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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보도는 사라지고, 보수후보만 있는 포털의 '뉴스박스'
 

지난 2002년 대선을 ‘인터넷의 승리’라고 평가할 정도로 인터넷의 영향력이 매우 커졌다. 그에 따라 인터넷 언론의 영향력 또한 크게 격상된 것이 사실이다. 특히 포털뉴스는 다른 인터넷 매체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포털뉴스가 자체적인 뉴스생산은 거의하지 않지만 언론사로부터 송고 받은 기사의 게이트키핑을 통해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도 하고, 때론 사라지게도 한다. 이에 따라 포털뉴스의 객관성, 공정성 논란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우리 단체는 이번 대선에서 포털뉴스가 대선보도를 공정하게 하는지, 형평성에 어긋나는 편집을 하지 않는지, 신속한 정보제공을 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포털뉴스를 모니터했다. 모니터 대상은 주요 인터넷순위사이트를 통해 상위 랭크된 4개 포털사인 네이버(Naver), 다음(Daum), 네이트(Nate), 야후(Yahoo)로 한정했다. 모니터 기간은 지난 10월 29일-11월 9일까지이며 주말을 제외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10시부터 18시까지 2시간단위로 하루에 5회 모니터했다.

 

 

기사로 채택되면 의제설정 가능성 높아져

 

각 포털뉴스마다 메인화면의 ‘뉴스박스’는 포털 편집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뉴스들을 올리는 곳이다. (<그림1> 참고) ‘뉴스박스’는 한마디로 종이신문의 헤드라인과 비슷할 정도로 주목도가 높은 곳으로 포털뉴스의 ‘뉴스박스’에 올라온 기사는 상당한 의제 설정기능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단체는 포털뉴스의 편집과 의제설정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 ‘뉴스박스’와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비교 분석해보았다. ‘가장 많이 읽은 뉴스’란 네티즌들의 관심을 많이 받은 뉴스이다. 그런데 ‘가장 많이 읽은 뉴스’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네티즌들이 스스로 검색을 통해 기사 소비량이 증가한 것이라기보다는 포털뉴스 편집자가 ‘뉴스박스’에 관련 기사를 게재하였기 때문에 더 많이 소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이러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네이버(Naver)를 포함한 4개 포털뉴스의 대선관련 뉴스 중에서 ‘가장 많은 읽은 기사’를 하루 평균 5건을 추출하였다. 단, 네이버(Naver)는 이번 대선기간동안 “해당 섹션·대선 특집 페이지의 리스트를 포괄적 제목으로 노출 한다”는 내부방침에 의거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 D-00일]이라는 제목으로만 되어 있다. 따라서 네이버(Naver)는 메인화면 ‘뉴스박스’에 대선관련 뉴스가 없다.


따라서 네이버(Naver)의 경우는 대선뉴스 페이지(http://news.naver.com/main/election2007/index.nhn)에서 굵게 표시된 모든 기사를 추출했으며, ‘가장 많이 읽은 뉴스’는 대선관련 뉴스 중에서 상위 5건씩 추출했다.

 

모니터 결과 ‘뉴스박스’ 기사가 423건이고, ‘가장 많이 읽은 기사’는 189건으로 집계되었다. (<표1>참고) ‘뉴스박스’에 올라온 423건의 기사 중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인 경우는 전체 79건으로 18.7%나 되었다. ‘뉴스박스’ 기사를 제공하지 않는 네이버(Naver)를 제외한다면 20.6%로 증가한다.

 

결국 ‘뉴스박스’에 올라온 기사 5건 중 1건은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상위 5위 안에 든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결코 적은 비중이 아니며 포털뉴스의 주요기사로 채택되면 기사 조회 수가 높아진다는 관계가 성립됨을 알 수 있다.


 

한편 하루치 ‘뉴스박스’ 기사량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1개의 기사가 오랜 시간동안 주요뉴스로 처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다음(Daum)과 네이트(Nate)의 경우 야후(Yahoo)보다 2회(4시간)이상 노출된 기사가 더 많았다.

 

‘뉴스박스’의 기사량이 적은 다음(Daum)과 네이트(Nate)는 ‘뉴스박스’ 기사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된 경우가 야후(Yaho)의 16.7%보다 높은 25.7%, 33.3%였다. 다시 말해서 ‘뉴스박스’에 게재된 시간이 길면 길수록 ‘가장 많이 읽은 기사’가 될 확률이 더 높게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포털뉴스 편집자에 의해 ‘뉴스박스’ 기사로 채택되게 되고, 게재시간이 길면 길수록 조회수가 높아짐에 따라 주요 의제설정 기사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포털은 ‘뉴스박스’ 편집을 통해 실제 의제설정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Naver), '뉴스박스'에서 개별 선거기사 사라져

 

이처럼 주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뉴스박스에 대선관련 보도가 얼마나 게재되는지 좀 더 자세히 분석해보았다. 모니터 기간 동안 포털의 메인화면에 있는 ‘뉴스박스’의 기사량을 분석한 결과 야후(Yahoo)가 169건으로 가장 많은 기사를 노출시켰으며, 다음(Daum)이 74건, 네이트(Nate)는 24건 순으로 총 267건의 기사를 노출시켰다. (<표2>참조)


다만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네이버(Naver)가 이번 선거기간 중 뉴스박스에 선거관련 보도를 노출시키지 않게 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포털의 공정한 선거보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선거관련 보도를 유권자에게 노출시켜 선거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네이버(Naver)의 이번 정책은 공정성 시비는 피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오류를 범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문제다.


 

 

포털 3사의 메인화면 ‘뉴스박스’ 기사 노출 시간은 주로 1회(2시간)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총 267건의 기사 중 229건인 85.8%가 1회(2시간) 노출되고 있었다. 기사노출 시간으로 1회(2시간)가 가장 높은 이유는 인터넷속성인 ‘속보성’에 기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표3>참고)


다만 네이트(Nate)는 1회(2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평균보다 크게 밑도는 14건인 58.3%에 그쳤으며 오히려 2회(4시간) 이상 노출되는 기사가 10건으로 41.7%나 되었다. 결국 타 포털보다 ‘뉴스박스’ 기사가 적었던 네이트(Nate)는 1개 기사당 평균 노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길었다.

 

 

이회창 후보 출마관련보도 비중 있게 다뤄


3회(6시간) 혹은 4회(8시간) 이상 오랜 시간동안 노출시킨 기사는 포털뉴스에서 그 만큼 중요한 이슈로 처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Daum)은 11월 5일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관련 소식과 한나라당 갈등관련 뉴스인 <昌 조만간 ‘무소속 출마’ 선언할 듯…朴 ‘이재오 사과’ 거부>와 <박근혜에게 고개숙인 이재오>를 4회(8시간)에 걸쳐 비중 있게 보도했다.


네이트(Nate)는 BBK관련하여 김경준 씨 소환을 3회(6시간)에 걸쳐 11월 1일과 2일 이틀 동안 주요 기사로 다뤘으며, 11월 2일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관련보도인 <昌 대선출마 ‘초읽기’ 돌입…내주초 ‘탈당’ 관측>을, 11월 5일은 <이회창 ‘무소속 출마’ 선언할 듯…朴 ‘이재오 사과’ 거부>를 3회(6시간) 게재했다. 이어 11월 9일에도 <이회창측 “지지율 팽팽하면 李 후보 지원가능”>을 4회(8시간) 게재하였다.

 

상대적으로 타 포털사보다 메인화면의 ‘뉴스박스’ 기사량이 많았던 야후(Yahoo)는 10월 30일 3회(6시간)에 걸쳐 이재오 씨와 박근혜 씨와의 갈등 기사를 내보냈다. 11월 5일과 6일은 각각 <이회창 26.3%…영남서 이명박 추월>, <이명박 38.5% 이회창 20.8% 정동영 12.3%> 기사를 3회(6시간)동안 게재했으며, 이회창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의 지지율 변화를 조사한 여론조사결과 기사를 2건이나 노출시켰다.(<표4>참조)


결과적으로 포털 3사 모두 이회창 후보의 출마관련 뉴스를 가장 비중 있게 다뤘으며, 한나라당 내부갈등 문제와 BBK 관련 문제도 주요 이슈로 보도했다.


 

 

과거보다 연합뉴스 이용비율 높아져


포털 3사의 메인화면 ‘뉴스박스’ 기사 출처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지난 2005년 우리 단체가 조사한 것보다 연합뉴스 이용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도에는 네이버(Naver)가 32.7%, 다음(Daum)이 26.9%, 네이트(Nate)가 24.5%로 평균 28%를 이용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연합뉴스 이용비율이 포털 3사 평균 35.2%로 나타났다.
특히 다음(Daum)은 지난 조사보다(26.9%->58.1%)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언론사들이 제공받고 있는 연합뉴스를 더 많이 이용함으로써 논조의 중립성, 편파성 시비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한 노력으로 분석된다.(<표5>참조)


 

 

이명박, 이회창 후보에 집중된 포털뉴스


메인화면 ‘뉴스박스’의 후보별 기사량을 분석한 결과 3사 포털뉴스의 ‘이명박 후보’ 관련 보도는 98건(36.7%), ‘이회창 후보’는 65(24.3%), ‘이명박+이회창 후보’는 26(9.7%), ‘정동영 후보’와 ‘이명박+정동영 후보’는 각각 11(4.1%)건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보수진영인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기사량이 다른 후보 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보도까지 합치면 두 후보와 관련된 기사의 비중이 70%가 넘게 나왔다. 이 기간 동안 주요 이슈가 이회창 후보의 출마 선언, BBK 관련 뉴스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동영·권영길·이인제·문국현 4명의 후보를 합친 기사량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포털뉴스의 뉴스 편집이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뉴스박스’에 이명박·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기사가 긍정적이거나 정책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대부분 가십에 가까운 기사였다.


야후(Yahoo)는 문국현 후보의 탈법 의혹사건을 다룬 <문국현 부부, 탈법으로 전원주택 신축 의혹> 보도를 게재했다. 다음(Daum)은 <[Live 토론회]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 후보>를 단순히 생중계했으며, 문국현 후보의 첫 방송 출연이었던 MBC <100분 토론>도 패널로 참가한 권영준 교수가 문 후보에게 질의한 내용과 토론 분위기를 담은 <100분토론 ‘문국현 후보 전재산 헌납 약속할 수 있나’>를 게재하는데 그쳤다.


또, 야후(Yahoo)는 이인제 후보와 관련해서 11월 6일 이회창 후보와 관련된 <이인제 “昌, 지난 대선때 엄청난 조건으로 출마포기 요청”>이라는 기사를 통해 노출시켰고, 지난 2004년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었을 때 옥중에서 딸과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가십성 기사인 <이인제 옥중서신 ‘애틋’> 정도를 게재했을 뿐이다.


원내 3당인 민주노동당 후보인 권영길 후보의 경우 3사 포털뉴스에서 한 건의 기사도 없었다.(<표6>참조)


 

정책보도 없는 메인화면의 ‘뉴스박스’


포털뉴스에서 3회(6시간) 이상 노출된 기사 중 이회창 후보 관련 보도가 절대적이었던 것처럼 (<표4>참고), 포털 3사 메인화면 ‘뉴스박스’의 기사 주제별 분석에서도 이회창 후보의 출마관련보도가 32.2%(86건)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은 대선 후보자 중심이 아닌 일반 정치보도는 23.2%(62건)를 차지했다. 일반 정치보도에는 ‘이재오 최고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간의 갈등 및 한나라당 내부갈등’, ‘김경준 씨 단순 귀국 문제’, ‘대선관련 일반정치뉴스’ 등을 포함시켰다. 이 밖에 후보들의 동정보도는 18.1%(50건)를 차지했으며, BBK등 후보들의 의혹사건 및 공방을 다룬 기사는 12.7%(34건)를 차지했다. (<표7>참고)


반면 정책보도는 3사 포털뉴스 모두 다 합쳐 2.6%(7건)뿐이었다. 이에 대해 포털뉴스들이 후보자들이 공약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이라거나, 포털뉴스가 기존 언론사의 기사를 받아 유통시킨다는 점을 근거로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털이 좀 더 적극적인 편집으로 과거 선거보도에서 문제로 지적되었던 경마식보도, 후보동정보도, 의혹보도에서 탈피하여 정책선거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은 분명 필요할 것이다. 또 정책 관련 보도가 적은 만큼 선거 혐오증을 야기하는 부정적인 보도의 양도 줄였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정책선거보도 세심한 편집을 해야


이번 모니터 기간인 10월 29일부터 11월 9일까지의 주요이슈는 ‘이회창 후보의 출마선언’, ‘한나라당 내부갈등’, ‘BBK의혹 사건’이였다는 점에서 포털뉴스가 이와 관련된 보도를 많이 노출시킨 것은 일면 이해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앞서 ‘뉴스박스’ 기사가 의제설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바 단순히 포털뉴스가 기존 언론사의 보도량에 따른 뉴스편집을 했다고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이런 소극적인 뉴스편집으로는 올바른 포털저널리즘 역할을 했다고 보기 힘들다. 포털뉴스의 영향력에 걸맞는 사회적인 책무도 동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 포털뉴스는 최대한 정책보도를 좀 더 오랜 시간 비중 있게 처리해야 한다. 더 나아가 공명정대한 대선이 될 수 있도록 앞서 지적한 내용을 바탕으로 ‘뉴스박스’ 편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사)민주언론시민연합 2007대선민언련모니터단 보고서입니다


태그:#민언련, #대선, #포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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