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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못을 헤엄치는 오리.
연못을 헤엄치는 오리. ⓒ 안병기
 
하늘을 날기 시작한 이래 佛새는 오로지 비상 연습에만 몰두해왔습니다 땅으로 낙하해서 두 발로 걸어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에게 낙하란 더할 수 없이 부끄러운 추락이었니까요
 
어느 날 문득 佛새는 어릴 적 뛰놀던 방죽이 몹시도 그리워졌습니다 佛새는 행여라도 누가 볼까봐 땅거미 짙어가는 방죽에 소리없이 내려앉았습니다 그곳엔 소꼽친구인 물방개, 물자라, 물땡땡이, 게아재비, 소금쟁이 등이 아직도 알콩달콩 살고 있었습니다 佛새는 할 수만 있다면 자신도 거기 끼어서 살고 싶었습니다
 
그제서야 그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높이 나는 것만이 꿈이 아니라는 걸 아래로 아래로 내려와 세상의 흐린 물속에서 친구들과 한데 어울려 아옹다옹 살아가는 것도 꿈이 될 수 있다는 걸 이후 佛새는 하늘로 날아가지 않았습니다
 
내력을 모르는 사람들은 날지 않는 佛새를 가리켜 오리라고 부릅니다 저 오리가 한때 하늘이 좁다고 훨훨 날아다니던 佛새였다는 것을 누가 알까요

#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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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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