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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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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3일 오후 4시 55분]

정동영-문국현 단일화 속도... 양측 '시민사회' 역할 요청

후보 단일화와 관련 문국현 후보의 최종 결심이 임박한 가운데 그동안 외곽에서 정동영-문국현 후보단일화를 촉구해온 시민사회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3일 정동영-문국현 후보 양측은 시민사회 핵심인사들에게 단일화 과정을 지원, 촉진, 완충하는 제3지대의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형식에 대해서는 시민사회 내부에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000위원회' 식으로 공식적인 기구를 띄워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맡을지, 드러내지 않은 상태에서 물밑 역할을 하는 게 나을지, 참여 방식을 놓고 고심 중이다.

한 핵심인사는 "양측에서 요청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역할은 하겠지만 어떤 형태가 될지 일이 잘되는 쪽으로 협조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들은 권영길, 이인제 후보를 포함한 연합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을 병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울산을 방문한 정동영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형식과 내용에 일체 구애됨 없이 백지상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문 후보측에서 신당도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요구한 것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영 지원 유세 나선 강금실 "내 업보"
문국현 결심 임박 소식에 반색 "멋지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자료사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와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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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음… 몸은 하나!
강금실 전 장관이 이런 처지였을까?

3일 정동영 후보 선대대책위원장으로 활동을 개시한 강 전 장관은 신당 의원들 사이에서 '경계인'으로 통한다. 정치와 비정치 사이, 당원과 당원이 아닌 사이, 또 정동영과 문국현 사이 중립지대에서 서성거려왔다. 민주세력이 어쩌다 이지경이 되었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에서 그는 늘 앞자리에 앉아 조용히 경청하고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최장집 교수와의 토론회에선 정당과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토로했다.

이날 부산으로 향하던 강 전 장관은 첫 지원유세 길에 오르기 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 신당의 잘못을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민주개혁세력의 역사적 기록을 살리고 앞으로 이 정파가 성공하려면 굉장히 많은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며 "이번 대선은 그 준비가 안된 채로 치르고 있다"고 솔직히 얘기했다.

- 단일화 요구해 왔는데 정동영 후보의 선거운동에 나선 이유는.
"대선이 2주 밖에 안남았다. 단일화 비전이라고 보인다면 며칠 더 기다리겠는데 난항을 겪고 있고…. (여론조사 발표 마지막 시한인) 12일까지 기다리면 대선이 일주일 밖에 안남은건데 (신당의 당원인) 저로서는 난감하다. 비겁해 보이지 않나.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 나는 참여정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다. 이걸 건너뛸 수는 없다. 내 업보다."

- 문국현 지지를 선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대선 시작될 때부터 고민했다. 정말 잔인한 선거다. 너무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있다. 정말 괴로웠다. 하지만 한쪽으로 결정하니 나니 마음이 굉장히 편하다."

- 문국현 후보가 단일화 참여를 결심할 거라는 소식이 들린다.
"늦더라도 해야 한다. 후보 등록(지난달 25일) 전에 문 후보를 직접 설득했다. 문 후보가 직접 나서는 과정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는 모습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문 후보가 결코 불리하지 않다. 지금이라도 문 후보 정말 멋지다."

- "정동영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중심의 단일화 입장인가.
"선거운동을 하는 입장에서 개인의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하지만 단일화 과정을 거치면서 국민이 선택한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정동영 후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 문국현 후보측은 신당의 '희생'도 요구하고 있다.
"논의해 보겠다."

- 140명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 주장도 나온다.
"무리한 얘기다. 자리를 내놓는다고 책임지는 게 아니다. 보다 진정성 있는 결정이 필요하다. 신당의 중심에 리더십을 세우는 노력이 부족했다. (대통합신당이) 8월에 창당되다보니 시기적으로 쫓겼다. 작년 5.31 지방선거 직후 정리되어 왔어야 했다. 앞으로 신당의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이 중요하다."

[1신: 3일 오후 2시 10분]

기로에 선 문국현, 정동영과 진검승부 겨룬다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급반전되는 분위기다. 줄곧 정동영 후보 사퇴를 주장해온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승부수'를 던질 태세다. 정동영 통합신당 후보와 직접 맞붙는 방식이다. 단일화론을 수용한 뒤, 정동영 후보와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누가 단일 후보로 적임자인지 진검승부를 벌이겠다는 것. 최종 결심만 남겨둔 상태다. 

문 후보는 3일 유세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중이다. 끝까지 독자노선을 걸어 문국현의 가치를 알릴 것인가, 아니면 보수세력의 집권 저지를 위해 단일화에 응할 것이냐, 더 이상 선택을 미룰 수 없는 두 갈래의 길목에 서 있는 셈이다.

문국현 캠프의 김갑수 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문 후보가 참모진들과 밤늦게까지 향후 전략과 전술에 대해 숙의했다"며 오늘 밤, 늦으면 내일 오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대변인은 "문 후보가 주장해온 '정동영 사퇴' 카드는 철회한다"고 밝혔다. 정동영 사퇴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 응하겠다고 했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문국현 후보와 선대위원장들은 지난 밤 회의에서 독자세력으로 완주하는 것이 맞다(독자세력론), 이기기 위해서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진검승부론)를 놓고 격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참모진의 견해는 진검승부론이 다수였지만 "후보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쪽으로 일단 정리됐다.

문 후보측의 이같은 입장 선회에 대해 김 대변인은 "수구부패 세력이 집권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의 죄인"이라며 지지 세력의 단일화 요구에 동조하는 태도를 취했다. 아울러 이명박-이회창의 지지율을 합한 보수진영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부동층이 확대되는 상황에 대해 "우리의 기회"라면서도 "정동영 후보의 한계로 인해 이탈하고 있는 개혁진영 유권자에게 어떻게 하면 희망의 불씨를 만들까 숙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문국현 용퇴론'에 대해 일축했다. 김 대변인은 "하늘이 두 쪽 나도 그럴 일은 없다"고 밝혔다. 언론을 향해 '칩거', '잠적' 등의 표현을 쓰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헌태 정무특보가 <오마이뉴스>의 전화통화에서 밝힌 배경 설명은 이렇다.

"단일화를 위한 '협상'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 흥정은 있을 수 없다. 여론조사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도 아니다. 연합정부론도 배제한다. 너와 나 한명은 죽어야 한다면 누가 죽는 게 맞는지 토론해 보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단일화가 되겠지만 단일화를 위해 사퇴를 전제로 토론하는 것은 아니다."

김 특보는 "정동영 후보가 자진사퇴를 안하겠다고 하니 우리쪽에서 전략적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고 말했다.

궁지에 몰린 문국현... '가치' 쥐고 '세력'과 담판

이제까지 문국현 후보는 '가치'의 깃발 아래 독자노선을 고집했었다. 하지만 점점 궁지에 몰렸다. 대선판이 1강(이명박) 2중(이회창-정동영) 삼강구도로 굳어지면서 방송토론회에서도 배제되는 등 군소후보로 분류됐다. 지지율도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정동영 후보는 빠르게 세력을 불려갔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정동영 후보 지원유세에 나서는 등 '중립지대' 인사들도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게 재편되고 있다. 단일화를 촉구하며 정동영 후보 선거운동에 소극적이었던 신당 28명 의원들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재촉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사회원로, 종교계, 학계 등 전방위적으로 단일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흐름을 무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또한 심대평 후보의 이회창 지지 선언, 정몽준 의원의 이명박 지지 선언 등으로 세력재편이 급진전되면서 대선판의 주도권과 관심이 보수진영으로 넘어가는 흐름이다. 

문국현 후보로선 '판'을 흔들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는 처지다. 문 캠프 내부에서 '적극적 행동', '능동적 선택'의 주문이 대세를 이루는 배경이다. 정동영 후보를 직접 맞상대해 개혁세력의 후보로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이 읽히는 대목이다.

양자토론회를 통해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정동영 후보와 범여권 양강 구도를 만들어내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한 핵심참모는 "(여론조사 발표 마지막 시한인) 12일 전에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며 "공동유세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참모는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에 대해 "단일후보 결정을 위한 선거인단을 구성해, 이들이 토론회를 지켜본 뒤 투표를 통해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방식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었다"고 밝혔다.

문국현 후보의 최종 발표만 남았다. 김갑수 대변인은 "야구로 치면 동대문야구장에서 잠실야구장으로 진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측은 공을 정동영 후보에게 던졌다. "국민에게 감동과 개혁진영의 붐을 일으키겠다는 책임의식"으로 문 후보가 한발짝 물러선 만큼 신당 역시 "그에 합당한 희생을 보이라"는 요구를 접지 않고 있다.


#후보 단일화#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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