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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을 누란의 위기에서 구한 대통령.”

누굴까? 바로 전두환이다. 80년대 언론은 전두환을 이렇게 써댔다.

‘전두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노태우와 함께 군사정권 12년 동안 대한민국 국민을 농락하여 헌정사상 최초로 재판대에 섰던 중죄인. 그 이전에 ‘제5공화국’을 세운 대한민국의 제12대 대통령. 그 이전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일으킨 장본인. 그 이전에 12·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대한민국에 신군부가 들어서게 한 주동자.

그를 표현하자면 끝이 없겠지만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열거하자면 이와 같을 것이다. 특히, 10·26사건은 그가 신군부의 대표 얼굴로 떠오르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신군부의 쿠데타, 그리고 제5공화국

왼쪽은 쿠데타를 일으킨 실제 인물들의 사진이며, 오른쪽은 MBC-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제5공화국'의 출연자들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사진.
▲ 12.12군사쿠데타의 주역들 왼쪽은 쿠데타를 일으킨 실제 인물들의 사진이며, 오른쪽은 MBC-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제5공화국'의 출연자들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사진.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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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이후 계엄령이 선포되고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소장이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게 되면서부터 상황은 전두환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결국 당시 계엄사령관이었던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연행 건에 대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가 이루어지면서 신군부의 군사쿠데타는 성공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전두환 보안사령관은 나라의 실세로 등극하게 되고 군 인사권까지 제멋대로 휘두르게 된다. 본인 또한 소장에서 진급을 하고 게다가 중앙정보부장 서리라는 말도 안 되는 직책까지 만들어 군과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인 보안사와 중앙정보부까지 장악해 국가의 모든 정보를 자신이 움켜쥐고 흔들게 된다.

이후 전두환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통한 국가 권력 장악, 비록 체육관 대통령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제11대, 12대 대통령 당선, 87년의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파란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된다.

그 뒤로 절친한 친구였던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고 백담사에서 지내다가 결국 나중에는 친구와 함께 헌정사상 처음으로 재판대에 오르는 불명예를 기록하기도 했다.

12·12 쿠데타에서부터 두 전직 대통령 구속까지 15년간의 기록 <만화 전두환>

백무현 작가가 쓴 만화 '전두환'. 이 책은 만화로 그려져 있어 읽기에도 좋고 마치 눈앞에서 영상이 펼쳐지듯 전개된다.
▲ 만화 '전두환' 백무현 작가가 쓴 만화 '전두환'. 이 책은 만화로 그려져 있어 읽기에도 좋고 마치 눈앞에서 영상이 펼쳐지듯 전개된다.
ⓒ 시대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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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내용들이 마치 눈앞의 생생한 영상을 보듯 흥미롭게 펼쳐지는 책이 바로 백무현 작가의 <만화 전두환>이다.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만화 전두환은 출간 후에도 영화 <화려한 휴가>의 인기와 함께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책은 만화로 제작돼 읽는 이들에게 보다 쉽고 재미있게 다가올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글을 쓴 지은이가 백무현 작가였다는 점에서도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백무현 작가는 이전(2005년)에 이미 <만화 박정희>를 통해 알려진 유명한 작가라는 점도 있었지만 인간 ‘박정희’를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룩한 영웅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일본군 장교 출신으로서 그가 성공을 위해 가차없이 동료를 배신해야 했던 비인간적인 모습과 심리적인 면까지 세세하게 묘사했던 점 등으로 미루어볼 때 그의 2편인 ‘만화 전두환’도 독자들에게 분명 호기심을 자극했었으리라 짐작된다.

지난 8월 2일 광주 MBC 9시 뉴스데스크에서는 이 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한 바 있다.

“12․·12 쿠데타와 5·18 현장이 만화책에 생생히 담겼다. 만화의 특성을 살려 역사적 진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표현했다. 또 당시 현장 사진과 자료를 곳곳에 실어 역사적 사실성과 신뢰도를 높였고, 논란의 소지가 있거나 민감한 부분도 거침없이 그려냈다.”

영화 <화려한 휴가>가 5·18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한 신군부 만행의 일부를 잘 표현했다면 <만화 전두환>은 10·26사건부터 6공화국이 끝나고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되기까지의 주요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나가 독자들에게 흥미와 함께 역사적 진실을 알려 준다.

“각하,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각하의 아호를 딴 공원이 생긴다고 합니다.”
“그래? 이거 그냥 넘어갈 수가 없겠군. 오랜만에 기분 좀 낼까?”


하며 샴페인 터트리는 장면으로 이 만화는 시작된다.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지는 듯 전개되는 12·12 쿠데타

12.12 쿠데타 성공 후 샴페인을 터트리는 장면과 기념사진 찍는 모습(왼쪽). 그리고 12.12 군사쿠데타 과정(오른쪽 맨위와 가운데), 군사쿠데타의 종결을 알리는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 모습 등 만화 '전두환'은 역사적 진실을 알기 쉽게 묘사했다.
▲ 만화 '전두환' 中에서 12.12 쿠데타 성공 후 샴페인을 터트리는 장면과 기념사진 찍는 모습(왼쪽). 그리고 12.12 군사쿠데타 과정(오른쪽 맨위와 가운데), 군사쿠데타의 종결을 알리는 당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 모습 등 만화 '전두환'은 역사적 진실을 알기 쉽게 묘사했다.
ⓒ 김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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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금으로부터 28년 전(1979년)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했던 12월 12일이다. 다른 사건은 다 제쳐 두더라도 이 만화에서 묘사되는 12․·12 쿠데타를 보면 마치 얼마 전 MBC-TV에서 방영했던 <제5공화국>을 다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눈앞에 펼쳐진다.

친구인 노태우 소장과 함께 보안사령관실에서 장군 진급심사 결과 발표날인 12월 12일에 쿠데타를 일으키자는 공모를 하는 장면과 함께 쿠데타 주역인 하나회 멤버들이 당시 장세동 대령의 30경비단에 모여 술을 마시는 장면, 같은 시각 연희동 요정에 쿠데타에 방해될만한 세력이었던 장태완 수경사령관과 정병주 특전사령관 등이 모여 술을 마시는 장면, 또 동시간대 허삼수 보안사 대령이 정승화 육참총장을 연행하는 장면 등은 다시 한 번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듯 흥미롭게 묘사되어 있다.

특히 12·12 쿠데타를 실패로 몰고 갈 수 있었던 9공수여단의 출동과 중도 복귀, 그리고 신군부의 쿠데타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1공수여단의 육본과 국방부 장악, 마지막으로 쿠데타의 종결을 알리는 정승화 육참총장 조사건에 대한 최규하 대통령의 재가 등의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이 총 60여 페이지에 걸쳐 빠르게 전개된다.

<만화 전두환>은 이처럼 두 전 대통령이 구속되기까지 15년간의 큰 사건에 대해서 숨 쉴 틈 없이 흥미롭게 전개됨으로써 5공화국을 재조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내용과 같이 군사쿠데타로 정권이 바뀌는 일은 일어나서도 일어나지도 않겠지만 국가의 통치자를 잘못 뽑게 되면 다시 과거와 같은 과오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제 일주일여 후면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선거와는 무관하게 오늘의 역사인 12·12사건을 조명하기 위해서 이 책을 소개하게 되었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통치자의 잘못된 판단이 국민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라도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에게 만화형식이어서 재미있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 <만화 전두환>을 권장해본다.


만화 전두환 1~2 세트 - 전2권 - 2판

백무현 글.그림, 시대의창(2016)


태그:#12.12 쿠데타,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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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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