인사를 강행함으로 악화시켰다는 것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시장 직무 권한을 대행하는 부시장이 집무를 못하도록 부시장실을 점거하거나 집무실을 봉쇄하고, 부시장 지시를 거부하고, 도 자원 간부 공무원들의 명패를 수거해 전시하는 등 공무원으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여론과 시각이다. 이는 사태 초기 도의 낙하산 인사에 반대하며 도-시군간 정당한 교류를 외치는 공무원노조의 대의적 명분에 당초 호의적이던 언론들도 공무원으로서 도를 넘는 과격한 행동과 행정마비로 이어지면서 점차 질타성 기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도 잘 나타난다. 특히 설왕설래로 공방을 벌이던 양상이 법적 하자가 없다며 한치 양보없는 강행으로 인하여 결국 21일 물리적인 충돌로 비화되자 행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행동으로는 온당치 않다는 지적과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이 합당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한 언론인은 "근원적인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해 도청과 안양시, 공무원 노조는 지금이라도 인사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의 변화를 위해 대화에 나서고 중앙정부나 국회도 관련 법안의 입법 조치를 통해 법적 근거를 정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광역단체인 도가 시·군을 장악하려는 행정권, 인사권 행사에 주안점을 두고 안양시를 상대로 불법행위 단호 대처, 특별감사, 관련자 중징계 운운하기 보다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직시하고 인사의 관행을 과감히 파괴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갈등을 조정해야 할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이해에 매몰돼 본연의 직무를 도외시하는 사태가 장기화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 피해로 귀결될 뿐 아니라 여론의 지탄에 직면할 것은 불보듯 뻔하다는 점에서 공무원답게 사태를 매듭짓는 혜안이 요구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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