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는 대구시립국악단의 기획공연인 타락무(打樂舞) 주제공연이 있었다. 이번 공연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기원의 의미도 담겨졌다. 타락무의 공연에는 국악단 중 한국무용파트(안무자 김죽엽) 단원들의 우리 전통무용에 대한 춤과 타악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는 섣달 그믐날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의 춤인 학춤, 연화대무, 처용무 등을 합쳐 만든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이색적으로 연출해 냈다. 처용무는 궁중무용(정재) 중에서 유일하게 사람 형상의 가면을 쓰고 추는 춤으로 통일신라 헌강왕(재위 875-886)때 처용이 아내를 범하려던 역신(疫神: 전염병을 옮기는 신)을 노래와 춤으로 물리쳤다는 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총 2부로 나눠서 펼쳐진 공연에는 1부 학연화대처용무합설과 김죽엽 안무자의 소고춤 공연과 우리의 소원을 염원하는 마음을 하늘에 널리 퍼져 이루기를 기원하는 바라춤과 주술적 성격을 띤 검무와 장고춤인 타락무가 무대에 올려졌다.
2부에는 수자령 연가(壽子靈 戀歌)로 생명으로 잉태되지 못한 유산이나 사산으로 죽어간 아이들을 위한 영혼을 천도하고자 만든 창작 작품의 공연이 펼쳐졌다. 한국무용 지도에 나섰던 김죽엽 안무자(대구시립국악단 한국무용)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내용 있는 작품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대구 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대구시립국악단원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특별 초대 손님으로 선룡스님(현풍포교당 주지)이 직접 무대에 올라 유산, 사산 등으로 죽은 영혼의 넋을 달래는 천도의식을 재현해 내 눈길을 끌었다.
선룡스님은 “요즘 젊은이들이 쉽게 다루지 않는 유산, 사산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것이 놀랍다”면서 “성이 문란한 문화를 질타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안무자의 의도처럼 요즘 세대의 무너진 성 도덕 관념을 고발하는 한편 생명을 얻지 못하고 죽어간 아이들의 불쌍한 영혼과 현 세대의 자화상을 그려냄으로써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뜻깊은 자리였다.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주영위)은 시민들을 위한 찾아가는 공연으로 매주 금요일 메트로센터 메센 광장에서 정기적으로 국악공연을 열고 있으며 올해는 수능을 친 고3 학생들을 위해 무료공연을 펼친 바 있다. 대구시립국악단은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로 오는 21일(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추억으로 한번, 그리움으로 두 번>이란 주제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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