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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국현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거리유세를 했다.
문국현 후보가 30일 오후 광주 충장로에서 거리유세를 했다. ⓒ 이주빈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의 전투의지가 강해지고 있는 것일까. 문 후보의 연설이 확 달라졌다. 

 

30일 오후 2시 광주 충장로. 문 후보의 거리유세가 시작됐다. 한 조선대생이 그에게 목도리를 선물했다. 지지자들은 "대통령, 문국현"을 연호했다. 날은 추웠지만 그의 표정은 밝았다. 문 후보가 마이크 가까이 다가섰다.

 

"방금 전 목도리를 선물 받았다. 이처럼 따뜻함을 나누는 정신이 절실한 때다."

 

연설의 시작은 문 후보 특유의 '강의식'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여기저기서 "어, 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가 시종일관 높은 톤을 유지하며 '투사형 연설'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영혼을 팔아서라도 일자리를 갖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말을 듣고 사장 생활을 계속 할 수 없었다. 200만 청년과 부모님의 한을 푸는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명식 어투에서 공격적 반문형으로 바뀌어

 

문 후보는 지난 8월 정치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물론 그 전에도 청년실업에 대한 자신의 지론은 자주 말해왔던 터다. 그러나 이번엔 확실히 달랐다. 우선 그의 목소리는 격정으로 높게 떨렸다. 그리고 단정했던 설명식 어투는 공격적 반문형으로 바뀌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었다.

 

"왜 우리 청년들을 일자리 없는 사람으로 몰아가나? 왜 우리 국민을 비정규직으로 몰아가나? 왜 5% 특권세력의 부패비리를 연장해야 하는가?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

 

절규에 가까운 문 후보의 연설은 이전엔 들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 후보를 이렇듯 격정적으로 만들었을까. 5분 남짓 광주 거리유세 내용 중에서 그가 '작심하고' 변신한 까닭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비리부패와 독재환상에 젖어있는 과거세력과의 당당한 싸움이다. 운하나 만들겠다는 부패비리·반민주세력에게 결코 정권을 내주진 않을 것이다. 이 문국현이 앞장서서 하겠다."

 

그는 여러 가지 부패·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독주현상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문 후보의 측근들은 전했다. 아울러 범개혁세력이 이명박·이회창 후보에 비해 한참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수세력 집권 저지에 적극적 역할 강조

 

특히 그가 "부패비리·반민주세력에겐 결코 정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며 "(그 일에) 본인이 앞장 설 것"이라고 말한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범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와 보수세력의 집권저지를 위해 문 후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범구 창조한국당 선대본부장은 "우리 후보가 점점 투지에 불타오르고 있다"며 "부패수구세력의 집권을 막아내는 미래로 가는 동맹, 단일화 국면을 주도하겠다는 강한 전투의지"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상황이 절박하다는 걸 후보도 느끼고 있다"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온 광주에서 후보 본인의 절박한 투지와 의지를 민중들에게 직접 호소하고자 하는 의지가 무척 강했다"고 소개했다.

 

문 후보의 달라진 연설기법 만큼이나 그를 비롯한 개혁진영의 지지율에도 변화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 후보가 전에 없던 '전투의지'를 내보이며 '샌님'에서 '투사'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거리'에서 말이다.


#문국현#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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