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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 납골당 건립을 두고 주민들의 공사장 점거농성에 대한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몸싸움과 부상자가 속출하는 등 첨예하게 대립했던 안양시 연현마을 주민들이 광명시와 대화를 통한 타협점 찾기에 나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인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광명시와 안양시 석수동 연현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이효선 광명시장과 주민 대표들은 광명시청에서 면담을 갖고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결과를 놓고 주민총회를 통해 합의 방안을 찾기로 결정할 경우 대화로 문제를 모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강영한 회장은 "먼저 이 시장에게 지난 27일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시장의 멱살을 잡고 바지가 찢어져 속옷이 노출되는 등 거칠게 행동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이 시장도 14명의 주민들이 후송된 점에 대해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납골당 건립 전면 백지화'와 '실질적인 합의 방안'을 놓고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전하고 "광명시도 납골당 건립 외에 화장장, 납골묘지는 짓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과 합의를 위한 방안을 구상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내달 1일 오후 5시에 주민총회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12월 19일 안양시장 재선거 이후 신임 안양시장에게 광명시와 납골당 문제를 협의하도록 위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일단 공사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명시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법원의 결정과 행정대집행을 통해 지난 27일부터 재개했던 납공당 진입로 현장에서의 공사를 일단 내달 2일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강영한 회장은 "납골당 건립 자체를 끝까지 반대해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법원의 결정이 내려진 상태에서 끝까지 반대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인지 주민들의 중지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명시 관계자도 "연현마을 주민들이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할 뜻을 밝힌 만큼 원활한 총회를 진행할 수 있도록 3일간 공사를 중단키로 했다. 총회에서 주민들이 합의방안을 찾으면 대화를 시작하고 총회가 부결되면 3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는 29일 아파트 내 공지를 통해 '광명시 납골당 문제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주민총회를 12월 1일(토) 오후 5시 연현중학교 5층 강당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하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날 연현마을 주민들과 이효선 광명시장과의 면담은 앞서 지난 28일 오후 1시 광명시 강철원 부시장, 담당 국장, 과장과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강영한 회장외 주민 대표들이 참석하고 모 정당 국회의원 보좌관이 배석한 모임에서 의견일치를 모아 결정됐다.

 

광명납골당 건립, 안양시 주민 반발 10개월째

이번 사태는 광명시가 사업비 293억원을 들여 안양시와 경계인 광명시 일직동 산1번지 부지 2만6600㎡에 지하1, 지상3층, 3만317기(30년 계획)규모의 메모리얼 파크 건립공사에 착수하여 2008년말까지 완공할 계획이 지난 1월 중순께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광명시 납골당 부지는 안양시와 경계의 석수2동 연현마을과 마주보고 있는 해발 83m 성채산 일대로 연현마을 LG아파트 단지와 직선거리로 500m에 위치하고 연현중학교와의 거리는 400m에 불과하다.

 

이에 연현마을주민 등은 1월 중순부터 생존권 및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부지 이전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 등을 통해 거세게 반발해 왔으며 8월 9일부터 공사가 본격화되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공사장을 점거하자 공사가 중단됐다.

 

광명시는 법원에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을 제기하고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지난 21일 "봉안당 건축공사를 방해하는 일체 행위를 금하며 건축공사 현장에 출입해서는 안된다. 이 명령을 위반할 경우 위반행위 1회당 5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광명시는 법원의 판결을 통해 법과 명분을 확보했으나 주민들은 법의 문제와는 별개로 일방적 행정에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의 또다른 명분으로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남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중재하기 위한 자리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타협점을 찾지 못했을 뿐이다. 연현마을 주민들은 광명시에 대화를 요청, 이루어지기도 했으며 어떨 때는 돌연 취소되기도 했다. 한발씩 양보해 수용가능한 선의 접점을 찾는 지혜가 모아져야 할 때다.

 

지난 1월 겨울부터 시작된 납골당 갈등과 대립은 10개월째 이어지면서 때로는 토론과 대안제시,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외치기도 했으나 새로운 겨울을 맞이하는 현재 연현마을 주민들이 병원으로 실려가는 현장에는 과연 누가 있는지 확인해 볼 일이다.

납골당 공사장 주민천막 행정대집행 단행

 

이에앞서 지난 27일 오전 광명시와 시공업체인 서원기공(주)은 안양시 석수동 연현마을 LG빌리지 입주자대표회의, 투쟁위원회 등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이 받아들여 주민들에게 철수명령을 내리자 행정대집행을 단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광명시 공무원 및 용역회사 직원 400여 명과 안양시 연현마을 주민 400여 명과 맞서 결국 충돌하는 사태를 빚으며 이효선 시장의 멱살을 잡히고 바지가 찢어지고 연현마을 주민 14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불상사끝에 경찰의 중재로 일단 중단됐었다.

 

하지만 광명시는 다음날인 28일 새벽 3시께 포크레인을 공사장안으로 진입시켜 성채산으로 올라가는 데 성공하고 오전 9시께 광명시 공무원들이 재차 행정대집행에 나서 주민들이 공사장앞 도로에 설치한 천막 등을 모두 철거하고 부분적으로 공사를 재개했다.

 

행정대집행 둘째날의 상황은 공사업체가 20여 명의 용역을 대동하고 공사장에 포크레인을 반입시켰다. 당시 공사장앞 주민들 천막에는 4~5명의 주민들이 있었지만 충돌은 없었다. 날이 밝은 후 본격적으로 공무원들과 연현마을 주민들 간에 대치 상황이 전개됐다.

 

오전 9시 30분경 광명시 공무원 300여 명이 공사 현장에 동원됐고, 이들은 공사현장 입구에 설치돼 있던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연현마을 주민들과 광명시 공무원간에 몸싸움이 있었으며 연현마을 주민 한 명이 병원으로 또다시 이송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안양#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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