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박영상·이하 선거방송심의위)는 오늘 에리카 김씨를 출연시킨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해 표결을 진행하여, 해당 방송에 대해 '주의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선거방송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오는 11일 방송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돼 최종 결정된다.


우리 단체는 이러한 결정을 내린 선거방송심의위는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개념을 ‘기계적 균형’ 수준으로 축소시킨 매우 편협적인 결정이며,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유권자가 알아야 할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의 기능을 마비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태라고 본다.

 

'양적인 형평성 규정'에만 몰두하는 공정성 시비, 용납할 수 없다

 

우리 단체는 이미 지난 11월 23일 '한나라당의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 관련 민언련 모니터단 논평'에서 <시선집중>의 방송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면서, 편파방송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아직 이번 결정이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이나 '방송심의규정에 관한 규정' 어느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어 '주의조치'로 표결되었는지 분명치 않다.

 

다만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지난달 말 MBC 측에 보낸 공문에서 의견청취 이유로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 5조(공정성), 7조(객관성), 9조(형평성) 그리고 방송심의규정 11조(재판 중인 사건), 23조(범죄사건 보도) 등의 위반여부를 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과연 이러한 규정에 <시선집중>이 위반되었는지 아래 표를 통해 다시 한번 언급하겠다.

 

한편 우리 단체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인지 묻고 싶다.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는 "제4조(정치적 중립) ② 방송은 특정한 후보자나 정당의 주의·주장 또는 이익을 지지·대변하거나 옹호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1조(사실보도) ① 방송은 선거방송에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과장·부각 또는 축소·은폐하는 등으로 왜곡하여 보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3조(유용성·다양성) ① 방송은 유권자에게 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할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하여 노력한다"는 규정도 있다.

 

이 규정들에 따르면 에리카 김씨와 인터뷰한 주요 내용인 이명박 후보의 BBK 연관 의혹은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이며, '유권자에게 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풍부하고 깊이 있는 정보'임이 분명했다.

 

따라서 이 내용을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을 다루지 않는 것은 곧 '축소·은폐'하자는 것이며, 한나라당의 이익을 지지·대변하는 것으로 정치적 중립을 어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BBK 의혹 다루지 않으면 정치적 중립 어긴 것

 

우리 단체는 '선거방송심의에 관한 특별규정’에 분명하게 적시되어있는 내용마저 제쳐둔 채 '양적인 형평성'이라는 가치에만 치중한 선거방송심의위의 결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만약 이러한 결정이 이어져서 선거방송이 후보자에 대한 객관적 의혹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해서 언급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이러한 보도를 할 때마다 공정성 시비에 부딪쳐야 한다면, 우리 선거보도는 후보들의 나팔수 이외에 무슨 기능을 하겠는가.


또한 우리는 MBC를 비롯한 방송사가 방송심의위의 부당한 조치에 의기소침하지 말고, 오히려 대선후보와 관련한 적절한 도덕성 검증과, 정책 검증을 활발하게 해나가기를 촉구한다.

 

부디 방송사들이 선거보도는 '정치인의 눈에 밉보이지 않는 내용’이 아니라 ‘유권자의 결정과 선택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어야 한다는 단순한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또한 이러한 방송사의 활발한 보도와 제작물이 이어질 때, 과연 선거방송심의위가 또 다시 이번과 같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또 내릴지 언론·시민사회단체는 분명히 지켜볼 것이다.


태그:#손식희의 시선집중, #선거방송심의, #기계적 균형
댓글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