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제17대 대통령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측은 "경기는 이미 끝난 셈이다"고 자신한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역전을 외친다. 하지만 민주신당측은 BBK주가조작 등 각종 비리의혹에도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계속되자, 25일에는 "이상한 나라", "국민 노망" 등 발언이 나올 정도로 국민들에게 섭섭함도 숨기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국민들이 원숭이 아이큐 수준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의 상황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적도 있고 보면, 이 상황이 좀처럼 이해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통합민주신당은 지금 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지를 따지기 전에, 왜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이 낮은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정동영 후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 지금 국민들은 후보의 '도덕성'보다 '정치적 신의'를 더 상수로 보고 있다는 것. 바로 '김대중 찍고, 노무현 찍은 사람들의 결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다. 김대중을 찍었던 전통적 지지세력들은 참여정부의 '대북송금특검수용'을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이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한다. 노무현을 찍었던 지지세력들은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에 정동영 후보가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한다. 대통합민주신당을 만들고 경선을 통해 지금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정치인들은 한 지붕 아래 모여 있지만, 전통적 지지유권자들과 친노 유권자들의 돌아선 마음은 통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양쪽 다 '신의'를 보여달라는 소리다. 정동영 후보가 실타래를 풀어야 쉽지 않다. 정동영 후보가 전통적 지지세력과 신의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어야한다. 노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 참여정부를 같이 세운 정동영은 친노세력의 신의를 회복하기가 어렵다. 정동영의 딜레마다. 양측에 동시에 신의를 보여줄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어려울 듯한 이 실타래는 정동영 후보 자신이 먼저 풀어야 한다. 참여정부의 한 축인 정동영 후보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북송금문제에 대해서 사과하고, 다만 참여정부에서 특검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상황도 설명해야 한다. 2003년 당시 국민여론 80퍼센트 이상이 특검수용을 외쳤고, 심지어 호남에서도 특검수용 여론이 훨씬 높았다. 한나라당은 특검수용하지 않는다며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먼저 정동영 후보는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참여정부에서 이룬 성과를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것이 순서다. 정동영 후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부터 해야한다.
이번 선거는 '잃어버린10년' 대 '되찾은10년'의 대결일 수밖에 없다. 지금 한나라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를 '잃어버린10년'이라며 정권교체를 줄기차게 주장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되찾은10년'이라고 반박한다. 지금은 따로 따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모여서 외쳐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김 전대통령은 임기말 부득이 당을 스스로 떠날 수밖에 없었고, 노 대통령도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정당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적을 가지고 선출된 대통령들이 임기말 자의반 타의반 당적을 버린 것은 불행이다. 지금이라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해야 이제 정동영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대통합민주신당에 입당을 요청해야 한다. 불행한 대한민국의 정당민주주의 역사를 통합의 정부를 외치는 정동영 후보가 끊어야 한다. 김 전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동시에 대통합민주신당을 방문해서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정동영 후보와 함께 국민 앞에서 서로 화해하고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정동영 후보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의 공을 적극 알리고 정동영이 이끌 '통합의 정부'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검찰의 BBK 주가조작 수사에 목매고 있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동영이 하나되는 모습을 먼저 국민들에게 능동적으로 보여줄 때, 이명박 후보의 도덕적 흠결이 크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며, 지지자들도 희망을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투표장으로 향할 수 있을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정동영 후보의 결단을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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