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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BBK 주가조작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 준비에 들어갔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3일 오전 간부회의를 열어 중간수사결과 발표 시기 등을 논의했다. 또 김경준(41)씨에 대한 2차 구속시한 마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씨의 혐의에 대한 조사와 공소서 작성을 사실상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아직도 수사 중"이라는 말로 수사 발표 시기에 대한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발표 시점까지 말 못하는 이유가 뭔가?"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그러면 주로 어떤 부분에 대해서 지금 수사를 진행 중이신가?"
"어떤 부분을 수사하고 있는지는 다 아시고 있지 않나?"

 

참고인들의 진술만으로는 부족... 자금 추적에 총력 기울여

 

 

김 차장검사는 2일 오후 브리핑에서도 같은 질문에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수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계좌 추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답해 BBK 투자금 및 주가조작에 사용된 계좌 및 자금에 대한 수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미 이면계약서의 진위 감정여부 결과를 대검 문서감정실로부터 넘겨받았다. 또 (주)다스 관계자와 BBK 및 옵셔널벤처스의 직원들, BBK투자자들을 소환해 관련한 진술을 확보했다.  

 

가장 큰 부담이었던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 대한 조사 역시 3~4차례의 서면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없지만 우리는 검찰에 할 도리는 다 했다"고 말해 이 후보에 대한 서면조사가 있었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관련 참고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한 수사결과는 '설화'에 휩싸일 우려가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홍종국 전 이캐피탈 대표의 진술을 둘러싼 공방이다.

 

홍씨는 검찰에서 "1999년 9월 BBK에 30억원을 투자한 뒤 두 차례에 걸쳐 김씨에게 주식을 넘겼고 두 번째 매각 시점은 2000년 2월 28일 이후"라고 진술해 그간 김씨의 "2000년 2월 21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에게서 BBK 주식을 매입했다"는 진술을 뒤집었다.

 

홍씨의 주장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은 "홍씨의 진술은 조잡한 소설 같다"고 반박했다. 또 2000년 3월 홍씨의 이캐피탈과 합병했던 전 웰컴기술금융의 채운섭 대표는 "99년 12월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BBK 주식 60만주를 갖고 있던 이캐피탈이 2000년 3월 합병 당시에는 4만주만 가지고 있었다"며 "양해각서 체결 이후 주식을 매도한 것은 BBK주식을 실제 소유한 제3자가 있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결국 BBK 실소유주를 둘러싼 논쟁은 참고인들의 진술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검찰이 "김씨의 구속시한 마감시점인 5일까지도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데는 이처럼 어떠한 쪽이든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양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자금 흐름 등 계좌 추적 결과 밖에 없다.

 

운명의 12월 5일... 이명박 후보 무혐의 처분되나?

 

이 같은 검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볼 때 중간수사 발표 시기는 5일이 유력하다.

 

하지만 홍씨를 비롯한 핵심 참고인들이 줄줄이 출국한 상태인데다, 계좌 추적 역시 해외에 연결된 계좌가 많아 난항을 겪고 있어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내려질지는 미지수다. 

 

또 정치권의 움직임을 미루어 볼 때 이번 결과 발표 때 이 후보의 BBK 사건 연루가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장영달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3일 오전 SBS 라디오 <백지연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 중요한 인사와 식사를 하면서 '검찰이 지지율 1등으로 나오는 후보를 기소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주장했고 대통합민주신당은 검찰 발표를 지켜본 후 이 후보의 BBK 연루 의혹에 대한 특검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검찰은 정치적 균형을 맞추려고 애매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 안된다"며 "법대로, 원칙대로 수사결과를 밝혀라"고 말하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후보가 피고발인 신분인데다 김씨의 주장과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이 후보가 직접 검찰에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소환조사 없이 서면조사를 진행한 것을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통상 소환조사는 기소를 위한 절차나 수순으로 인식되는 반면 서면조사는 무혐의 처분을 위한 절차라고 인식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자들과 만난 검찰 고위관계자는 "(수사결론에 대해)아직까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대한 마지막 순간까지 수사하고자 하는 것이 수사관들의 마음 아니겠나." 


태그:#BBK,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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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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