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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철 삼성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이 20일 오후 사무실이 차려질 예정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5층을 둘러보고 있다.
박한철 삼성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이 20일 오후 사무실이 차려질 예정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5층을 둘러보고 있다. ⓒ 권우성

 

'삼성그룹 비자금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26일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전략기획실 사장 등 수사 대상자 8~9명을 출국금지 조치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박한철 특별수사·감찰본부장은 이날 오후 5시 기자간담회 때만 해도 "출국금지 검토 대상에 거론된 삼성 관계자들도 다 포함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봐야한다"고 하면서도 "출금자 중에 삼성일가가 포함돼 있나"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연합뉴스>가 26일 오후 8시께 '검찰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출금 조치가 취해진 수사 관련자는 '비자금 조성 및 경영권 불법 승계에 가담한 의혹이 제기된 삼성 측 고위 관계자와 '정·관계 로비에 가담한 의혹이 제기된 일부 간부 등"이라고 보도하면서 관련자들의 이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MBC 등 일부 언론들은 9시뉴스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도 출금조치가 이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회장에 대한 출금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주목되는 부분이다.

 

박한철 본부장은 이날 5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비자금' 수사 대상자 일부를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 출국금지 조치에 해당될 만한 수사 대상자로는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으로부터 고발 당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사장, 우리은행 및 굿모닝 신한증권 관계자 2명이 꼽혔다. 

 

박 본부장은 "이날 오전 김용철 변호사가 폭로한 새로운 내용 역시 당연히 수사 범위에 포함된다"며 "이후 접수된 고발장과 언론보도 내용, 여러 가지 참고 자료들을 검토하고 계좌추적 및 압수수색 등 신속히 처리해야 하는 사안은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바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 안에 김용철 변호사 참고인으로 소환할 것"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한나라당에 370억원대의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2004년 3월 4일 조사를 받기 위해 대검에 출두하는 모습, 이 본부장 뒤로 당시 김용철 법무팀장이 보인다.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한나라당에 370억원대의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2004년 3월 4일 조사를 받기 위해 대검에 출두하는 모습, 이 본부장 뒤로 당시 김용철 법무팀장이 보인다. ⓒ 남소연

특수본부는 수사대상자들의 출국금지조치에 이어 이번주 내에 차명계좌 등 계좌추적에 나설 계획이다. 또 이를 위해 이미 이틀 전부터 김 변호사와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본부장은 "김 변호사와 직접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 이외에 김 변호사의 자세한 진술이 뒷받침되면 차명계좌에 대한 추적 및 압수수색 등의 영장 발부가 더 쉬울 것"이라며 "구체적인 시간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김 변호사에게 최근 조사에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특히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에 대해서도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의 경우 김 변호사가 증언이 조작됐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김 변호사의 자세한 진술이 필요하다"고 말해 김 변호사의 검찰 수사 협조가 이번 수사의 핵심 열쇠임을 시사했다.

 

또 '언론보도를 통해 여러 의혹들이 드러나 우선 순위가 정해져야 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법리적 검토를 거쳐 가능성이 있는 것들은 우선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며 특검이 발족하더라도 한 달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최대한 필요한 사안을 우선적으로 수사를 하고 특검팀이 발족하는 동시에 수사결과를 인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재계의 "기업 수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과 원칙 외에 수사 외적인 부분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며 "특수본부가 발족한 이유가 무엇인지 찾아보면 자명하지 않나"고 잘라 말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은 2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성당에서 삼성물산 해외비자금 조성 증거, 이건희 회장 부인이 운영하는 리움미술관 미술품구입에 비자금이 사용된 내역, 참여연대에 관계하고 있는 변호사들을 관리할 '로비지침' 등을 공개했다. ⓒ 권우성

 

다음은 박 본부장과의 일문 일답.

 

- 특검 출범 전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인가?
"특검이 공포돼 시행에 들어가려면 1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는 최선을 다해 필요한 사항들을 우선 수사하고 특검 발족과 동시에 수사상황과 결과를 인계하겠다는 생각이다."

 

- 오늘 발표한 거 보면 너무나 많은데, 그것을 다 다루는 건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우선적으로 다룰 사안은?
"사제단이나 기자회견 관련해서 언론에 보도 내용은 구체적 자료가 있거나 의혹이 법리적 검토 후 (혐의가 드러날)가능성 있는 것을 우선 조치한다. 계좌추적이라든지 하는 것은 신속하게 모두 할 수 없는 것이고, 자료가 입수되는 대로 바로바로 조치할 생각이다."

 

- 김용철 변호사 소환은 빨리 이뤄지나? 김 변호사가 더 얘기해야 할 것도 있고 검사명단도 미공개하고 있으니까 추가로 들어봐야하는 것 아닌가?
"당연하다.우리가 협조를 요청하고 교신을 하고 있다."

 

- 언제부터 김 변호사와 접촉했나?
"하루 이틀 전부터 하고 있다."

 

- 그러면 오늘 기자회견 하는 것도 알고 있었나?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 언제쯤 김 변호사를 소환하나?
"신속히 조사에 응하도록 요청했고 그쪽에서도 의사표명이 있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

 

- 그 쪽에서 특수본부에 대해 불신감을 갖고 있지 않았나?
"우리가 듣기에는 그런 것 같지 않다. 언론에서도 수사본부의 검사들 면면을 분석했지만 최강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여연대나 민변에서도 공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 김용철 변호사가 소환된다면 참고인 신분인가.
"그렇다."

 

- 이번 주에 소환한다고 보면 되나?
"구체적인 시한은 말할 수 없고 다만 빠른 시일 내에 소환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 고발인 조사보다 김 변호사에 대한 조사가 앞설 수도 있나?
"고발인은 명의만 빌려줬지, 실질적인 고발인인 김 변호사 아닌가. 고발 내용은 김 변호사가 알고 있다. 김 변호사의 수사 협조가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 언론을 통해 여러 의혹 장소들이 지목된 만큼 압수수색을 빨리 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압수영장을 발부는 좀더 진행을 해봐야 한다."

 

- 27층에 있다는 삼성 비밀금고는 확인하나?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고 수사하려면 구체적으로 영장이 필요하다. 영장을 받을만한 소명자료 들어가야 하기에 최소한의 조사는 필요하다."

 

- 오늘 기자회견에 새 범죄사실이 많이 나왔는데, 다 조사하나?
"당연히 한다. 다 수사 대상이 된다고 보면된다."

 

- 정치권에 주장하는 대통령 당선 축하금은?
"언론보도만 가지고는 단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 수사 진행되면 구체화될 것이다."

 

- 언론보도 나오는 의혹을 다 수사할 것인가?
"모두 검토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면된다. 법절 절차에 따른 것이기에 한다 안 한다 할 수 없다. 구체적 어떤혐의가 있느냐 소명되느냐 하나 하나 따져 봐야 한다."

 

- 특수본부가 처음 취하는 법적인 액션은 뭔가?
"일부 출금조치를 했다."

 

- 핵심인물에 대해서?
"확인해줄 수 없다. 출금은 개인 신상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수사에 꼭 필요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출금했다."

 

- 대강 몇 명 정도 되는가?
"특정해줄 수 없다."

 

- 출국금지 조치는 고발장에 근거해서 한 것인가?
"고발장뿐 아니고 수사자료를 검토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람을 먼저했다."

 

- 출금자 중에 삼성일가가 포함돼 있나?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 출국금지 검토 대상에 거론된 삼성 관계자들도 다 포함되나?
"그렇다고 봐야."

 

- 김 변호사가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강제로 나오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오늘 기자회견에서도 봤지만 삼성과 관련된 비리나 범죄 의혹에 대해 빨리 수사를 해달라는 것이 그의 기본적인 요청사안 아닌가? 협조할 것이라고 본다."

 

- 수사 검사가 직접 김 변호사하고 접촉하나?
"그렇다."

 

- 경제 분위기는 감안 안 하나?
"법과 원칙에 따르기에 수사 외적인 것은 고려대상이 아니다."

 

-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 부분은?
"검토 대상으로 잡고 구체적으로 수사계획을 수립했다.

 

- 에버랜드CB 사건과 조율은?
"좀더 검토를 해봐야 한다. 김 변호사가 증언이 조작됐다고 했기 때문에 김 변호사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

 

- 검찰 간부들도 출금대상에 포함되나?
"황당한 질문인데, 임신도 안했는데 애 낼 낳을거냐와 하는 것과 똑같은 질문이다."

 

- 홍성원씨, 서미갤러리 관장이 일부 법률 위반해 벌금을 냈다고 하는데 당시 수사 검사는 누구인가?
"잘 모르겠다.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을 보고 알았다."

 

- 홍라희, 이명희씨도 소환할 계획이 있나?
"현재 구체적인 계획 말하기 어렵다. 수사 진행되면서 검토돼야 한다."

 

- '검사 로비'의혹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큰데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수사하나.
"특검 논의 때문에 수사 기간을 얼마나 확보할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예측하기 어렵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적극 수사해서 진상 밝히겠다는 생각이다."


#삼성 뇌물 파문#삼성비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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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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