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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역사적인 대선을 앞두고 가장 바쁜 사람은 후보들이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팬 클럽이다. 시민기자들로 이뤄진 <오마이뉴스> 대선특별취재팀이 각 후보들의 팬 클럽을 찾아 그들의 의지와 활약상을 취재했다. 오늘은 두번째로 문국현 후보 팬클럽 '희망문'이다. <편집자주>

 

'희망문'은 문국현 후보의 공식 팬클럽이다. 희망문 사무실은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있다. 희망문을 찾아간 건 26일 오후 5시. 대선이 20여일 남은 시점이라서 이 사무실에도 여러 명이 모여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었다.

 

이 예상은 빗나갔다. 작은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사람은 희망문 운영자인 조승연(32)씨 혼자뿐이었다. 사무실의 한쪽으로 컴퓨터 여러 대가 놓여있고 다른 쪽으로 테이블, 먹다 남은 과자 봉투와 빈 컵도 여러 개 보였다. 속옷을 빨아서 한 쪽에 널어놓은 모습도 보였다.

 

"남자들끼리 있다 보니까요(웃음). 여기서 밤샘을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때는 이렇게 빨래를 해서 한쪽에 널어 놓아요. 일이 많을 때는 밤샘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출퇴근하고 그렇죠."

 

사무실의 다른 한쪽으로는 '희망달력'이라는 달력을 잔뜩 쌓아놓았다. 사진작가 김선규씨가 찍은 사진들로 제작한 달력이다. 달력에는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연말연시를 맞아서 문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에게, 아니면 문 후보를 알리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하다. 이 달력을 구입하려면 희망문 사이트에서 주문하면 된다고 한다.

 

희망청년기자단 주축...회원 매일 100명씩 늘어

 

희망문의 운영자 조승연씨는 이전에 프로그래머였다. 문 후보에게 힘이 되고 싶은 생각에 희망문에 합류하게 되었고, 지금은 운영자로 활동중이다. 희망문의 가입자 수는 1만500여명. 정동영 후보의 팬클럽인 '정통들'의 회원수(1만3000여명)와 조금 차이가 나는 숫자다.

 

"어떤 큰 행사가 있을 때는 회원수가 늘어나요. '100분토론' 같은 것이 있을 때는 많이 늘어나요. 평소에는 하루에 약 100명 정도 새로 가입합니다."

 

회원들의 연령층은 30대가 많다고 한다. '희망청년기자단' 활동을 하는 회원들의 경우는 2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문국현 후보가 가는 장소나 행사장에 희망청년기자단도 함께 갑니다. 현장에 못 가본 회원들에게 그 곳의 모습을 취재해서 전달하는 겁니다. 지금은 인터뷰를 많이 합니다. 문국현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나, 자기 또래의 대학생들을 인터뷰해서 사이트에 올리는 거죠."

 

사무실의 상근자는 현재 3명이다. 상근자는 3명이지만 평소에 많은 사람들이 이 사무실을 오간다고 한다. 이들의 주된 활동은 우선 청년기자단 활동, 10만인 참여선언이 있다. 그리고 행사가 있을 때 함께 모일 수 있도록 홍보하는 작업, 전국적으로 '희망둥지'라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희망문 말고도 다른 팬카페들이 있습니다. 다음(Daum)에 '문함대'라는 카페가 있구요. 이 문함대는 희망문보다 먼저 생겼기 때문에 회원수도 많고 글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카페들과 함께 통합대번개를 한번 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희망문은 팬카페하고는 조금 다르게 '희망기자단'을 운영하면서 차별적인 컨텐츠를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카페이름이 '문함대'이고 저희 팬클럽이 '희망문'이잖아요. 그러니까 두 이름을 합쳐서 '희망함대'라는 이름으로 오프모임을 열 계획입니다. 깃발도 만들구요."

 

사진을 찍자고 하니까 조승연씨는 난처한 반응을 보였다. '안 찍으면 안되요?'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데 왜 자신의 사진이 실리는 것을 싫어할까. 여러가지 이야기로 설득을 해보았지만 그는 여전히 어려워했다. 그래서 그냥 사무실 풍경을 찍는 것으로 대체하는 수 밖에 없었다.

 

다음은 조승연씨와의 일문일답이다.

 

 

- 문국현 후보를 언제부터 지지했는지.
"저는 예전에 '생명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작은 모임이었는데, 그 모임에서 문국현 후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문 후보님께서 오래 전부터 관련 활동을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일반인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그런 일들을 오래 해오신 것을 듣고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대선 얘기를 듣고는 존경하는 분께서 출마 하셨으니까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 가까이에서 본 문 후보의 모습은 어떤가요?
"저는 개인적인 자리에서 문 후보와 만난 적은 없습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뵙고 악수한 적은 있는데. 문 후보와 오랫동안 함께 해온 분들의 이야기를 들려 드려도 될까요? 문 후보는 삶 자체가 참 깨끗하신 분이고, 길을 가다가 거리에 쓰레기가 있으면 직접 다 주우신답니다. 회사에서도 부하직원에게 반말 한적이 한 번도 없으시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에서 문 후보 같은 분을 보기 힘들잖아요' 그러니까 '정말 그런거냐?' 이렇게 의심을 많이 하더라구요. 그리고 재산의 사회환원도 많이 하셨구요.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이지만, 입장을 바꿔서 저에게 사회환원하라고 하면 저는 자신 없거든요. 기자님은 할 수 있겠어요?(웃음)"

 

난데없이 나에게 화살이 돌아왔다. 대충 웃음으로 때우고 말았지만 그 순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내가 과연 돈이 조금 있다면 그중의 상당부분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까?

 

- 희망문과 문 후보는 평소에 어떤 식으로 소통을 하는지.
"저희는 캠프쪽이나 정당과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연계된 활동은 불법이 될 가능성이 있어서요. 저희는 큰 행사가 있을 경우에 희망문에서도 함께 공지하고 참여하는 형식으로 해왔습니다. 문 후보가 저희에게 어떤 얘기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희는 그냥 순수하게 지지하는 모임입니다."

 

- 현재 문 후보의 지지율이 5% 내외입니다.
"지지율이 그동안 쭈욱 올라가다가, 이회창 후보 나온 다음에 좀 떨어지고 했지요. 여론조사하는 곳마다 다릅니다. 지금 여론 조사는 유선전화를 이용해서 많이 하는데, 유선전화를 이용한 조사는 한계가 있잖아요. 무선전화를 이용한 여론 조사는 많이 다릅니다. MBC에서 조사했었는데 문 후보가 10% 정도, 정동영 후보가 11% 정도였습니다."

 

- 정동영 후보와 거의 차이가 없네요.
"그런 식으로 무선전화를 이용한 조사나, 길거리조사를 하면 지지율이 높게 나옵니다. 저희도 그것 보고 한편으로는 '많이 다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지지율이 그 중간 정도라고 생각하더라도, 저희 지지율은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고 봅니다."

 

"문 후보 지지율 계속 오를 것... 지역별 희망둥지 활성화 노력"

 

- 앞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팬클럽에서는 어떤 활동을?
"그게 저희한테 가장 어려운 숙제입니다. 저희가 어떤 캠페인을 기획한 거는 없구요. 지금 창조한국당이 다른 당에 비해서 시간이 얼마 안 되었잖아요. 저희 팬클럽 회원들이 팬클럽 활동을 하면서 창조한국당의 당원이 돼서 유세지원 활동까지 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사람이 부족하니까요. 지금 회원들도 계속 고민 중입니다. 합법적인 지원의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요."

 

- 대선 이후에 희망문의 방향은 어떤가요?
"대선의 결과야 어떻든 간에 창조한국당이 만들어지고 걸음을 시작했으니까요. 대선 다음에는 총선이구요. 당선이 되건 안되건 저희는 계속 문국현 후보를 돕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 지역별로 '희망둥지'를 활성화하려고 노력할 겁니다."

 

- 지지자의 입장에서 보기에,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를 어떻게 보는지.
"제 생각에는 어차피 그 문제가 공론화될 거 같고, 지금도 말이 참 많죠. 저는 문 후보를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냉정하게 보고 싶습니다. 정동영 후보는 (지지율이) 내려가는 입장이고, 문 후보는 올라가는 입장입니다. 문 후보가 앞으로 광고도 많이 하고 거리유세도 많이 한다면 더욱 지지율이 올라가게 될겁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통합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문국현 후보 쪽으로 통합된다는 얘기죠?
"국민들이 원하는 게 어떤 건지를 알아야 하잖아요. 국민들이 원하는 것 중 하나는 경제문제라고 생각해요. 제가 문 후보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가정하고 생각해보면요. 그냥 후보들을 쭈욱 놓고 보았을때, 그 데이터를 놓고 보았을 때 문 후보가 제일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부패로 인한 경제문제도 많이 해결될 수 있을 테구요."

 

 

"환경부장관 제안도 고사... 검증 안됐다는 것 말도 안돼"


- 기존 정치권에서 문 후보에 대해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에 문 후보에게 환경부 장관직을 제안했었습니다. 그 당시 문 후보는 킴벌리클라크 북아시아 총괄사장 관련 일을 막 추진 중이었답니다. 그 일 때문에 노 대통령의 제안을 고사하셨다고 합니다. 노 대통령도 나중에 공식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언급했습니다. 장관직을 거절한 사람이 한 명 있는데,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했다구요. 검증 이야기는 억지라고 봅니다."

 

- 억지라고 본다….
"문 후보가 그동안 국가와 관련된 일도 많이 하셨거든요. 이제 뉴 패러다임이라고 해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교육시간을 늘려서 궁극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여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검증 안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일반 국민들은 문 후보의 그런 면면들을 잘 알지 못하니까 정치권에서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보기에는 말도 안되는 이야깁니다."

 

- 문 후보로 단일화된다고 가정하면 이명박 후보, 이회창 후보와 3파전을 벌여야 합니다.
"지지자로써 말하자면, 그렇게 3파전이 돼서 3자 토론 같은 곳에 나간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습니다. 단일화 되지 않더라도 문 후보가 지지율 3위 안에 들어서 그런 토론 자리에 나갈 거라고 봅니다. 지금 후보들 중에 부패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후보가 없잖아요. 토론 자리에 나가다보면 문 후보가 가진 진심이 국민들에게 통할겁니다."

 

- 문 후보의 공약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반의 반값 아파트, 그리고 일자리 500만개 창출입니다. 반의 반값 아파트에 대해서 좀 얘기해 주신다면.
"어렵지 않습니다. 아파트 건설업자들이 평당 남기는 금액이 너무 많잖아요. 그리고 사람들이 땅에 관심이 많아서 땅값도 계속 오르고 있구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건설업자들의 폭리를 우선 대폭 줄이구요, 지금 오르고 있는 땅값도 잡을 겁니다. 그 차액만 계산하더라도 반의 반값 아파트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라는 공약도 있습니다. 실행단계에서는 일부계층의 반대도 있을텐데.
"그런 얘기가 많이 있습니다. '100분 토론' 같은 곳에서는 '당장 내년부터 가능하냐?'라는 이야기도 있구요. 문 후보의 경우 일부의 반대라는 문제 때문에 공약을 진행 못하지는 않을 겁니다."

 

- 복지에 관한 정책도 여러가지 입니다. 초등학생 영어 무상교육, 고등학교 의무교육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돈인데, 어떻게 재원을 만들 예정인지.
"기업의 부패 그리고 건설 계통에서 하청을 주기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합하면 엄청난 액수가 됩니다. 국민들에게 새로 세금을 걷을 수는 없는 문제구요. 지금 현재 주어진 예산을 활용하는 범위에서 가능합니다. 기존에 잘못 사용되던 돈만 돌리더라도 충분히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 비정규직을 대폭 줄이겠다는 공약도 있습니다.
"건설을 예로 들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건설 인력이 많잖아요. 공사를 하면서 대기업에서는 계속 중소기업으로 하청을 줍니다. 앞으로는 하청을 줄이고 직접시공제 위주로 하도록 법으로 규정할 수 있습니다. 직접시공제가 되면 그 인력들을 대기업에서 정규직으로 흡수해야 합니다. 그 인력만 해도 꽤 될겁니다."

 

- 500만개 일자리가 어떻게 가능한지 좀 설명해 주시죠.
"음….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간노동시간이 약 2400시간 가량입니다. 미국이 약 1800시간 정도이고, 유럽은 1600시간 정도거든요.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그렇게 많이 일을 하기 때문에 사고도 많이 나고 개인적으로 발전이 없습니다. 그렇게 생활하다보면 가정과도 멀어지고 개인적으로도 불행합니다. 만일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미국의 수준으로만 줄인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되면 근로자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줄어들고, 대신에 같은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더 많은 근로자들을 고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줄어든 근무시간을 개인의 발전을 위해서 투자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았을때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겁니다."

 

-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전에 IT업계에 근무하셨었는데, 그때 야근을 많이 하셨을 겁니다.
"저는 예전에 회사에서 아침 8시 30분부터 근무시작했고, 끝나는 시간은 사실 없었어요. 업무하다보면 밤 10시, 11시가 되는 것은 기본이지요."

 

- 그런 상황에서 문국현 후보의 그런 정책이 회사에 자리잡았다고 가정해보세요.
"그렇게 된다면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 회사에 개발자가 2명이 있어요. 이 2명이 거의 매일 밤 10시, 11시까지 근무한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거나 할 여지가 없어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여기서 개발자를 한두 명 더 뽑는다고 생각해보세요. 평소에 2명이 하던 일을 3~4명이 나눠서 하게 되는 거죠. 그럼 퇴근 시간도 7-8시 정도로 줄어들 수 있을 테구요. 여유시간이 생기니까 함께 개발에 필요한 공부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사람 1~2명 더 고용하려면 단기적으로 그만큼 비용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겁니다."

 

- 그런 것들은 결국 회사의 사주가 결정할 문제인데, '그렇게 해라'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문제잖아요. 그런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공한 사례들을 꾸준히 알리겠다는 거지요?
"그렇죠. 뭐든지 강제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실제로 그렇게 해서 좋아진 사례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례들을 꾸준히 알려나간다면 다른 기업에서도 따라올거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기업에서도 그 비용이 부담이 될텐데, 그 비용의 일정부분을 국가에서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사람중심의 경제가 되기 위해서는 그런 식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합니다."


태그:#문국현, #희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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