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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세요?"
"잔치 한다요."

 

28일 오후, 전남 여수 소라종합사회복지관에서 어울림 잔치 한마당이 열렸다. 박해심(86)할머니가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잔치한다며 복지관 안으로 총총 들어선다.

 

“걸게 차려갖고 노인들 배부르게 먹일라고 불렀다요. 나는 팔 하나 고장 났다고 참가하라고 하네요.”

 

몇 해 전 교통사고로 팔을 잃은 임경수(46)씨는 잔치를 베풀어준 한화석유화학(주) 여수공장 더살아(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봉사대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더살아 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기원(56·봉사단장)씨. 행사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에게 "좋은 일 많이 해서 복 받으시겠네요"라며 인사를 건네자 환한 미소로 답한다.

 

"어제(27일) 기쁜 일 있었죠."
"엑스포 여수 확정, 여수 파이팅!"
"날 샜어요."

 

갑자기 실내가 술렁이며 분위기가 고조된다. 중절모에 수염이 텁수룩한 멋쟁이 할아버지 이순용(82)씨는 겹경사가 났다며 호탕하게 웃는다.

 

"기분이 좋죠. 하하하"

 

 

이날의 잔치는 소라면 관내 어르신 150여명을 모시고 2012여수 세계박람회 유치확정을 축하하는 어울림 잔치 한마당이었다. 여수 소라종합사회복지관의 이정석 관장(67)은 이런 일은 본받아야 한다며 봉사대원들이 십시일반 사비를 털어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팀원이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더살아 봉사대는 같은 생산부서(LLD)에 근무하는 60명의 직원으로 구성되었으며 매월 어르신을 상대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4년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순천 낙안읍성 여행과 점심 대접이 인연이 되어 결연을 맺었다.

 

이를 계기로 봉사단은 독거 어르신들을 수시로 찾아뵙고 살아가는데 불편한 점을 개선해주고 외로움도 함께 나누고 있다. 어르신과 함께 화단을 가꾸고 도시락 배달, 집수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대하듯 하는 이들의 진심 어린 봉사활동은 찬바람 부는 겨울철에 따스한 온기가 되고 있다.

 

 

이날의 주인공인 어르신들은 복지관에서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스포츠댄스 ‘차차차’에서 선보인 현란한 춤 솜씨는 보는 이들의 넋을 빼앗기도. 트로트 음악에 맞춰 선보인 ‘자이브로’는 손뼉을 치며 모두가 하나가 되었다. 신나고 경쾌한 순간이다. 이어지는 장기자랑의 모든 순간이 다 코끝이 찡하고 가슴 뭉클하다.

 

"늙지 말어, 늙지 말어, 오래오래 살어!"

 

와~! 함성이 터진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더살아봉사대, #어르신, #늙지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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