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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수생 이회창이 다시 대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두 번과는 다르다. 거대 당의 후보가 아닌 무소속이다. 사람도 부족하고 실탄도 모자라다. 그러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이번에는 확실하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인다.

 

이회창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서울 남대문시장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이 후보를 지지하는 팬클럽 회원들은 사무실 앞 도로에 컨테이너에 자리 잡았다. 대개는 중년의 나이, 하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어서인지 모두 청년처럼 밝은 표정이었다.

 

이회창 후보의 팬클럽은 '창사랑' '한국창' '이회창 사랑' 등 3개. 작년 11월에 보다 효율적인 구심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연합회를 조직하게 됐다고 한다. 공식명칭은 <이회창 팬클럽 연합회>다.

 

28일 컨테이너 안 임시사무실에서 중앙위원인 정윤호(52)씨와 인터뷰를 가졌다. 평소에는 정보통신 감리사 일을 하고 있지만 현재는 휴가를 낸 상태라고 한다.

 

"더 이상 무능한 좌파로는 안 된다"

 

- 이명박 후보의 팬클럽 'MB연대'는 14만 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 곳은 어떤가.
"인터넷 회원이란 게 휴면회원이 많고 적극적 활동을 하는 이는 적다. 연합회 전체적으로 7만8000명 정도 였는 데, 지금 하루에 5백에서 천 명씩 꾸준히 늘고 있다. 단 보수 쪽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나이가 많고 20,30대가 조금 적은 건 사실이다."

 

-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애초부터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인간 이회창을 따르고 존경했다. 그 분이 눈물의 정계은퇴를 했을 때 정치인으로 사랑했다면 우리 모두 떠나야 했다. 그러나 인간을 좋아했기에 모두 남아 지켰다. 법과 원칙이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의 철학과 정신을 존경한다."

 

- 왜 이회창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것이다. 김대중의 대북 퍼주기, 노무현식 굴종의 평화…. 이건 아니다. 처음에는 신선해 보이고 세상을 바꿀 것 같지만 맡겨보니 아니다. 안정되고 믿을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무능한 좌파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가 배신했다. 한나라당의 색깔을 바꾸겠다, 이름을 바꾸겠다. 거기다 6·3동지회를 끌어들이고…. 한 마디로 위장 보수다. 그러니 국민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이 후보에게 흘러가는 것이다. 시대정신은 정직한 사람을 원하는 것이고 그게 바로 이회창 후보다.”

 

- 갑자기 출마하게 되어 정책 등을 다듬을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갑자기 준비한 거는 맞다. 하지만 이 후보가 지난 5년간 무위도식 한 것이 아니다. 늘 나라에 대한 구상을 하고 계셨다. 평소의 정치적 철학과 정신이 집약됐기에 문제는 없다. 또한 일방적으로 보수적이지 않다. 북한에 대해서도 상호주의 정책을 펴실 정도로 열린 분이다. 급조가 아니다."

 

"박사모의 이회창 후보 지지는 자연스러운 현상"

 

-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박사모에서,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했는데.
"자연발생적인 일이라고 본다. 단순한 정권교체가 목표가 아니라, 건전한 보수가 좌파정권으로부터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야 한다. 그것이 대의명분이다. 당내 경선을 치른 후 지지자들은 등을 돌린 상태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이명박 후보를 보수로 보지 않는다. 일말의 희망이 사라진 지금 대안을 찾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 혹 지지자들끼리 사전교감은 없었는지.
"아니다. 평소 연락도 하고 잘 아는 사이인 것은 맞지만 그렇진 않다. 원래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창사랑 활동을 하던 이들이 많다. 박근혜 후보가 어정쩡한 행보를 하니 당연히 떠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애국보수다."

 

-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하는데.
"이해한다.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탈당을 해서 바른 정치를 만드는데 함께 하면 좋겠지만 그건 바람일 뿐이다. 현실 정치인의 한계다. 적극적 지지는 절대 안 하시리라 본다. 결국 나중에는 함께 하시지 않겠나. (웃음)"

 

- 현실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이 더 높다. 이길 수 있다고 믿는지.
"외국에서는 응답율이 30% 이하면 통계를 내지 않는다. 전화조사를 받는 이가 누군가? 다 여성들과 나이든 분들이다. 거기다 응답율이 20%미만이다. 표본추출을 했다 해도 그 수가 너무 적다. 진정한 여론이 아니다. 나머지 80%는 밖에서 생산 활동을 하는 이들이고 그들이 진정한 여론이다.

 

당내 경선 때도 이명박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긴다고 했지만, 박근혜 후보가 앞서지 않았나. 그래서 지금의 여론조사는 안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건전보수가 약 70%라고 본다. 그들의 표는 반드시 정직한 이회창 후보에게 온다. 나라를 생각하다면 분명히 이 후보에게 투표하리라 확신한다."

 

"국민을 배신한 건 이회창 후보가 아닌 이명박"

 

-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은 이회창 후보의 출마가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하던데.
"누가 배신을 했고 누가 상식에 어긋나는지를 생각해보라. 대다수 국민들이 야당다운 야당, 건전한 보수, 애국세력을 대표하는 한나라당을 원했다. 그런데 정체성이 모호한 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국민을 배신한 것은 이명박과 한나라당이다. 정권교체는 누가해도 5년마다 이루어진다. 중요한 건 진정으로 반듯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다."

 

- 지지율 1위 이명박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한 마디로 국가 지도자가 아니다. 속된 말로 쪽팔리다. 나도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 입장이지만 자녀 위장취업은 이해가 안 간다. 또 유흥업소에 세를 주고… 돈이 그렇게 좋은가? 하도 많아서 일일이 거론키도 힘들다. 이명박 후보는 정말 아니다."

 

- 언론 등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는지.
"전혀 없다. 왜? 자신이 있으니까. 불만을 가진다는 건 불안하기 때문 아니겠나. 우리는 당당하기 때문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

 

- 바람직한 정치인 팬클럽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순수해야 한다. 그리고 권력으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정치조직화 되거나 사조직화되어선 안 된다. 자발적 자원봉사자들의 모임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체성을 지키는 일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우리 국민들은 어리석지 않은 현명한 분들이다. 바로 보고 바로 찍자. 끝까지 살피시고 기호 12번을 찍으실 것으로 믿는다."


태그:#이회창 팬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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