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인천 강화의 산마을고등학교에서는 독특한 발상과 귀여운 아이디어를 맛볼 수 있는 2007 산울림 한마당 '추락(秋樂)'이 화려하게 개막했다. '추락'은 "가을을 즐겨보자"라는 뜻에서 축제 슬로건으로 선정됐다. 산마을 학우들의 가을 축제 현장 속으로 빠져보자. 국내 최초 비닐하우스 무대 설치
바야흐로 전국 고등학교의 축제 시즌이 돌아왔다. 보통 고등학교의 축제는 운동장 특별무대, 체육관, 인근 문화 예술회관 등에서 열린다. 하지만 산마을 고등학교에서는 원예농가에서나 쓰이는 '비닐하우스'를 중앙 무대로 꾸며 축제가 진행되었다. 현재 산마을 고등학교의 비닐하우스는 학우들의 실내 체육활동, 헬스 동아리 운영장소로 활용중이다. 무대의 바닥은 산마을 풋살리그 경기 운영에 사용되는 A보드(자체 제작 광고판)로 만들었다. 학교측은 강화도의 강추위를 감안해 축제 중앙 무대를 비닐하우스로 잡았다. 산마을 학우들의 아기자기한 소품 배치와 비닐하우스의 아늑함이 어울어져 무대는 운치를 더했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 '추락'
2007 산울림 한마당 '추락'의 기획과 연출은 동아리 대표, 학생회장이 속해있는 '축제준비위원회' 간부들이 맡았다. 축제준비위원회는 댄스, 합창, 시낭송 등 천편일률적인 축제 구성에서 벗어나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게 기획했다. '2007 산울림 한마당 '추락'은 이벤트 전시(1부)와 공연(2부)으로 구성됐다. 이벤트 전시에서 단연 인기를 끈 프로그램은 '오픈 하우스'였다. '오픈하우스'는 산마을 학우들이 생활하는 남녀 기숙사를 개방하는 행사로 학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오픈하우스는 '방명록' 적기, 방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전',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내주는 '미니 카페' 등으로 꾸며졌다. 1년의 딱 한 번 찾아 오는 기회,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남학생, 여학생 방에 들어 가볼 수 있는 기회를 잡기 위한 학우들의 경쟁으로 기숙사는 북적였다. 에다가와 민족학교 살리기운동
2007 산울림 한마당 '추락'의 행사 중에는 의미있는 행사 두 가지가 눈길을 끌었다. 첫 번째는 '재일 조선인 학교 돕기' 티셔츠 판매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소속 에다가와 조선제2초등학교(에다가와 민족학교)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성공회대학교 신영복 교수의 글씨로 제작된 '함께가요 우리학교' 메시지가 담긴 티셔츠가 산마을 식구들에게 판매되었다. 수익금과 후원금은 일본의 에다가와 민족학교로 직접 전달해 축제의 의미를 더했다.
두 번째는 '소망나무'에 소원 걸기 이벤트다. '소원 걸기 이벤트'는 매년 산울림 한마당에서 진행되는 역사 깊은 행사 중 하나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2007년을 돌이켜보는 시간, "이제는 말할 수 있다"의 자유선언, "꿈★은 이루어진다"의 소망 적기 등 다양한 소원들이 나무에 하나 둘씩 걸렸다. 상급학교 진학을 준비중인 3학년들대부분이 '대학 합격 기원' 메시지를 적어 고3들의 높은 열기를 실감 할 수 있었다. 2007 산울림 한마당 '추락'은 산마을 학우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귀여운 아이디어가 접목된 한 편의 드라마 였다. 산마을고등학교 60명여의 학우들과 10여명의 교사들이 써내려갈 가을의 전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학생 자치 문화,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국내 최초의 고교 풋살리그, 어느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닐 하우스 축제까지. 인천 강화의 작은 공동체 산마을고등학교는 한국 교육 현실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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