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태조산 공원에 천안시 공원녹지사업소가 탱크, 장갑차 등 군용장비의 상설 전시를 계획하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공원녹지사업소는 안보의식 고취와 방문객 볼거리 제공을 위해 필요사업이라 주장하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은 평화와 화해의 시대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사업이라며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관련 예산의 심의를 맡고 있는 천안시의회내 기류도 심상치 않아 사업 추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억2500만원 투입해 공원 잔디장에 탱크·장갑차·비행기 전시 천안시 공원녹지사업소는 태조산 공원 내 '천안인의 상' 앞 잔디광장에 5807㎡ 면적의 전시장 1곳을 조성, 내년 4월까지 비행기 3대, 탱크 1대, 장갑차 1대, 화포 2문을 전시한다는 구상이다. 가칭 '나라수호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전쟁역사 기록물 표지판도 설치된다. 사업추진을 위해 공원녹지사업소는 내년도 예산안에 2억2500만원을 편성했다. 군장비 해체와 조립비로 6000만원, 장비도색비로 1500만원, 전시장 기반조성비로 1억5000만원을 사용한다는 계획.
윤광식 천안시 공원녹지사업소 시설팀장은 "전시장에 들여오는 군용장비는 모두 사용 연한을 넘긴 도태장비"라며 "군용장비 인수를 위해 국방부를 통해 미 국무성과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천안시가 인수를 계획하고 있는 비행기와 탱크 등 군용장비가 미국이 한국군에 원조한 군용장비인 탓에 최종 승인권이 미국에 있다는 것. 윤 팀장은 "미국 측의 승인을 낙관한다"며 "전시장이 조성되면 '천안인의 상' 참배객들에게 애국심을 고취하고 청소년 및 아이들의 안보의식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사회단체, 군용장비 전시 추진에 반발...사업 백지화 촉구 천안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천안시의 군용장비 전시장 조성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남북화해평화시대의 사회 분위기에도 맞지 않고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 전훈진 통일로가는길 상임대표는 "교육상 아이들에게 장난감총도 권하지 않는 것이 요즘 분위기"라며 "폐기된 고철덩어리를 공원에 갖다놓아 경관만 망치고 유지비용만 낭비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신용관 6·15공동선언실천 천안본부 집행위원장은 "지금 고취해야 할 것은 안보의식이 아니라 평화교육"이라며 "전시장 조성이 가사회될 경우 반대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라수호 전시장' 조성 사업은 지난 7월에도 천안시 추가경정예산안에 포함됐다가 천안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심의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당시 심의에 참석했던 김영수 의원은 "의원들 다수가 전시장 조성에 부정적인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천안인의 상' 앞에 군용장비를 전시하는 것은 다시는 전쟁이 없기를 바라는 그분들의 열망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의회심의에서 예산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산공원 충령사에 모시어 있던 호국영령의 위패를 봉안한 '천안인의 상'은 상체 높이 6m, 무게 6톤, 기둥높이 9m로 지난 91년 12월27일 태조산 공원에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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