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예우를 받는 상대방 변호사와 지연을 매개로 한 검사의 터무니없는 수사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며 10년 넘게 호소해온 정숙이씨. 그는 10여년 전 구속되어 있을 때,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세 번 씩이나 자살을 기도했다. 속옷을 찢어서 만든 줄로 목을 매려고 하다 자살에 실패한 후에는, 24시간 감시를 받으면서 10개월을 보내야만 했다.
이로 인해 그는 왼쪽 눈 시력을 거의 잃다시피 했다. "당시, 내가 왜 구속돼야 하는지 정말 몰랐다"는 게 정씨의 말이다.
그의 10여 년 전 혐의는 올해 초인 지난 1월 16일 재심에서 무죄로 확정됐다. 정씨가 억울하다는 게 2심 법원의 판결이었다. 유죄 판결 10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확정됐지만 정씨의 법정 다툼은 계속되고 있다. 그를 옥살이시킨 상대방은 이제 피고인으로 처지가 바뀌어 위증을 했는지를 놓고 죄를 다투고 있다.
정씨는 지연에 얽힌 상대방 변호사의 전관예우에 의해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고 주장해왔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도 상대방이 선임한 변호사는 해당 법원에서 얼마 전 퇴직한 수석부장판사 출신이다.
이번 재판은 검찰에 의해 모해위증(꾀를 써서 남을 해치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 혐의로 기소된 김아무개(여)씨의 재판이다. 김아무개씨는 10여년 전 정숙이씨를 고소했던 이다. 재판은 다음달인 12월 14일 증인심문을 끝으로 선고할 예정이다. 이번 형사사건에서 피고인 김씨는 불구속인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계원과 계주로 만난 두 사람
두 사람은 1994년 12월 낙찰계를 하던 계주와 계원으로서 만났다. 1년여 간은 원만히 계원과 계주의 역할을 다했다. 문제는, 계원이었던 김씨가 1995년 12월 계주인 정숙이 등 계주들이 사기계를 조직해 사람들의 돈을 떼어 먹고 있다며 경찰서에 고소함으로서 시작되었다.
경찰은 정씨를 6개월 동안 수사하면서, 고소인 김씨가 정씨로부터 계금 1억 140만원을 수령한 점, 계와 관련하여 1580만원을 초과 지급받은 점, 정씨가 운영하던 계가 정상 운영 중이라는 점을 기초로 수사한 결과 혐의를 찾지 못하자, 검찰에 '혐의없음'이라는 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다.
경찰로부터 넘어온 사건에 대해, 검찰은 1년이 다 되어가는 1997년 5월 26일 정씨를 아무 상관없는 다른 사기계 사건과 연루시키면서 수사 후 기소했다. 정씨는 이로 인해 징역 10월에 처해져 옥살이를 해야 했다.
김 아무개 검사는 '계를 운영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성실히 운영하겠다고 거짓으로 계를 조직, 김씨의 계금 1억3천여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며 정씨를 기소했었다.
검찰수사 결과와는 달리, 정씨가 운영하던 계는 정상운영 검찰이 내세웠던 정씨의 범죄사실과는 다르게, 정씨가 운영했던 계는 경찰, 검찰 수사 당시는 물론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도 정상 운영되고 있었다. 검찰의 사기계라는 단정과는 전혀 달랐다.
정씨가 운영했던 계는 검찰이 정씨를 기소하기 1주일전 모두 종결되었다. 또 정씨는 자신이 김씨에게 지급해야 할 돈은 계불 입금으로 440만원, 대여금 잔액 980만원 등 합 1420만원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김씨가 계금 수령후 나머지 계금을 납입하지 않을 목적으로 고소한 후 계금을 넣지 않아 수치상 남은 금액일 뿐, 김씨를 속인 것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게다가 정씨가 계주로서 운영하던 11개에 달하는 모든 계는 1997년 5월 21일 마지막 순번의 계원이 계금을 타갈 때까지도 정상적으로 운영된 후 마무리되었기 때문.
이 기간동안 정씨는 자신을 고소하면서 계를 탈퇴한 김씨를 대신해 계금을 납부하는 등, 그의 계원들은 누구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김씨 외 정씨로부터 피해를 입었다는 사람은 없었다. 검찰이 사기계라고 한 수사결과와는 정반대 상황인 것.
정숙이씨 10년간의 법정싸움 끝에 자신의 무죄를 입증 받아 정씨는 구속에서 풀려난 이후, 자신을 수사했던 검사가 고소인 김씨와 짜고 구속시켰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사실과 내용이 전혀 다르다면서 나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고소한, 김씨와의 대질을 계속해서 요구했지만 김 검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의 일방적인 고소 내용과 조작된 증인들만으로 구속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김씨가 25명으로 구성된 1억원 번호계에서 4번째로 계금 1억 140만원을 탄 후, 나머지 계금을 넣지 않을 목적으로 자신과 다른 계주들을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씨는 고소시점인 1995년 12월 현재 월 4천 만원이 넘는 거액의 계금을 부담하고 있었다.
정씨는 계속해서, "경찰조사에 의해 터무니없는 고소로 혐의 없음이 드러나자, 김씨는 가중 처벌을 두려워했다. 다른 무고사건과 관련해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짜 증인들을 만들어 김씨의 변호사, 검사와 짜고 나를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박 모 변호사는 김씨가 오빠라고 칭할 만큼 가까운 사이였고, 박 모 변호사-김 모 검사-김씨는 지연으로 얽혀 있다"고 주장했다. 확인해본 결과 세 사람은 고향이 같았고, 박 모 변호사와 김 모 검사는 대학교 동문이었다.
그는 이 같은 억울함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지만, 검찰은 이를 외면했다. 한번 수사한 내용을 스스로 뒤집기는 어려웠던 것. 이에 정씨는 한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는 방법을 택했다. 그 단체는 공권력피해구조연맹이었다.
형사가 아닌 민사재판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벗어나 보고자 한 것. 이에 따라 그는 두 가지의 소를 제기했다. 바로 김씨를 상대로 제기한 '계금 반환청구' 소송과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이었다. 유죄판결에 따라 압류된 자신의 계금 1억8천만원을 돌려받고자 한 행동이었다.
이 두 가지 소송에서 1, 2심 및 대법원은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정씨의 주장이 옳다는 판결내용이었다. 정씨는 이 같은 판결내용을 증거로 해 2004년 검찰에 김씨를 소송사기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여전히 한번 결정된 수사내용을 바꿀 수 없다며 지검, 고검은 계속해서 김씨를 무혐의 처분했다. 정씨는 여기에서 다시 한번 이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대검찰청 등에서 시위를 함으로서 재기수사 명령을 받아낼 수 있었다.
재기수사에 의해서 검찰은 김씨에게 1억 1920만원을 편취하였다는 이유로 소송사기 혐의를 인정했다. 이로 인해 김씨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어, 2005년 10월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 형에 처해졌다.
또 다른 형사사건인 '모해위증'은 정씨의 형사재판에서 김씨의 증언이 정씨를 위해 모증하기 위한 거였다는 이유였다. 2007년 6월 검찰이 김씨를 '모해위증'죄로 기소한 뒤, 형사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11월 23일 김씨의 형사사건 '모해위증' 혐의 재판 열려 11월 23일 서울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김씨의 '모해위증'에 대한 형사사건 재판에서는 김씨의 모해위증으로 인한 피해자인 정씨의 증언이 있었다. 또한 이날 재판에는 공권력피해구조연맹(단장:조관순) 회원 30여명이 재판에 함께 했다.
공권력피해구조연맹회원들은 재판이 열리기 전인 오후 12시부터 서부지방법원 옆에서 김씨의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1996년 수사검사인 김아무개 검사의 파면" "서울서부지방법원은 무고자이자, 위증한 피고인 김아무개를 구속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하라" 등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정씨의 재판에는 MBC <뉴스후> 팀도 취재를 같이 했다. 뉴스후는 내년 1월 5일 '억울한 옥살이'를 주제로 한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다. 그 주요 사건으로 이번 사건의 '정숙이'씨와, 충남 예산의 '한평수'씨 등 사연을 다룰 예정이다. 한평수씨는 운전자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구속된 바 있다. 이날 재판에는 지난 1월까지 이 법원의 부장판사로 재직했던, 신아무개 변호사가 김씨를 변호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증언 말미에서, "재판부가 변호사로 선임된 신 아무개 변호사를 전관예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신 변호사는 서부지방법원에서 수석부장판사로 재직하다 2월에 퇴임했다. 두 여자(즉 정씨 자신과 김씨) 중 한 사람은 철저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13년 동안 재판부를 우롱한 한 사람을 가려내 법이 정한 한도의 최고의 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재판부가 판단할 때, 자신이 위증을 하면서 재판부를 우롱했다면 즉각 자신을 구속 하든지, 상대방인 김씨가 위증했다면 그를 즉각 구속하라며 요구한 것.
한편, 재판이 끝난 후 김씨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김씨는 싸늘한 답변만 계속했다. "정씨가 거짓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MBC 등 어떤 언론이든 필요하면 내 스스로 인터뷰를 요청하겠다"는 말을 한 후 재판정을 빠져 나갔다.
김씨의 변호인인 신 변호사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를 되풀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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