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째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던 광명시 납골당 사태가 해결국면으로 전환될 분위기다. 12월 1일 안양시 연현마을LG빌리지 주민들은 연현중학교에서 주민 총회를 열어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의견을 모으는 데는 우여 곡절이 많았다. 납골당 백지화 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주민들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3시간 30분에 걸친 긴 회의 끝에 결국 표결을 통해서 ‘대화와 타협’으로 의견을 모았다. 표결 방법은 OX 퀴즈를 하듯 찬성하는 쪽과 반대 하는 쪽으로 가르는 것이었다. 6:4 정도로 ‘대화 와 타협’에 찬성하는 주민이 많았다. 광명시에서 건립하는 납골당을 안양시 주민이 반대하는 이유는 납골당이 가까운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행정 구역 상으로는 나뉘어 있지만 납골당 예정지인 광명시 산1번지 성채산 입구는 안양시 연현마을과 약 400M 거리에 있다. 주민들은 재산권과 연현중학교 학생들 학습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10개월째 ‘납골당 백지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왔다. 광명시 부시장과 담당 국장 과장 등 실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은 주민들이 이 문제를 가지고 총회를 한다고 할 때부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담당 공무원들은 ‘백지화 요구’만 아니면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 타협 하면서 공사를 진행 한다는 입장이었다. 광명시 안완식 주민생활 지원 국장은 지난 11월 29일, 주민 총회 끝날 때까지 3일간 공사를 중단해 달라는 강영한 입주자 대표 회장의 요구를 전격 수용 했다. 또, 조원덕 사회복지 과장도 지난 11월 30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과장은 광명시에서 수용해 줄 수 있는 요구 조건까지 미리 귀띔해 주었다. ♦규모축소 ♦차계막 설치 ♦화장장과 납골묘를 설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문서로 약속 하는 것 등 이고 규모 축소 문제가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결정권자인 이효선 광명시장이다. 이 시장은 여전히 당초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과 이 문제로 대화할 필요도 없으며 타협할 이유도 없다는 입장을 공공연히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11월 30일에는 납골당 건립에 관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 할 것을 천명했다. 이 시장이 기자회견을 한 날짜는 상징성이 있다. 주민들이 총회를 열기로 한 바로 전날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 시장이 총회에 앞서 ‘엄포성’ 발언을 해서 총회결과를 ‘대화 와 타협’으로 유도 하려 한 것인지 단순히 대화나 타협이 필요 없다는 것을 알리려 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진의를 파악하기 힘들다.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미리 기선을 제압해서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이끌려 한다는 것. 어찌됐든 이제 ‘공’은 광명시장에게 넘어갔다. 광명시장 결정에 따라 대화냐! 충돌이냐! 가 결정되는 것이다. 광명시 납골당 건립 문제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벌어질 장묘시설 건립 문제의 예고편이다. 각 지자체 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장묘시설 문제다. 설치는 해야 하는데 장소가 마뜩치 않다. 더군다나 혐오시설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는 곳 마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그러다 보니 비교적 한적한 지자체 경계지역으로 장묘시설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효선 광명시장 결정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 사례로 남기 때문이다.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남길 것인지 법치 논리 주장하며 우격다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를 남길 것인지 이제 이 시장 마음에 달렸다. 법은 최소한의 규범이다. 이것마저도 안 지키면 사회 질서가 문란해지기 때문에 존재 하는 것이다. 때문에 법으로 해결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은 대화 와 타협을 통해 상식선에서 해결 하는 것이다. 이효선 시장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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